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모두 아이디어 주고 받죠" 전자소재 첨병 비결

[대한민국 대표 연구실⑤] 25년 연구역사 'KIST 전자재료연구단'
미래정보·에너지분야 핵심 전자기술 구현하는 핵심 재료 연구
"연구단 이름 걸 수 있는 연구분야 만드는 것 꿈"

KIST전자재료연구단<영상 =대덕넷 뉴미디어팀>

버려지는 에너지를 유용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고, 스마트 콘텐츠 렌즈에서 작동하는 전지를 만들고, 차세대 반도체 소재를 연구하는데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전자재료'다.

전자기계에 사용되는 광범위한 재료를 일컫는 전자재료는 반도체, 박막공정, 나노구조체, 센서, 압전물질, 에너지 하베스터 등 다양하다. 이들은 한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지만 미래정보, 에너지분야의 핵심 전자기술 구현에 꼭 필요한 재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광범위한 연구를 진두지휘하는 곳이 25년 연구역사를 가진 KIST 전자재료연구단이다. 마이크로파 유전체와 압전소재 등 연구로 시작한 연구단은 초소형 압전 리니어모터, 고성능 열전소재개발, 압출공법에 의한 열전소재 제조 등 다양한 성과를 통해 전자재료 연구에서 세계 선진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연구그룹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고속반도체 및 기존 반도체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반도체 소재 디바이스 개발과 에너지 자립형 독립전원으로 구동되는 열전기술, 사람의 움직임이나 진동 등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압전소재와 맴스공정을 이용한 지문인식기술개발, 가스나 습도 검출에 사용되는 산화물 반도체를 활용한 실내환경 모니터링과 특정 환자가 분출하는 가스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센서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전자재료연구단의 현재를 이끄는 강종윤 단장과 연구단의 고참 김진상 박사, 연구단의 미래를 이끌 김상태 박사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왼쪽부터)전자재료연구단의 현재를 이끄는 강종윤 단장과 연구단의 고참 김진상 박사, 연구단의 미래를 이끌 김상태 박사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다양한 사회 현안과 이슈에 민첩하게 움직이며 연구하는 KIST 전자재료연구단을 찾았다. 25년 역사와 향후 미래 연구실 모습을 김진상 박사, 강종윤 단장, 김상태 박사를 통해 들어봤다.
 
◆ 반도체 크린룸 대신 물먹는 하마? 열악했지만 차근차근 상용화길로
  
"반도체를 키우는데 크린룸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때도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건데 그땐 몰라서 고생 좀 했습니다."(김진상 박사)
 
전자재료연구단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산하에 포함된 연구그룹 중 하나로 '전자재료'라는 이름을 20여 년간 유지하며 전자기술 구현에 힘썼다. 선진 전자재료 연구를 따라가느라 급급했던 연구 초반에는 실험에 대한 개념이나 연구환경이 열악해 연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연구단의 고참 김진상 박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연구단의 고참 김진상 박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김진상 박사에 따르면 지금은 당연한 반도체 크린룸에 대한 개념도 명확지 않아 고생도 꽤 했다. 그는 "가을, 겨울에는 잘 나오는 반도체 샘플이 여름만 되면 잘 나오지 않더라. 나중에 살펴보니 챔버 전체의 습도가 문제였다"며 "습기제거제를 사다가 뒀더니 문제가 해결됐다. 크린룸 개념이 없어 온도나 제습 조절 환경이 열악했던 20년 전 이야기"라고 말했다.
 
환경은 열악했지만 차근차근 쌓아올린 성과들은 기업에 이전되며 제품으로 다양하게 출시됐다. 그중 하나가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줌, 자동초점기능을 가능하게 한 초소형 압전 리니어모터 개발이다.
 
연구단에 있어서 의미 있는 성과이기도 한 해당 기술은 현재 KIST 부원장인 윤석진 박사가 연구단 리더로 활동할 당시 개발한 성과다. 이 기술은 중소기업에 기술 이전돼 국내 S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용 OIS 모듈, 미국 Intermec사의 바코드리더 오토포커싱 모듈, 핀란드 Optomed사의 안구 검침 광학기기용 오토포커싱 모듈 등에 쓰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압출공법에 의한 열전소재 제조 방법과 유연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기술이전했다. 열전소재는 냉온정수기와 소형냉장고 등에 열전소자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최근 응용범위가 차량 등으로 확장돼 강도향상과 소재의 수율 및 생산성 향상이 산업계에서 요구되어온 소재다. 김진상, 백승협 박사팀은 이 같은 요구에 기계적 도핑과 압출공법으로 고효율, 고내구성 열전소재 제조기술을 개발해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강종윤 단장팀은 지난해 차량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압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KIST 제공>강종윤 단장팀은 지난해 차량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압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KIST 제공>
유연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차량이나 사람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압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로, 강종윤 단장팀이 기존보다 출력은 5배 높으면서 유해 납 성분없이 고분자로 도로용 압전 발전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외에도 ▲고성능 열전소재 ▲ 압전 초음파 리니어 모터 ▲원환형 압전 초음파 모터 ▲정보기기용 초박형 압전선형모터 등이 기업에 이전돼 상용화 연구가 한창이다.
 
◆ 10년동안 꾸준히 해온 미팅에서 '아이디어' 찾는다
 
"우리 전통이요? 일주일에 2명씩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죠. 다양한 소재 분석법을 서로 배우고 공부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김상태 박사)
 
연구단에는 지난 10여 년간 이어온 전통이 있다. 매주 월요일 학생들이 본인의 개인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 것인데, 상반기에는 한국어로, 하반기에는 영어로 발표를 한다.
 
화요일에는 연구단 전체 세미나를 통해 연구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시간을 갖는다. 김진상 박사는 "같은 연구를 매일 보는 사람과, 먼발치에서 보는 사람의 시선이 다르다"며 미팅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지능형전자재료연구단에서 20여년간 연구를 해온 강종윤 단장. 그는 신진연구자 시절부터 느낀 자유로운 연구분위기와 소통이 연구단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꼽았다.<사진=김지영 기자>지능형전자재료연구단에서 20여년간 연구를 해온 강종윤 단장. 그는 신진연구자 시절부터 느낀 자유로운 연구분위기와 소통이 연구단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꼽았다.<사진=김지영 기자>
미팅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실제 연구에 반영되는 사례가 종종 있는 만큼 강종윤 단장은 미팅이 연구단의 강점 중 하나라고 자평한다.

강종윤 단장은 "어떤 장비를 만들면 연구자들에게 간단하게 보고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며 "다양한 소재 분석법에 대한 다른 연구원들의 해석법을 배우기도 한다.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와 소통을 통해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상 박사는 "나노센서의 감도를 좋게 하기 위해 미팅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빌려보는 등 실제로 미팅을 하면서 우리 연구에 적용해본 아이디어들이 있다"면서 "정보교류의 장이 실질적인 데이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연구실 이름 걸 수 있는 연구분야 만드는 것 꿈"

"소재연구는 현실에 안주하면 안되는 연구분야라고 생각한다. 바뀌는 유행,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 새로운 연구과제를 만들고 세계를 리딩하는 연구단이 되겠다. "(김진상 박사)
 
우리가 흔히 쓰는 전자기기만 보더라도 전자재료가 안 들어가는 것을 찾기가 어렵다. 미래 유망기술로 꼽히는 과학기술도 마찬가지. 연구단은 미래 사회에 맞는 연구주제와 트렌드를 분석해 필요한 전자재료를 연구개발 해야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연구단의 미래를 이끌 후대 연구원 김상태 박사가 도전해보고 싶은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연구단의 미래를 이끌 후대 연구원 김상태 박사가 도전해보고 싶은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김진상 박사는 "연구를 기획할 때 이슈가 되는 인공지능이나 5G 등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를 기획한다"며 "시니어 연구자인만큼 후배들이 도전적이고 창의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우리는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기업에 의뢰해 필요한 과제를 만드는 작업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 연구에 대해 후대 연구원인 김상태 박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전자재료 연구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김상태 박사는 "흔히 소재 하나를 개발하는데 보통 20년 정도가 걸리고, 이를 상용하는 데 15년이 걸린다한다. 연구대비 아웃풋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화시켜 재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는데, 차세대 물질 개발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해당연구에 도전해보고싶다"고 말했다.
 
강종윤 단장은 "우리 연구실 이름을 걸 수 있는 연구 분야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앞서나가는 연구를 하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세계연구자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연구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전자기계에 사용되는 광범위한 재료를 일컫는 전자재료는 반도체, 박막공정, 나노구조체, 센서, 압전물질, 에너지 하베스터 등 다양하다. 이들은 한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지만 미래정보, 에너지분야의 핵심 전자기술 구현에 꼭 필요한 재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사진=KIST 제공>전자기계에 사용되는 광범위한 재료를 일컫는 전자재료는 반도체, 박막공정, 나노구조체, 센서, 압전물질, 에너지 하베스터 등 다양하다. 이들은 한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지만 미래정보, 에너지분야의 핵심 전자기술 구현에 꼭 필요한 재료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사진=KIST 제공>

KIST 전자재료연구단 모습.<사진=KIST 제공>KIST 전자재료연구단 모습.<사진=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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