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직원 원하는 부서 이동 실시
23명 인사 이동 "하고 싶은 일, 의욕 더 생겨"

# 1  A 연구원은 전공과 적성에 잘 맞을 것이라 느껴 000팀에서 연구를 시작했지만 전공과 무관한 것이 많아 아쉬웠다. 반면 다른 팀에서 본인의 전공을 잘 살릴 수 있는 연구가 오랫동안 진행되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원 내에서 실시하는 조직유연화제도를 통해 팀을 옮겼다.
 
# 2 4년 동안 00 부서에서 일해 인사이동을 앞둔 행정직 B씨. 지금 하는 일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부서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그는, 원 내 조직유연화제도를 통해 기존업무와 유사성이 있는 팀에 지원해 자리를 옮겼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한승헌)이 새롭게 시도 중인 조직유연화제도 '잡포스팅'과 '오픈 제도'의 모습이다. 잡포스팅은 건설연 내 직원을 대상으로 필요한 사람을 공고해 채용한다. 오픈 제도는 직원이 가고 싶은 부서에 신청서를 내고 조직을 옮기는 시스템이다.

건설연은 조직유연화제도를 통해 작년 11월부터 총 3번의 인사이동을 실시, 연구직 18명, 행정직 5명의 소속을 변경했다.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1년에 1번 공식적으로 직원들에게 제도를 알리고 공고해나갈 계획이다.
 
잡포스팅은 새로운 연구와 분야에 대한 소프트한 아이디어를 내는 연구환경의 필요성에 의해 제안됐다. 스마트 건설 등 건설연구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칸막이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연구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고 이를 위한 조직유연화제도가 생기면서 잡포스팅과 오픈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행정직은 전문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직원의 요청이 반영된 것이다. 행정직은 대부분 한 부서에서 3년 근무 후 다른 부서로 돌고 도는 경우가 많아 전문성이 떨어졌다. 한 부서에 완전히 뿌리를 내릴 순 없지만, 경력과 연관이 있는 부서로 옮길 수 있도록 할 조직유연화제도를 운용할 예정이다. 특히 전문(기획, 예산, 기술사업화 등)과 일반행정(총무, 구매 등)으로 나눠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인사나 교육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동을 원하는 직원은 이유와 희망부서 3순위까지 적어 제출하면 되지만, 지원자 모두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발전위원회(원장 주관)와 지원신청을 받은 팀 리더가 서류를 검토 후 인사를 실시한다. 자격 대상은 정규직 입사 후 1년 이후다. 여러 번 옮길 수 없다는 규정은 없지만, 일정 기간은 이동한 부서에서 적응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사 이동을 요청한 직원에 대한 신상정보는 제출한 서류 외 건설연 내 DB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건설연은 조직유연화제도를 준비하면서 작년 연구자들의 전공과 성과, 하고 싶은 연구 등 정보를 담은 내부 DB를 구축해 공유 중이다.
 
조직유연화제도 시행에 많은 사람의 우려도 있었다. 조직에 융화가 안 되거나, 사고를 일으키거나, 개인적 불만 사항 등으로 팀을 옮기려는 사람들이 지원할 가능성 때문. 또 직원은 원하지만, 부서에서 그 사람이 필요한 인재가 아닐 가능성도 고민했다. 이에 건설연은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꼼꼼하게 부족한 부분을 수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조직유연화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정상화 기획실장은 "인사제도가 이제 막 첫걸음을 떼었다. 제도가 모든 사람에게 만족감을 줄 순 없겠지만 제대로 정착 운영될 수 있도록 늘 모니터링하고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잡포스팅을 통해 인프라안전본부에서 미래융합연구본부의 극한환경연구센터로 자리를 옮긴 장리연구원은 "지열 에너지 연구를 하다 지금은 우주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새로운 과제 등으로 모르는 것도 많지만 적응을 후 올 연말부터 실제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점은 없느냐 묻자 그는 "어느 곳에서나 어려운 점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개인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나 팀을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어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영지원본부 재무관리실로 이동한 김정화 씨는 "연구관리실에서 4년간 일하면서 슬슬 다른 팀으로 인사이동이 있겠구나 싶었다. 마침 이런 제도가 있다고 하길래 전문성을 더 키울 수 있는 부서였으면 좋겠다 싶어 재무팀에 지원했다"면서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의욕이 생긴다.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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