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 미래일자리 교육포럼' 개최···4차 산업혁명 원천 기초과학 중요성 강조
"과학·공학 좋아하는 세대 많이 나와야"

4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초과학 발전전략' 포럼에서 금종해 기초과학학회협의체 회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그는 발표를 통해 기초과학 기피현상을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현 교육정책을 우려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
4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초과학 발전전략' 포럼에서 금종해 기초과학학회협의체 회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그는 발표를 통해 기초과학 기피현상을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 현 교육정책을 우려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문·이과 통합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 소양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어려운 과목은 빼고 배우는 것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정부지원)기초연구비가 느는 게 능사가 아니다. 과학이 좋아서, 공학이 좋아서 과학을 하는 세대가 많이 나와야 우리나라 기초과학이 발전한다. 이 상태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가 심각하게 부족해질 것이다."(금종해 기초과학학회협의체 회장)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기초과학과 핵심기술을 탄탄히 다져야 함에도 우리나라가 동떨어진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과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가 4일 국회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국회 미래일자리 교육포럼(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초과학 발전전략)'에서다. 이날 행사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꼭 필요한 기술이 수학과 같은 기초과학에서 비롯된 것이라는데 공감하며,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기초과학발전방안과 발전전략들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발제자로 나선 금종해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 빠지지 않는 기술 중 하나인 AI를 예로 들며 AI의 원천이 기초과학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인공신경망 알고리즘 개발은 수학, 통계학, 전산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기초과학 연구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딥마인드, IBM의 왓슨, 마이크로소프트의 캡션봇, 페이스북의 딥페이스 등 인공지능도 속을 들여다보면 무수한 수학적 논리와 알고리즘, 컴퓨터 구조 연구 등 다양한 기초과학이 바탕이 되고 있다.
 
금 회장은 앞으로 인공지능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계산량이 폭증하고 복잡해지리라 예측하면서 우리나라가 이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다. 우리나라의 AI는 범용 공개 소프트웨어 응용을 하는 실정으로 보유 기술이 부족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을뿐더러, 문·이과 통합 교육으로 변화하며 미래를 이끌 학생들의 기초과학 기피 현상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는 "문·이과 통합교육을 통해 통합형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였지만, 서로 어려운 과목은 빼고 가자는 식으로 바뀌었다"며 "1970년대 과학 과목 8개 중 문과가 4개, 이과가 전부 배웠던 것에 비해 지금은 최대 2개만을 이수하는 등 어려운 과목을 다 빼고 있다. 기초과학 분야 박사학위 수여 기준도 대폭 상승해 공부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가교육 과정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과학과 수학을 개인적으로 메꿔야 하는 상황이 됐고, 기초과학 분야 대학원생 수도 줄어 연구생태계도 위기다"라며 "과학이 좋아서, 공학이 좋아서 과학을 하는 세대가 많이 나와야 우리나라 기초과학이 발전한다. 이 상태로는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재 풀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이영백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부회장은 협회가 진행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초과학의 발전전략 연구' 보고서 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초과학의 역할과 중요성을 분석해 발표했다.
 
보고서는 ▲융합연구 시스템 적극 도입 ▲차세대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과학교육 시스템 개혁 ▲기초과학 중장기 정책 수립 ▲인공지능 빅데이터센터 설립 운영 등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시니어과기인협회는 해당 내용을 정리해 정부에 정책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토론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다음 세대가 4차 산업혁명 세대를 살아갈 수 있는 방안들 우리가 고민해야한다며 ▲교육체제의 변화 ▲오픈 빅데이터 개방을 통한 학문발전 지원 ▲AI 빅데이터 연구원(가칭)설립 등을 제안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등
토론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다음 세대가 4차 산업혁명 세대를 살아갈 수 있는 방안들 우리가 고민해야한다며 ▲교육체제의 변화 ▲오픈 빅데이터 개방을 통한 학문발전 지원 ▲AI 빅데이터 연구원(가칭)설립 등을 제안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등
토론에서 박성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지능 디지털 혁명이므로 이에 대비한 교육 혁신과 인력양성이 중요하다"면서 "중고대학의 교육에서 통계적 사고와 컴퓨팅적 사고를 함양하는 교육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관련된 학과를 신설한 학교가 40여 곳이 되는데 실습을 위한 국내 무료 빅데이터가 제대로 오픈이 안 되어있다는 점이 아쉽다"며 "미국처럼 가명이나 익명 정보의 오픈 빅데이터를 개방해 학문발전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한국화학연구원 화학데이터기반연구센터장도 공개데이터가 한정적이라는데 공감하며 "소재 물성 예측 등을 위한 연구에 필요한 공개데이터가 한정적이다. 계산과학 기반의 선진국 데이터나 우리가 만든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아직 체계적으로 실험데이터가 모여지지 않아 힘든 상황"이라며 "데이터 분야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센터 등이 만들어져 이런 정책을 진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는 "21세기에 양자 정보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양자물리학은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는 수학과 정보과학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의 기초물리학교육은 붕괴됐다. 1970년대 고교생 50% 이상이 수료했던 기초물리학교육을 현 학생들은 1%만 수료하고 있다. 이런 숫자로는 디지털 산업 운영이 불가능하다. 다음 세대가 4차 산업혁명 세대를 살아가도록 우리가 많은 준비와 고민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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