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그랩에 두번째 투자 친환경 교통 네트워크 조성
"전기차와 리튬 배터리에도 투자 의향"

손정의 회장이 죠코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단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일본경제신문 홈페이지>
손정의 회장이 죠코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단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일본경제신문 홈페이지>
소프트뱅크가 2차 비전펀드 조성에 이어 인도네이시아의 AI와 공유차량 등 디지털 기업에 투자하며 동남아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일본경제신문에 의하면 손정의 회장은 지난 29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앤서니 탄 그랩 대표 등과 자카르타 메르데카 궁에서 회담을 갖고 인도네시아 승차공유기업 그랩(Grab)에 20억 달러(2조3600억원) 규모를 투자키로 했다. 올해초 14억6000만 달러를 투자한데 이어 두번째 투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10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2차 비전펀드 설립을 결정하고 400억 달러(47조원)를 투자했다. 손 회장은 2차 펀드 역시 1차 펀드처럼 인공지능 분야 기업에 집중투자 할 예정임을 밝힌바 있다.

비전펀드가 주로 투자한 기업은 컴퓨팅과 클라우드 기술, 핀테크 등 AI 기반 기업이다. 또 차량 공유 서비스를 만든 우버 테크놀로지와 위워크 등 차량 공유 기업 중심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1호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 여럿을 배출한 '마이다스의 손'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최대 디지털 경제국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은 소프트뱅크의 인도네시아 투자를 세계 시장이 보호주의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투자처를 분산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차원의 움직임이라는 의미다.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동남아시아에서 최대다. 미국 구글 등의 분석에 의하면 2025년께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1000억 달러에 이른다.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으로 도시 중심의 공유차량 서비스, 택배, 전자화폐, 통신판매가 급속히 늘고 있다.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남아의 유니콘(평가액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6곳 중 4개사가 인도네시아에 본사들 두고 있다. 그랩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최대 시장은 역시 인도네시아다.

그랩은 인도네시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이면서 디지털 결제 생태계를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동남아 8개국 336개 도시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와 음식 배달, 택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조사기업인 CB인사이츠에 따르면 그랩의 기업 평가액은 143억 달러 규모다.

그랩의 앤서니 대표는 지난 18일 도쿄에서 열린 '2019 소프트뱅크 월드' 행사에서 'AI 시대 새로운 슈퍼스타'로 소개된 바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그랩과 소프트뱅크는 인도네시아의 디지털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 확산을 위한 교통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친환경적 교통망을 구상키로 했다. 또 인공지능이나 전기자동차를 도입해 관광 등 새로운 서비스도 개발키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최대시장 공략에 나선다.

조코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해 스타트기업 진흥에 힘을 쏟고 있다. 25년까지 1000개의 창업과 20개의 유니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투자 유입을 위해 IT 산업 분야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손정의 회장은 "그랩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투자할 수 있게돼 기쁘다. 전기자동차나 리튬 배터리에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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