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연 냉동기 없이 운행 가능한 '초전도 전자석' 개발
최고시속 1200km 하이퍼튜브 핵심기술 확보···"성능 개선할 것"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나희승)은 냉동기 없이도 장시간 자기장을 유지할 수 있는 초전도 전자석 시작품을 개발해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초전도 전자석은 최고시속 1200km로 달릴 수 있는 '하이퍼튜브' 엔진에 해당하는 부품이다. 자기부상열차는 초고속 주행을 하려면 자기장이 필요한데, 이 자기장을 만드는 초전도 전자석을 새롭게 만들었다. 하이퍼튜브는 철도연이 개발 중인 초고속 열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주행할 수 있다. 

자석은 같은 극끼리 미는 힘이 작용한다. 이 원리를 이용해 열차 바닥과 선로를 같은 극의 자석으로 만들어 뜨는 열차가 자기부상열차다. 열차가 선로 위를 뜬 채로 움직이면 마찰이 없으므로 고속 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백 톤이 넘는 열차가 뜨려면 강한 자석이 필요하다. 강한 자석을 만들기 위해선 쇠막대를 코일로 감아서 높은 전류를 흘려보내야 하지만, 높은 전류를 흘려보내면 코일이 모두 녹아버린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전도 자석이 활용된다. 아무리 높은 전류를 흘려보내도 저항이 없어 코일에 열이 발생하지 않고 이 때문에 기차를 띄울 수 있는 강한 전자석을 만들 수 있다. 

전자석의 초전도 성능은 영하 270도 내외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초전도 전자석에 냉각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해야 한다. 철도연이 개발한 초전도 전자석은 영하 210도 이하의 고체 상태 질소가 갖는 열용량을 이용해 냉동기 없이도 장시간 냉각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고체 질소가 냉각시스템을 대신해 전자석의 초전도상태를 유지하는 일종의 냉각 배터리 역할을 한다. 

연구개발 중인 하이퍼튜브에 냉동기 없는 전자석이 적용됨으로써 초전도 전자석을 운전하기 위해 차량에서 필요한 전력을 90% 이상 줄일 수 있고, 냉동기를 없앤 만큼 차량을 경량화할 수 있다.

현재 초전도 방식의 세계 최고속도는 일본에서 개발 중인 자기부상열차로 시속 603km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초전도체를 영하 269도의 온도로 유지하는 액체 헬륨 냉각시스템을 차량에 상시 탑재하고 있다.

이번에 철도연이 개발한 초전도 전자석 시작품은 냉동기 없이 4시간 운전 가능하며, 향후 6시간 이상 운전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초전도 전자석을 이용한 하이퍼튜브의 자기부상 및 추진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단거리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나희승 원장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미래 초고속 철도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초연결과 네트워크 구축에 관심이 뜨겁다"며 "차별화된 원천기술 개발과 기술 혁신으로 하이퍼튜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초고속 교통 시장을 선도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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