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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에 '한국지질도' 완성 눈앞···무한時空 연구자들

[대한민국 대표 연구실⑩]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흙·암석에 담긴 지질 역사 연구, 2025년 완성 재해대응 등
"일년 중 150일 이상 야외 현장탐사, 어려움 있지만 보람 커"


대한민국 대표 연구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영상=대덕넷 뉴미디어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는 암석연구팀과 제4기연구팀이 해상과 육상의 지층을 연구한다. 일년 중 150일 이상 현장탐사로 산간, 외진 지역으로 출장을 떠나느라 어려움도 많지만 지구의 역사를 풀어간다는 보람으로 연구에 임한다. 100년동안 진행되고 있는 한국지질도 작업이 89%를 지나며 2025년께 완성을 앞두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장이랑 선임연구원, 이진영 책임연구원, 김성원 센터장.<사진= 길애경 기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는 암석연구팀과 제4기연구팀이 해상과 육상의 지층을 연구한다. 일년 중 150일 이상 현장탐사로 산간, 외진 지역으로 출장을 떠나느라 어려움도 많지만 지구의 역사를 풀어간다는 보람으로 연구에 임한다. 100년동안 진행되고 있는 한국지질도 작업이 89%를 지나며 2025년께 완성을 앞두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장이랑 선임연구원, 이진영 책임연구원, 김성원 센터장.<사진= 길애경 기자>

"암석과 퇴적물에는 언제 홍수가 났는지, 빙하기였는지, 그 지역이 바다였는지 하천이었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이 담겨있습니다. 우리 연구진은 자신의 20년, 30년전은 몰라도 수천년전 지구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다 압니다.(웃음) 지질학은 그래서 매력적이죠."

지구의 역사를 풀어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이하 지질연구센터)의 연구진들. 채취한 암석 속 성분을 분석하고 켜켜이 쌓인 퇴적물을 연구해 지구의 시간을 되짚어 스토리로 담아낸다.

지질연구센터 구성은 기반암 연구팀과 제4기 연구팀. 지질학의 역사는 48억년동안 지구 내부로부터 순환되며 지표까지 오는 과정이다. 지질연구센터는 지구 상부 과정을 맡고 있다. 기반암 연구팀은 암석을, 제4기 연구팀은 해상과 육상 지층을 연구한다.

제4기는 지질시대 중 현세에 가장 가까운 시점이다. 200만년전부터 현세까지 지구 지형이 만들어지고 인류가 등장한 시기로 지구 역사에서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지질연구센터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연구자들과 논의하며 지구환경 변화를 기록하고 우리나라 지질도 완성에 기여한다.

연구진은 우리나라를 359개 구역으로 구분, 1대 5만의 국가기본지질도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89%정도 발간된 상태로 오는 2025년이면 국가지질도가 완성될 예정이다.

과제는 지질자원연 기원과 맥을 같이한다. 1918년 일본 침략시기 설립된 지질자원연은 1925년부터 국가지질도 연구를 시작(초기에는 일본의 지시, 1948년 이후부터 한국 연구진 중심), 오는 2025년 100년만에 지질도 작업이 종료된다. 과거 선배들이 시작한 연구를 현재 후배들이 완성하는 셈이다.

지질자원연은 1대 5만의 국가기본지질도 완성과 함께 2020년부터 1대 10만 기준의 국가지질정보 재정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40년간 진행되는 과제로 현재의 연구진이 시작해 미래의 연구진이 종료를 맞이하게 된다. 기존 지질도에 비해 방사선 정보, 암석에 포함된 라돈 함량 등 국민의 수요에 맞춘 지질도로 일상생활에 직접 사용 가능한 지질도가 될 전망이다.

국가기본지질도는 국내 지하자원 탐사와 개발, 지질재해와 지구환경변화 대응 등 국민의 안전한 삶과 지속가능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정보가 된다. 연구진이 수십년의 시간 동안 묵묵히 연구에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년 중 150일 이상을 야외에서 보내느라 어렵고 힘든 기억도 많지만 여전히 지질학 연구 매력에 빠져있다는 지질연구센터의 김성원 센터장, 이진영 책임연구원, 장이랑 선임연구원을 만나 보았다.

◆ "현장에서 보내는 날 많아 어렵지만 지질학 연구 보람 커"

지질학의 역사는 지구 탄생이후 48억년동안 지구 내부로부터 순환되며 지표까지 오는 과정이다. 지질연구센터는 암석학, 구조지질학, 4기 지질학 등 분야별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때문에 선후배 상관없이 분야별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지구의 역사를 완성해 간다. 사진 왼쪽부터 김성원 센터장, 장이랑 선임연구원, 이진영 책임연구원.<사진= 길애경 기자>지질학의 역사는 지구 탄생이후 48억년동안 지구 내부로부터 순환되며 지표까지 오는 과정이다. 지질연구센터는 암석학, 구조지질학, 4기 지질학 등 분야별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때문에 선후배 상관없이 분야별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지구의 역사를 완성해 간다. 사진 왼쪽부터 김성원 센터장, 장이랑 선임연구원, 이진영 책임연구원.<사진= 길애경 기자>

"생일이 8월인데 야외조사가 주로 8월에 집중돼 있어요. 학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방학을 이용하거든요. 지질학 연구를 시작하고 생일을 집에서 맞아본 적이 없어요."(웃음)

"북극 조사에 나섰는데 백야 시기였어요. 24시간 해가 지지 않아 잠을 안자고 필드를 돌아다녔어요.(웃음) 열대지역에서는 나무위에는 뱀, 땅에는 거머리가 있어요. 현지인을 앞세우거나 나무를 두드리면서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등산로가 아닌 산속을 횡단하다가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설악산이나 치악산은 새벽 5시부터 등산을 시작해 밤 12시에 내려오기도 합니다. 군사지역은 군인들과 같이 진행하고요."

연구진에게 현장 에피소드를 질문하니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연구 특성상 도심보다는 산간, 외진 곳을 주로 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샘플을 확보하려면 직접 발로 현장을 다녀야 하는 특성도 있다.

현장 출장이 많고 암석학, 구조지질학, 4기 지질학 등 분야마다 전문지식이 요구돼 연구팀의 분위기는 선후배를 구분하지 않고 토론 문화가 활발하다. 무엇보다 탐사는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암묵지적 지식이 필요해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한다.

막내 연구자인 장이랑 연구원은 야외 출장을 즐긴단다. 그는 "실험실보다 야외 현장이 적성에 맞아 지질학을 선택했다"면서 "현장은 교과서와 달라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선배들의 경험을 전수받기 위해 야외 출장시 선배들을 모시고 앞장선다"고 웃으며 말했다.

제4기연구팀의 이진영 연구원은 시추해온 퇴적물 용기를 들어올리며 층층히 밀도도 다르고 퇴적물의 색도 다름을 보여준다. 그는 "매년 수십곳의 퇴적물을 확보해 연구실에서 1mm단위로 분석에 들어간다. 같은 지역이지만 시기별, 상황별로 흙의 색이 다르다"면서 "퇴적물을 통해 당시 어떤 나무가 많았는지 무더웠는지 빙하기인지 알수 있다"며 신기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현미경으로 보면 퇴적물에 생물들, 꽃가루, 유기물들이 정말 많다. 수천년의 시간을 한번에 보는 것으로 전세계 연구진과 연구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센터장은 "지질자원연 기원이 일제시기에 시작됐다. 그 당시에는 일본이 전쟁자원물자로 쓸 자원 탐사를 위해 지질 탐사를 시작했다. 아픈 역사"라면서 "우리나라의 산업화시기에는 경제발전을 위해 자원이 어디에 매장돼 있고 어떻게 활용할지가 목적이었다. 지금은 환경문제와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조사로 방향이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지질도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발로 딛고 있는 암석이 어떤 틀을 이루며 과거에서 현재까지 어떤 순환을 통해 이 위치에 있는지 역사를 담는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수요자 중심의 정보 제공 역할이 더해지면서 집을 지을때 나오는 암석의 경계, 위험도를 비롯해 수백년 후에도 가능한지 지하수는 있는지 등 삶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지질연구센터 제4기 연구진은 시추된 시료를 통해 한반도의 해안 형성시기부터 어느 시기에 홍수가 났는지, 빙하기였는지, 지진이 일어났는지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또 각지에서 채취한 암석을 분석해 방사선 함유량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담아 국가기본지질도를 완성해 가고 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시추해온 시료, 1m단위로 시추된 시료의 단면, 전국각지에서 채취된 샘플 암석, 샘플링된 시료들.<사진= 길애경 기자>지질연구센터 제4기 연구진은 시추된 시료를 통해 한반도의 해안 형성시기부터 어느 시기에 홍수가 났는지, 빙하기였는지, 지진이 일어났는지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또 각지에서 채취한 암석을 분석해 방사선 함유량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담아 국가기본지질도를 완성해 가고 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시추해온 시료, 1m단위로 시추된 시료의 단면, 전국각지에서 채취된 샘플 암석, 샘플링된 시료들.<사진= 길애경 기자>

◆ 1대 5만 지질도 100년만에 완성, 수요자 중심 1대 10만 지질도 제작도

"1대 5만 지질도는 전문가 중심이에요. 총 359매로 발간이 완료될 예정이에요. 현재 45곳의 사업 구역을 남겨두고 있어요. 그이후 작업은 수요자 중심의 지질도를 만들 예정이에요. 방사선 물질, 중금속, 지반침하, 싱크홀 가능성 등 국민이 알 수 있는 지질 정보를 3D로 지하까지 한눈에 볼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지질연구센터는 100년만에 마무리를 앞둔 1대 5만 지질도에 이어 수도권과 국민현안 지역을 기본 샘플로 2020년부터 1대 10만 지질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8년께 총 45매 지질도 중 8매를 발간한다. 또 광역권의 제4기 지질도도 2024년에 50%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총9매 중 4매 발간, 2026년 100% 완성). 해저 지질도도 재작성 한다. 총 22매로 예상되는데 2028년께 3매를 발간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지질도 연구는 선진국에 비해 늦은 편이다. 영국 지질조사소, 미국 지질조사소 등은 200년의 역사를 가지면서 기술적으로 앞서 있다. 특히 한국의 지질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아 선진국에서는 의연중에 한국의 지질에 대해 낮게 평가하기도 했다.

김성원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지질도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늦고 한국의 지질이 지리적으로 복잡하면서 대륙의 가장자리에 있어 반복, 소멸로 뒤섞여 있다. 지질연구에 좋은 편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조사기법, 분석기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위상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탐사나 조사기법을 배워왔던 우리가 도면을 만들고 우리의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동티모르, 아프리카, 남극의 지질도를 만들어 주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 용어 쉽게, AI 기반 지질 정보 플랫폼 구축

지질연구센터는 1대 5만 기준의 한국지질도에 이어 1대 10만의 지질도 작업을 2020년부터 시작한다. 초기에는 전문가 중심의 지질도였다면 앞으로는 수요자 요구를 반영, 방사선 정보부터 집을 지을때 나오는 암석의 경계, 위험도, 지하수 등 삶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3D로 보여줄 예정이다.<사진= 지질자원연>  지질연구센터는 1대 5만 기준의 한국지질도에 이어 1대 10만의 지질도 작업을 2020년부터 시작한다. 초기에는 전문가 중심의 지질도였다면 앞으로는 수요자 요구를 반영, 방사선 정보부터 집을 지을때 나오는 암석의 경계, 위험도, 지하수 등 삶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3D로 보여줄 예정이다.<사진= 지질자원연>

지질자원연은 기관의 임무에 맞도록 종합적인 지질 정보를 담은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토, 광물, 환경 등 영역을 나눠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통합해 마무리 하는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오는 2022년 지질자원 연구데이터 리포지터리를 구축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디지털화는 2024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지오데이터 플랫폼 개발과 국가데이터 센터는 2028년께 구축을 완료하고 운영에 들어간다.

우리나라 지질연구는 일본 침략시기부터 시작돼 용어도 한자어가 많은게 사실이다. 수요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용어도 쉬운 단어로 개정을 진행 중이다. 지질연구에도 딥러닝, 인공지능(AI)이 접목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환경에서도 볼 수 있는 지질정보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성원 센터장은 "이전에는 아날로그식으로 지질조사하고 기록하고 지질도에 표시하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금은 디질털 장비로 스마트화되고 있다"면서 "지질연구도 전환기다. AI 기반 플랫폼으로 변화하기 위해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의 융합도 논의하며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질연구센터의 연구인력은 4기팀 10명, 암석팀 12명 등 22명이 지질분야를 연구한다. 또 달탐사 연구 2명, 초기 멘틀 물질 연구 1명 등 3명이 우주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 내게 지질연구란.

▲김성원 센터장은  2010년 대학에서 지질자원연으로 옮겨왔다. 8월에 태어나 생일을 집에서 맞아본적이 거의 없다. 대학과 공동연구가 많아 여름방학, 겨울방학에 탐사가 집중된다. 그에게 지질연구는 '타임머신'이다. 모든 과거의 역사를 알수 있기 때문이고 과거를 열어가는 열쇠들이 하나 둘 늘어갈 때 일의 보람도 커진단다.

▲ 이진영 책임연구원은 2002년부터 지질자원연에서 연구를 시작, 올해 17년째 연구 중이다. 한라산 백록담을 일년에 몇번씩 오르내리며 지질연구를 누구보다 즐긴다. 그는 지질연구를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라고 정의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 4기 지질이라는 생각에서다.

▲장이랑 선임연구원은 입사 1년차로 현장 탐사가 좋아 지질연구를 선택한 자타공인 현장 중심 여장부 연구자. 4시간 이상 배를 타고 들어가거나 깊은 산속 탐사도 선배들을 모시고(?) 가는 열정으로 연구에 임한다. 그는 지질연구를 '스마트폰 시계'라고 표현했다. 시간은 현재도 흘러가고 계속 앞으로도 똑같이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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