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31일 제2회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 개최
슈퍼컴퓨터 현황 및 활용 방안 패널 토의 진행

지난 31일 진행된 제2회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은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으며, 활발한 교류활동으로 이어졌다.<사진=이원희 기자>
지난 31일 진행된 제2회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은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으며, 활발한 교류활동으로 이어졌다.<사진=이원희 기자>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연구활동 역시 고도화됨에 따라 슈퍼컴퓨터의 활용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동향을 공유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최희윤)는 지난 31일 대덕테크비즈센터(TBC) 콜라보홀에서 '슈퍼컴퓨터, 빅데이터와 AI를 만나다'를 주제로 제2회 KISTI 과학기술정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비롯 100여 명의 대학,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활발한 토론과 교류활동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염민선 국가슈퍼컴퓨팅본부 계산과학응용센터장은 KISTI 및 주요 연구기관과 정부에서 구축 중인 슈퍼컴퓨터 인프라에 대한 현황과 활용 분야에 대해 발표했다.

염 센터장은 "최근 국내에선 KISTI를 비롯해 IBS 기후물리연구단, 국가핵융합연구소 등 1 PF(페타플롭스)급 중대형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1 PF는 1초에 1000조번 연산할 수 있는 성능이다. 지난해 개통한 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은 25.7 PF, IBS 기후물리연구단과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각각 1.4 PF, 1 PF의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기상청은 2020년 40~50 PF급 슈퍼컴퓨터 운용을 준비 중에 있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연구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슈퍼컴퓨터가 활용된 대표적인 연구로는 ▲나노 소재의 상전이 및 자기정렬 연구 ▲이차전지 및 반도체 소재 연구 ▲암세포 및 항생제 연구 ▲난류유동 및 공탄성 시뮬레이션 ▲북극해 내부 조석 및 군 작전 지원 수치예보 ▲세계 최대 규모 우주 구조 시뮬레이션 연구 등이 있다.

특히 데이터의 양이 많거나, 연구 규모 자체가 큰 분야에서 슈퍼컴퓨터의 역할은 두드러진다. 암세포 연구에선 암세포의 선택적 파괴를 위해 암세포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사이 상호작용에 대한 7.5 PF급 초거대 전산모사가 진행 중이다. 

우주 시뮬레이션 분야에 있어선 KISTI, 한국천문연구원, 고등과학원이 협력연구를 수행했다. 우주의 거대 구조 속 은하의 생성 및 암흑물질이 우주구조물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우주 거대 구조를 고려함과 동시에 고분해능에 도달하는 세계 최대급 수치실험이었다.

염민선 계산과학응용센터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 AI의 시너지를 강조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염민선 계산과학응용센터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 AI의 시너지를 강조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염 센터장은 "어떤 규모와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어느 시기에 도입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슈퍼컴퓨터 유무에 따라 선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컴퓨터의 활용을 극대화할 연구 파트너는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다. 현재 해외에선 대용량데이터에 기반해 대형연구장비를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국내에선 KISTI를 중심으로 데이터 집약형 연구 지원 서비스가 가동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암유전체 국제 컨소시업(ICGC-PCAWG)의 6,000여 개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누리온을 통해 암유전자 돌연변이 지도를 작성했다. 기존 부족한 수행능력으로 정체됐던 분석을 누리온이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암 유전체 분석기술 및 돌연변이 정보를 선점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외에도 폐암 유발 융합유전자 유전체의 돌연변이 생성 원리, 치매 유발 체성 변이 발굴 연구 등이 이루어졌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및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고성능 네트워크 KREONET, 그리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연구장비와 연계해 데이터 획득부터 분석까지 작업시간을 단축했다.

AI를 결합한 활용 연구로는 ▲기능성 촉매, 수소 생성 백금나노선 촉매 ▲인공광합성 소재 ▲저분자 화합물 신뢰도 향상 연구 ▲난류 열전달 모델 개발 ▲중성자 산란 실험 예측 ▲신약 개발 등이 있다.

염 센터장은 "실험 및 계산과학에 AI 방법론을 융합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 AI가 서로 융합한다면 효율적인 연구 수행은 물론 양질의 성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 분야는 달라도 슈퍼컴퓨터는 必

패널토론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슈퍼컴퓨터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사진=이원희 기자>
패널토론은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슈퍼컴퓨터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이어진 패널토론에선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을 좌장으로 ▲송미영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본부장 ▲황순욱 KISTI 국가슈퍼컴퓨팅 본부장 ▲권영도 재료연구소 책임연구원 ▲김의순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경환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 ▲정유성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이진욱 웅진코웨이(주) 선임연구원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본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정유성 교수는 머신러닝의 새로운 연구트렌드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머신러닝과 AI를 활용한 분석 연구에서 더 나아가 다음 연구주제 및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양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빠르고 정확한 연구, 그리고 AI가 제시하는 다음 연구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순 책임연구위원은 "전투체계 및 상황에 있어 위치, 거리, 수, 크기 등을 일반컴퓨터로 계산하려면 수 일이 소요된다"며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는 국방분야에 있어 슈퍼컴퓨터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진욱 선임연구원은 "제품을 설계하고 시험하는데 있어 KISTI 가상설계센터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며 "공기청정기 등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제품과 실험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모두 줄이고 완제품으로써 출시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경환 교수 역시 의학계에 있어 슈퍼컴퓨터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 교수는 "심장수술의 경우 계획 수립과 연습을 할 수 있는 대상이 극히 드물고, 실제 수술 자체도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며 "CT, MRI, 혈액, 유전체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미영 본부장은 슈퍼컴퓨터 1호기 사용경험을 전했다. 그는 "당시 연구들은 일반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하면 수 일이 소요됐다. 그런데 슈퍼컴퓨터 1호기는 순식간이더라"며 "KISTI가 다양한 목적에 맞는 슈퍼컴퓨터를 적재적소에 갖추고 수요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과학기술계가 한 층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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