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클럽 18일 '산학연관 협력 체계' 방안 논의
패널 "기업, 현장 중심 산·학연 필요" 한목소리
안성환 대표 '출연연·대학 내 도전적 30%와 협업' 제안

"류현진 선수가 미국에서 힘으로만 승부했으면 통했을까요? 철저한 차별화 전략을 택했듯 글로벌 타깃으로 산·학·연이 협업해야 합니다. 민간은 알아서 굴러가지만 연구자, 교수와 협업하면 기업 경쟁력과 지속가능함까지 만들 수 있죠."

18일 '바람직한 산학연관 협력'을 주제로 제56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이 열린 가운데 패널로 나선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산학연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출연연 본업인 국가 미래 기술 개발은 중요하다"면서도 "그 연구개발은 70%로 유지하고, 도전하고 싶어 하는 30%에겐 기회를 주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산학연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산학연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안 대표는 대학에서 유능한 교수가 논문 쓰는 일에만 파묻혀 있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유능하고 도전적인 사람들에게 협업할 기회를 제공해 대덕에서 작은 성공사례를 만들어보자"며 "이 시스템이 갖춰지려면 국가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70%와 도전적인 연구를 하는 30%에 대한 평가를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노믹트리는 후성유전기반 암 분자진단 전문기업이다.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대장암, 방광암, 폐암 등을 조기 진단하는 제품을 개발하며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6년 7월 코넥스 시장에 입성했으며 2년 8개월 만에 코넥스 시장 상장을 폐지하고 올 3월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안 대표는 "기존 방식처럼 출연연에서 기술을 만들고, 그 기술을 쓰라는 방식의 정책은 안 된다"면서 "산학연 전문가가 함께 목표와 방향을 정하고 협업하기 시작하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각국의 거대한 경쟁자는 촘촘히 못 걷기 때문에 우리는 협업으로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정로 KAIST 교수(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민간위원장)가 18일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서 '바람직한 산학연관 협력 체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윤정로 KAIST 교수(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민간위원장)가 18일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서 '바람직한 산학연관 협력 체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에 앞서 주제 발표를 맡은 윤정로 KAIST 교수(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민간위원장)는 "산학연관 협력은 현장 중심, 기업 중심이어야 한다"며 "정부는 촉진자일 뿐 주체가 아니다. 협력 인프라를 강화하는 일처럼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하는 일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설립한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인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았다. 위원회는 급격한 산업, 사회 환경 변화를 대비하려면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산학연협력 정책 전반에 대한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올해부터 매년 '산업교육 및 산학연협력 기본계획'도 만든다.

윤 교수는 산학연협력 주체의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학 산학협력단 등 산학연 협력을 전담하는 인력의 역량 강화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이런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노환진 UST 교학처장은 산학연 협력이 일어나려면 의무, 권리, 윤리 등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노환진 UST 교학처장은 산학연 협력이 일어나려면 의무, 권리, 윤리 등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노환진 UST 교학처장은 "협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들에 대해 명확한 윤리 규범이 있어야 한다"며 "의무와 권리가 명확해야 분쟁 소지가 없고, 신뢰 속에서 협력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학연이 각자 다르면서 훌륭해야 하고, 신뢰 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신뢰를 만들기 위해선 윤리, 의무, 권리 등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은 '대덕클럽'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는 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은 '대덕클럽'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사진=김인한 기자>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은 '대덕클럽'이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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