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50주년 기획 ①] 좌담회 우주 탐사 과학자들, 우주 진출 필요성 강조
인력 양성, 선순환 구조 구축, 국민 소통 강화 필요
NASA 관계자들도 압박 받아···"존재 가치 스스로 입증해야"

50년전 1969년 7월 20일(미국 현지시간).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다. 인류는 최초로 유인 달 탐사에 성공하며 우주 진출의 이정표를 세웠다. 앞서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며 촉발된 미, 소간 우주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했고, 관련 요소기술들이 확산돼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아폴로'를 보며 꿈을 키운 세대들이 우주에 도전하며 '뉴스페이스'로 대표되는 민간 우주개발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덕넷은 '인류 달 탐사 50주년'을 맞아 과학계 현장 목소리를 통해 우주 진출의 필요성과 한국 우주 탐사의 희망을 시리즈로 제시하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우주탐사 전문가 좌담회 ②세계 동향 ③한국 뉴스페이스 기대주들의 목소리<편집자주>

"50여년전 아폴로를 보며 우주 강국들의 도전을 지켜보기만 했다면 이제는 우리도 도전해볼 때가 됐다. 인류 달착륙 50주년을 맞아 우주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고,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를 다시 정치권이나 정부에 전달해 우주 연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우주는 꿈을 파는 비즈니스이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국민들과 호흡하면서 가는게 우주 탐사에서 필요하다."

"우주 탐사는 교육처럼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수 없는 일이다. 지속적으로 국민이 지지하고, 아껴주지 않으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생각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젊은 층에서 슈퍼스타도 나와야 한다." 

국내 우주 탐사 분야 전문가들은 '인류 달착륙 50주년'을 계기로 우주 탐사 분야 가치를 확산시키고,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해 연구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인류는 달에 한번 다녀온 이후 가지 않았고, 과학적 고민도 부족했다. 화성에 매력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관심이 쏠렸고 여러 성과들이 나왔다"면서 "우리도 막연하게 한번 달에 가봐야 한다는 큰 예산을 들여 달에 왜 가야하는지 이후에 무엇을 할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우주탐사에 대해 민간주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가 자비를 들여 우주 탐사를 추진하며 새로운 비즈니스로 등장했다. 참석자들은 "인류는 더 넓은 우주로 가기 위해 달에서 실험하면서 화성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가 방향을 정해서 나가기는 어렵다. 민간주도로 가는게 맞다. 국민들에게 우주탐사의 필요성을 전하며 꿈을 줄 수 있는 사업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우주 연구 인력은 과학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상황. 참석자들은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우리나라 우주 개발 시작이 외국과의 협력으로 시작했고 국내 연구진이 부족하므로 국제 협력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참석자들은 "우주탐사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주는 꿈을 파는 비즈니스이므로 국민들이 원하는 프로젝트,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걸 통해서 새로운 꿈을 만들고, 그런 과정에서 인력들을 더 교육하고 더 좋은 업체들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작은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국민들과 호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담회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좌담회 참석자=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 이상 무순)

국내 우주 탐사 분야 전문가들은 '인류 달착륙 50주년'을 계기로 우주 탐사 분야 가치를 확산시키고,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해 연구개발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왼쪽부터)안재명 KAIST 교수,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대덕넷>
국내 우주 탐사 분야 전문가들은 '인류 달착륙 50주년'을 계기로 우주 탐사 분야 가치를 확산시키고, 국민과 정치권을 설득해 연구개발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왼쪽부터)안재명 KAIST 교수,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대덕넷>
 
Q. 인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았다.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김경자(이하 김): 50주년 기념 활동이 국내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참석자들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 모임이 더 많이 알려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 저변이 부족해 참여 인원이 적다.

미국은 NASA, 대학생, 심지어 고등학생도 모임에 참여한다. 반면 우리는 모임이 활성화가 안되어 있고, 산업체 종사자들의 참여도 적다. 범국민적으로 해야 한다. 관련 인력이나 인프라도 부족하다. 네트워킹도 잘해야 한다. 

주광혁(이하 주): 미국 내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행사를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다만 지난해 IAC에 갔을때 내년 미국 워싱턴에서 행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당연히 미국에서 회의를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가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Korea Space Forum'이 준비되고 있다. 규모가 커져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달착륙 50주년을 기념하고, 항우연이 30주년을 기념한다. 우리가 이룬 업적은 아니지만 전세계적으로 의미 있었던 우주 사건을 기념하고, 한국에서도 우주 행사를 준비한다는게 의미가 있다. 

안재명(이하 안): 축하해야 할 일이 맞고, 감격적이다. 그때 달에 갈 수 있었던 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갔나 싶다.

미국, 소련이 스푸트니크 사건 이후 우주 경쟁을 펼쳤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이 몇년 안에 달에 보내겠다고 한 이후 국가주도의 강력한 정책으로 달에 갔다. 50년 전 달 탐사가 올드스페이스였다면 이제는 뉴스페이스 시대다.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탐사가 준비되고, 우주 회사가 쏟아져 나온다.

단순히 행사를 기념하는 것만으로 끝내면 안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많은 자원을 들여 달에 가봐야 하는가를 진정으로 고민하고, 당시에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인류는 한번 달에 간 다음에는 가지 않았다. 과학 연구도 이뤄지기는 했지만 달에 가는 동기가 소련을 이기는 것 외에 어떠한 것들이 있었는지도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국가 아젠다에 의해 우주 탐사가 이뤄질 수 있지만 정치적 요소가 전부라면 과학적으로 남는게 얼마 안 될 수 있다. 당시 우주 기술개발이 사회에 확산된 효과가 있었지만 달 착륙 이후 아무일이 없었다는 것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 인류는 달에 착륙도 하고, 연구도 수행했다. 달 탐사는 1975년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화성에서 도전을 지속해 왔다. 화성은 달보다 고도의 기술을 갖고 멀리 가야하니까 흥미가 생겼다. 인류 입장에서 달은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물도 별로 없고, 약간 실망도 했을 것이다. 반면 화성은 과학적으로 볼 게 많았다. 

화성은 연구할 때마다 새로운 게 나왔다. 달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화성에 가기 전 전진기지로 관심을 새로 받고 있다. 물을 비롯해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고, 달 탐사에 대한 기획이 생겼다. 인류는 더 넓은 우주로 향하기 위해 달에서 실험을 하면서 화성을 개척할 예정이다. 

최영준(이하 최): 달 표면에서 물 분자를 찾는 연구가 진행됐다. 달에서 물이 콸콸 나오고, 무한한 자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다소 부풀려진 것이다. 우주 자원들을 현지에서 활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필요한 일이지만 차근차근 이뤄질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기대하고, 아젠다에 많은 세금이 투입되기 어려워졌다. 예전처럼 국가가 방향성을 갖고 밀어붙이기 어려운 시대다.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힘들이 모여 힘을 발휘한다. 다만 뉴스페이스에 불을 붙이는 것은 쉽지 않다. 민간에서 생산성 부분을 어필하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민간 주도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   

과학 연구에 우리가 더 많이 투자하고, 지식들이 보다 확실성을 갖도록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의사결정권자, 국민에게 우주 탐사 필요성을 설명하며 차이를 좁혀 가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조남석(이하 조): 올드스페이스가 있었기 때문에 뉴스페이스가 나왔다. 우주 관심이 어릴때부터 몸에 축적되고, 뉴스페이스로 우주에 가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학교에서도 우주를 알아가는 시간이 더 늘어나야 하는데 갈수록 줄어들어 아쉽다.

안: 달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달에 가야한다가 먼저가 되면 안된다. 어떠한 과학활동을 할 것이고, 경제적 효과가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러한 고민이 없으면 어떻게든 갈 수 있어도 지속하기 어렵다. 아폴로는 잘했지만 과학적 고민은 부족했다.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최: 한국형 달탐사 사업을 하면서 '달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 고민을 했다. 그때도 상황이 더 복잡해지면 왜 가야 하는지 얘기가 반복됐다. 국민이 호응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어떻고, 우주 과학 목적에 맞는 규모를 고민해야 한다.  

과학과 탐사는 다르다. 탐사는 과학이 별로 없어도 괜찮을 것 같으면 '해' 그게 탐사고. 과학은 '왜?'부터 시작한다. 탐사 이후에 따라가는게 과학이다. 그런 어필들이 필요하다. 우주에 대해 도전하는 생각이 없으면 어렵다.

김: 나도 좋은 집에 살고 싶은데, 못 사는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번도 달에 못 간게 아쉬울 것이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머리 좋은 국가가 우주에 못 가본 거다. 우리가 달에 가면 많은 자부심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잠재적인 힘을 줄 것이다.

과학적 발견으로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것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우주 개척을 해야 하는 게 필요하다.

주: 50년 전 달 탐사를 할 때 나 자신도 어린아이였다. 흑백 TV로 봤던 기억이 있다. 바깥에서 놀다가 사람들 모여서 봤다. 당시에는 세계적 이벤트였지만 미국, 소련 같은 강대국 이야기였다. 

최근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하며 첫번째로 여성을 내리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2024년에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가 정말 못 살던 시대에 남들이 하는 걸 쳐다봤다면, 지금은 우리도 꿈을 꾸고 역량을 다져나가는 단계에 있다.

50주년을 맞아 우주 탐사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다시 정치권이나 정부에 전달돼 우주 연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 달 탐사가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이 한번 해봐라라는 마음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처음 하는 것이다 보니 여러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케네디가 말했듯이 어려우니깐 하는 거다. 쉬우면 누가 못하나. 남들이 하는 거라면 꼭 우리가 안해도 되는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본인의 정치적 열세를 극복하고, 과학적 패러다임 전환 시도 등이 모아져 미국의 힘을 과시하게 됐다. 

뉴스페이스의 대표주자인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가 자신의 돈을 들여 우주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중년의 돈을 번 사람들은 아폴로를 보며 내가 돈을 벌면 어릴 때 아폴로를 봤던 꿈을 실현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정치적으로 활용돼 과학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주 꿈나무들의 꿈을 키운 것은 아폴로가 낳은 효과이고, 업적이다.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의 공통점은 IT 분야에서 번 자금을 우주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제프베조스는 1조원을 투자했다. 누구나 우주 탐사를 돈만 내면 할 수 있도록 빨리 만들으라고 한다. 연구진들이 1조를 다 못 쓸 정도다. 2000명 규모 인력이 투자금을 다 못쓴다.

미국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것에 정부도 긍정적으로 본다. 미국이 꾸는 꿈은 자신들만의 꿈만이 아니고,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다는 측면이 있다. 우리가 역량이 부족해도 같은 꿈을 공유하자는데 동의할 수 있다. 

현실을 따지는 사람은 동의 못하지만, 국민들, 어린이들에게 물어보면 '달에 보내달라'고 한다. '택도 없다'고 할 일은 아니다. 민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부분에서 우리도 편승해서, 먼 비전을 공유하는 작업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된 것 같은데 50주년을 기념해서 '우리 뭐하냐' 반론 내지는 그런 아쉬움을 많은 분들이 표명을 해서 우주에 대해 도전하고, 연구를 채찍질 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 

Q. 달의 가치는 무엇인가. 

김: 달 표면에 헬륨 트리가 날아와서 박혀 있다. 인류가 만년 동안 에너지 문제없이 살 수 있을 정도이다. 헬륨과 중수소를 섞어 에너지가 높다. 헬륨4가 생기고 플루톤이 생긴다. 양성자 가속기가 생긴다. 태양에너지가 모든 걸 담당하지 못할 때 헬륨트리로 인류가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 달에 희토류도 많고. 물 자원, 인간 생존에 중요하지만 극지방에는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금, 은 각종 희귀 금속들이 있다.

헬륨 트리는 6000t 정도에 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부산물도 많다. 2040년전에 더 빨리 더 멀리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인류의 도약을 이끌 수도 있다.  

Q. 국내 우주탐사 현황을 진단해 달라.

김: 탑재체 개발, 과학 연구 등에서 나름 세계적 수준에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능력을 보면 선진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달탐사가 진행이 어렵다. 추진체 개발, 천문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반면 탑재체 등 전반적 분야가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가 금방 따라갈 수 있다는 자부심은 갖고 있다. CLPS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천문연이 NASA와 국제협력을 해서 함께 하게 됐다. 작년에 국제 회의에 참석해서 CLPS 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광고를 했다. 1kg에 10억이라고 해서 고민이 됐다. 

그런 가운데 천문연에서 CLPS를 개발해 기회가 생겼다. 국제 협력 과제가 발전하지 못했던 부분을 급상승시키는 상황이 생길 것 같다. 기대도 매우 크다. 과기부도 항우연만 할 수 있다는 생각 안 할 것이다. 각 분야를 골고루 키울 필요 있다. 산업체도 욕심을 갖고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본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 뉴스페이스 시대에 민간에서 직접 이윤을 확보하는 현재 기술 단계와 탐사 단계에서는 우주 비즈니스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보야 한다. 룩셈부르크를 비롯해 우주 강국들은 국가가 민간에 투자하고, 다른 나라 기업에도 투자한다.

수많은 우주탐사를 위한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리거나, 우주 탐사에 큰 방향에는 뼈대들이 있다. 민간을 중심으로 뼈대들이 채워지고, 요소별로 도전적 스타트업이 들어오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여기에 시간을 내고 투자하고 했을 때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야 한다. 

우리도 방향성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지 않도록 단합하고,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함부로 바뀌지 않도록 여론을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안: 한국의 약점 중 하나가 '우주 인력 부족'이다. 우주 탐사나 발사체·위성 제작 등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학생들이 꿈을 갖고 여기저기 일을 해보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일자리가 별로 없다. 실제 사업을 이끌어나가고, 우주 관련 사업을 하려고 하면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하루 이틀만에 될 일은 아니다. 우주 사업 기획을 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술을 쌓는 것 만큼 우주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력 양성 고민을 해야 한다. 

조: 학생들이 생각보다 우주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관심있는 학생들은 관심 있지만, 관심없는 사람들은 먼나라 얘기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비해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돈의 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환경적으로 내꿈을 여기서 이룰 수 없다고 인식한다. 

누군가 성공 신화를 만들어간다면 이 분야에서도 인력 충원이 될 것이다. 아직 우리가 이 방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역사가 짧다.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어릴때부터 모형 비행기를 만들면서 컸다. 중고등학생때 계속 하늘을 보면서 달을 보면서, 내가 만든 걸, 내 손을 떠나서 임무를 수행하고, 무엇인가 이뤄내는 것이 좋았다. 중·고등학생 때 달을 보면서, 내가 만든 기기를 보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드론을 활용해서 설계하고 시스템 구축하며 실력을 쌓았다. 활동을 하다보니 뉴스페이스 열풍이 확산됐고, 국내 뉴스페이스 기업 대표들과 함께 하며, 우주 비즈니스에 도전하고 있다.

Q. 국제협력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 한국의 달탐사도 기술적 부분을 국제협력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착륙선도 앞당겨질 수 있다. 국제협력은 우리나라 위상 제고나 역량, 기술적인 부분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주: 블루오리진은 협력할 필요없다. 돈 주는 사람이 돈을 줘도 돈을 다 못 쓰고 있다. 돈 있고 실력 있으면 협력할 필요가 없다. 이들이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의 거대한 우주 자원을 조사, 활용해서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우주개발사는 국제협력부터 시작됐다. 우리별 1호도 독자 개발 역량이 안돼 인재들을 파견해 배워왔다. 하다못해 로켓도 다른 나라에서 비용을 주고 가져왔지만 협력 체계가 없으면 못했을 것이다.

아리랑 시리즈도 국제 협력으로 시작됐다. 협력하며 배우고 자체 실력으로 발전시켜 왔다.  

달 탐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 자체서도 위성 자체를 만들 수 있는 실력은 쌓였다. 하지만 여러 인프라, 제한된 여건 속에서 다 할 수 없다. 협력해야 한다. 나로호도 국제 협력으로 이뤄졌다. 국제 협력이 없었다면 우리 역량을 갖추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 돈도 충분히 내고, 우수 인재를 외부에서 영입해서 투입하고, 얼마든지 기다려주면 국제 협력을 안 해도 됐을 것이지만, 우리 여건상 국제협력은 아주 중요하다.

미국 우주 포럼에서 만난 NASA 관계자들은 "과거 우리가 달에 많은 돈을 들여 우리끼리만 했다고 한다. 이제는 미국 혼자 하지 않고 국제협력을 하겠다고 말한다. 우주 탐사는 인류의 공동 목표이기도 하다. 국제 협력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탐사가 당장 돈이 안될 수 있지만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공동의 목표로 인식을 해야 한다.

우주 탐사 국제협의체를 가보면, 우주강국의 전문가들도 압박을 받는다고 한다. 아폴로 시대는 순수했다. 그 이후부터는 돈이 돼?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어? 라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국제협력으로 묶여 있는 것이 프로젝트 차원에서도 좋다. 한 나라에 입장에서 경제성 논리가 증명이 되면 '당장 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하게 실력과 재원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탐사 분야에서 협력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안: 명분, 실리. 인류 공동의 목표라고 봤을 때 탐사 자체에 본질적 위험부담이 있다. 이를 엮어 놓으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고, 함께 하며 배우는 것도 많을 것이다. 

최: 같이 하자고 하는 건 기회도 많은 것이다. 접근해서 얻어가는 것은 우리 능력에 달렸다. 

주: 한국에게 우주 탐사를 같이 하자고 한 게 2008년부터다. 그 전에는 아무도 같이 하자고 하지 않았다. 2007년말 한국이 달탐사 선언을 하면서 NASA나 다른 기관에서 협력을 제안해 오기 시작했다. 위성, 발사체 기술도 존재감을 갖추기 시작한 시기이다. 정부에서 계획도 발표하고, 한국 자체에서도 실력이 받쳐줬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제안을 해도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이미 다른 나라들은 오래 전부터 그런 대등한 파트너십 관계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늦었지만 기본적 역량은 된다. 실력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끼워주는 상황이다.  

Q. 더 나은 우주개발을 위한 제언이나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안: 우주 탐사는 교육처럼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수 없는 일이다. 지속적으로 국민이 지지하고, 아껴주지 않으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생각을 국민에게 전해야 한다. 국민의 애정 섞인 관심이 필요하다. 과학계서도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는 일들을 해야 한다. 젊은 층에서 슈퍼스타도 나와야 한다. 

최: 소통과 인력양성, 국제협력이 중요하다. 천문연은 상대적으로 대국민과의 상호작용이 많은 기관이다. 천문 현상이 있으면 대중 관심이 크다.

국민들이 하늘에 관심이 많은데 이를 모아주는 좋은 아이디어를 잘 제공하지 못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다. 일시적으로 오는 질문들을 시스템화해 대응하고, 국민적 관심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국민, 우주 커뮤니티, 정책 결정자 간 괴리감이 있다. 계획도 세우고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든다. 아랫단에 있는 국민들 니즈와 전문가 니즈 국가적인 정책 방향이 조금 더 면밀하게 가도록 하면 더 나은 우주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우주탐사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주는 꿈을 파는 비즈니스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프로젝트.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걸 통해서 새로운 꿈을 만들고, 그런 과정에서 인력들을 더 교육하고 더 좋은 업체들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작은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국민들과 호흡해야 한다.   

주: 대중은 우주 의미 등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것들을 가져다 줘야 할 책무가 있다.  

우주탐사, 달 탐사 수요자는 모든 국민이다. 전국민이 희망하는 것하고 바라는 쪽으로 가지 않으면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들이 막연하게라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NASA는 24조 달러를 쓰면서 잘하는 부분을 어필한다. NASA 고위층도 정권 바뀔때마다 효과, 혜택을 묻는 압박을 받는다. 

젊은이들의 꿈, 지지가 정치인들도 힘을 못쓰게 한다. NASA 센터에 2500명이 있는데 인턴을 800명을 받는다. 여름방학 3개월 동안 머무른다. 자기 나름대로 실력과 수준에서 연구를 하도록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다. 

이들은 미국이 우주 탐사를 추구할 수 있는 서포터로 역할을 한다.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IT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잘해서 가면 연봉이 15만 달러이다. 반면 NASA서 20~30년 된 사람이 연봉 10만 달러이다. 돈으로 보면 있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인턴부터 우주에 꿈을 갖고 시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 성과도 잘 나온다.   

이처럼 하기에는 항우연도 형편이 쉽지 않다. 다만 국민이 믿고, 우리가 제시한 것을 좋아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 일을 좀 더 알리고, 다양하게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 우주탐사 분야에 재밌는 학생들이 많이 와서 함께 무엇인가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김: 천문 분야는 상대적으로 저변이 확대돼 있다. 학회도 많다. 반면 우주탐사 분야는 활성화가 덜 됐다. 실제 우주비행사가 되어 탐험할 수 없고, 국내에 행성과학 학과가 없다. 관련 교육을 받기도 어렵다.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우주 탐사를 지속적으로 알려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