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무라트 악티한노그루 ERA 대표···"대덕, 세계적 잠재력 갖춰"
전세계 스타트업 투자···500명 멘토 그룹으로 문제해결 신속 지원
韓 스타트업 위해 글로벌 비전·영어실력·피칭·현지화 등 당부

"전세계에서도 왜 굳이 '대덕'을 찾았냐고요? 기자분이 보실때는 어떠하신가요? 저는 대덕에 충분한 자원이 있고, 잠재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무라트 악티한노그루(Murat Aktihanoglu) ERA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덕 방문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냈다.

무라트 대표는 터키 출신으로 실리콘밸리를 거쳐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기술 중심 엑셀러레이터를 이끌고 있다. ERA는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총 190여개의 스타트업을 배출하고, 각 분야별 500여명의 멘토 자원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기업이다.

특히 ERA는 지난 2015년 ERA 글로벌을 설립하고, 유럽연합, E.U, 일본, 대만 등의 기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부터 마케팅, 기술, 영업 등 전반을 지원하며 글로벌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데이터, 헬스케어, 보험 분야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한국과는 KOTRA, 한국벤처투자, 창업진흥원, 서울산업진흥원, 서울특별시 등과 협력해 국내 스타트업의 ERA 프로그램 참가를 지원하기도 했다. 국내 스타트업 iSharing(대표 조혜경)을 시작으로 ediket, huinno, anyractive 등 국내 유수 스타트업들이 ERA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을 30여차례 찾았고, 국내 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한국의 스타트업을 지원한 경험도 많다"면서 "대덕에는 KAIST, ETRI를 비롯한 출연연·대학·기업이 밀집해 있어 이들이 보유한 기술과 자원을 활용하면 전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덕의 기술·아이디어에 주목···"대덕 스타트업 뉴욕서 피칭 기대"

"대전시 방문단과 뉴욕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덕에 기술, 아이디어가 많지만 상업화가 부족하다는데 공감했고, 이를 ERA가 지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라트 악티한노그루 ERA 대표.<사진=강민구 기자>
무라트 악티한노그루 ERA 대표.<사진=강민구 기자>
앞서 무라트 대표는 지난 4월 대전시 방문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덕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방한은 그 후속 조치로 그가 직접 대전시 관계자들과 스타트업 대표를 만나며 필요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기 위해 이뤄졌다. 

대덕과의 인연도 있다. ERA는 KAIST와 인턴십을 맺고, 학생들의 파견 근무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무라트 대표는 "대전시 방문단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환경 조성과 기존 대덕의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에 가능성을 봤다"면서 "한국 정부와 지자체의 확실한 지원과 기다려주는 문화 아래 ERA가 대덕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면 보다 좋은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라트 대표는 ERA가 대덕 스타트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적임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RA에는 현재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 500여명이 소속돼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ERA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현지 기업 하나는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 위기를 보다 빨리 타개하기도 했다. 페이스북과의 소통 문제로 자사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네트워크를 활용해 페이스북 관계자에게 직접 연결해 빨리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만큼 미국에서도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는 향후 대덕의 스타트업들이 ERA와 연계돼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으면 하는 기대감도 전했다. 

"ERA는 뉴욕에서 700명의 투자자를 초청해 스타트업들에게 5분 피칭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대덕의 스타트업들이 ERA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자리에서 직접 피칭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기를 기대합니다."

11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전창업포럼에서 무라트 악티한노루 ERA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11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전창업포럼에서 무라트 악티한노루 ERA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韓 스타트업 글로벌화·현지화 부족···"500명 멘토로 현지 진출 돕겠다"

"미국에 가면 매우 사회적이 돼야 하고, 자신의 기술·상품에 경쟁력도 갖춰야 합니다. 부끄러워 하고 수동적이 되면 안됩니다. 모르는 사람들과도 수시로 대화를 나누고 친구로 만들 수있어야 합니다. 한국인 스타트업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현지 스타트업과 어울리고 소통해야 합니다. 현지인들의 성향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라트 대표는 그동안 한국 스타트업을 지켜보며 느낀 생각도 전했다. 그는 한국인의 장점으로 기술과 아이디어, 근면 성실함을 꼽은 반면 단점으로 영어실력, 글로벌 비전, 사교성, 현지화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를 비롯한 현지인의 성향과 사고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미국인들은 피칭을 과장해서 하고, 투자자는 이를 일정부분 낮춰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한국인들은 본연의 가치보다 낮게 피칭하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한국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녹아들어야 하며, 자신감을 갖고 피칭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면서 "한국인이 창의적이고 일을 열심히 하지만 스스로를 자극하며, 현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ERA는 이번 방한 중 대전테크노파크(원장 최수만)과 대전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최상호 대전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은 "지난 4월 대전시 대표단 일행이 미국 뉴욕의 ERA를 방문하며 협력 관계가 시작됐다"면서 "대전시, ERA와 협력해 ERA 대전지사 설립을 비롯해 ERA 프로그램 제공, ERA 멘토 지원, 글로벌 투자유치대회 공동개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5개사 대표가 ERA 대표 앞에서 피칭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국내 스타트업 5개사 대표가 ERA 대표 앞에서 피칭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무라트 악티한노그루 ERA 대표가 대덕 스타트업 대표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무라트 악티한노그루 ERA 대표가 대덕 스타트업 대표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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