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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작물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식량전쟁' 대비하자

글: 배지혜 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단
배지혜 농촌진흥청 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단 연구원.배지혜 농촌진흥청 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단 연구원.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양국이 장기태세에 들어섰다. 최근에는 중국이 주요 '대미(對美) 공격카드' 중 하나로 미국산 대두, 콩 수입을 중단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매년 수입량의 3분의 1정도인 약 3000만 톤을 구매해왔다. 이 조치를 내린 후 중국은 대두 자급자족을 위해 내년까지 재배면적을 1억4000만 묘(약 9.33백만ha)로 늘릴 계획이다. 과거 전쟁은 무기를 이용하여 생사를 다투었다면, 미래에는 우리가 먹고 사는 식량에 대한 전투인 '식량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무역전쟁이 우리나라에서 발발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콩 원산지 중 한 곳이다. 다른 나라보다 다양한 형태로 많은 콩을 섭취하고 있으나 현재 국내 콩 시장은 가공업체들이 저렴한 원가의 수입콩을 선호하여 수입산 콩에 의존하고 있다(전체 콩 사용량 중 국산비중 14%). 농업분야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식량전쟁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중국만큼 국토가 넓지도, 인구수가 많지도 않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이 빠른 시간 안에 자급자족이 가능한 농업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농촌진흥청은 농업생명공학 원천기술 확보 및 꾸준한 농업기술 개발을 위하여 지속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다. 필자가 속한 '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단(이하 사업단)'의 연구진들은 2011년부터 고추, 콩, 인삼 등 주요 작물 유전체 해독을 완료하였다.

콩에서는 해독한 유전체 정보 중 유전적 다양성을 대표할 수 있는 핵심집단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전체 육종에 성공하여 고단백 콩 '하이프로'(단백질 함량 53.9%)를 개발하였다. 유전체 육종이란 이미 해독되어진 수많은 유전체 중 맛, 색, 단백질 함량 혹은 수량성이 높거나, 간 기능 및 피부노화 개선에 효과가 좋은 특성만을 이용해 신품종을 개발하는 차세대 육종기술 방법이다. 이는 품종 개발 기간이 기존 육종방법보다 3분의 1가량 단축되며, 그만큼 비용도 절감시킬 수 있다.

'하이프로'는 소비자의 식생활 패턴과 의식이 건강과 고급화를 추구하는 트렌드에 따라 이를 반영해 개발된 고단백질 함량 콩이다. 기존에 출시된 고단백 콩의 단점인 꼬투리 터짐 현상을 보완하고 두부수율도 15% 이상 증가하는 등 유전체 육종 방법을 통해 신품종이 개발된 첫 성과물로 우리 농업 기술이 진보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콩 뿐만 아니라 사업단에서는 총 12작물을 연구소재로 다루고 있다. 현재까지 다양한 작물에서 수많은 유전체 정보가 생산되었고, 이들 정보를 이용한 육종 시대가 도래하여 사업단에서는 '오픈소스 플랫폼(Open Source Platform)'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오픈소스 플랫폼'이란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 위하여 공통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소스를 공유하는 체계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원하는 정보를 한 번에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지식정보 인프라다. 농업생명공학에서 플랫폼이 구축되어 사용될 경우, 다양한 작물에서 '하이프로'와 같은 고객맞춤형 신품종을 민간기업 및 육종가들이 더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수량성이 높은 품종, 가뭄과 습해에 강한 품종, 특정 병·해충에 강한 품종 등 각 작물별로 식량전쟁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업단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오픈소스 플랫폼'의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까지 농업분야에서는 법적, 제도적 문제점 및 사회적 인식의 문제점 등이 상존하고 있지만 농업생명공학의 발전을 위하여 타 분야의 선례를 따라 많은 연구자들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기존에 진행되던 유전체분야 연구도 포함해 다양한 각도에서의 노력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시기이다. 우리나라도 빠른 시간 안에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되는 농업강국으로 발돋움해 나갈 수 있게 철저한 준비와 실행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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