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구팀, 아밀로이드 베타→플라크 형성 원리 규명
치매·이형당뇨병·백내장 등 질병 치료제 도움 기대

뇌 속 단백질이 치매 유발 물질로 뭉치는 과정이 제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신형식)은 이영호 박사팀과 한·미·일 공동연구팀이 아밀로이드 베타(Alzheimer’s amyloid-β) 펩타이드의 응집체 형성과정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실이 풀린 모양으로 뇌척수액 속에 녹아 있다. 이 물질이 뭉치면 섬유 형태의 아밀로이드 피브릴(fibril)이 되면서 아밀로이드 플라크(plaque)를 만든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노인성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반점처럼 생긴 덩어리로 신경 세포를 죽여 치매를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기름 성분·알코올·산성도·이온강도 등 환경요소로 인해 다양한 아밀로이드 피브릴로 응집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보기 위해 생물물리학·세포생물학·동물실험 방법을 융합했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초음파 기술로 아밀로이드 베타가 아밀로이드 피브릴을 형성하는 중간 과정을 촉진해 응집 과정이 짧은 시간에 구현됐다.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β (1-40)) 올리고머와 프로토피브릴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했다. <사진=기초지원연 제공>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β (1-40)) 올리고머와 프로토피브릴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했다. <사진=기초지원연 제공>
아밀로이드 베타가 아밀로이드 피브릴이나 올리고머와 같은 응집체를 이루는 사례는 이미 보고됐으나, 그 원리와 응집체 형성 경로를 분자 수준에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기초지원연은 전체적인 생물물리학적 실험과 분석을 담당했다. 또한 연구원이 보유한 고자장 핵자기공명장치, 생물전용 초고전압전자현미경, 초고분해능 수차보정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응집체의 형성 여부와 형성된 응집체의 종류를 찾는 데 기여했다.

분자동역학과 핵자기공명 분석은 KAIST·숙명여자대학교·건국대학교·한국뇌연구원과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이 함께 했다. KAIST는 응집체 독성실험과 분석을, 한국뇌연구원은 동물실험과 분석도 맡았다. 일본 오사카대학교와 도호쿠대학교 연구팀은 올리고머를 검출·분석했다. 

이영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치매·파킨슨병·이형당뇨병·뤼게릭병·백내장·프리온병 등 아밀로이드 피브릴이 유발하는 질병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고령화 사회의 주요 질병에 관한 기초·응용·분석 연구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7월 16일 학술지 ACS Nano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은 'Diverse structural conversion and aggregation pathways of Alzheimer’s amyloid-β (1-4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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