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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수다가 연구? "이것이 리빙랩!"

17일 '제14차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 개최
한-네덜란드, 리빙랩 협력방안 고민·실제 사례 공유
지난 17일 양재 aT센터에서 '제14차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이 열렸다.<사진=STEPI 제공>지난 17일 양재 aT센터에서 '제14차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이 열렸다.<사진=STEPI 제공>

#사례. 한 대학생이 할머니와 함께 쇼핑도 하고 틈틈이 티 타임을 가지며 수다를 떨고 있다. 산책도 하고 집에도 놀러 가는 모습이 마치 손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둘은 친고령화적 리빙랩 연구를 하는 중이다.

 
리빙랩이란 사회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뿐 아니라 대학, 문제 당사자인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들이 직접 참여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을 말한다. 네덜란드의 경우 고령화 문제, 지역경제의 활성화, 교육, 일자리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리빙랩으로 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위 이야기는 실제 네덜란드의 빈데스하임 실무중심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연구방법이다. 연구를 주도했던 프란카 바커, 라르스 호프만은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조황희) 주최로 지난 17일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제14차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에 참여해 직접 수행한 리빙랩 사례를 공유해 주목 받았다. 포럼은 한국과 네덜란드가 리빙랩 활동으로 처음 만나는 자리로 마련돼 리빙랩 경험 공유와 향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를 통해 두 연구자는 노인정책을 세우기 위해 "동네 할머니들과 어울리며 노인들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어떤 정책들이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지 소통하면서 친고령화적 정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친고령화적 정책을 세우기 위해 동네 할머니들과 소통한 두 학생들이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STEPI 제공>친고령화적 정책을 세우기 위해 동네 할머니들과 소통한 두 학생들이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STEPI 제공>

함께 연구했던 다른 동료들은 노인들이 즐겨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창업에도 뛰어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리더 라르스 호프만은 "노인을 위한 연구이기도 했지만 대학 졸업 후 바로 사업가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든 셈"이라며 "우리에게도 큰 혜택을 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두 연구자는 해당 연구를 통한 실적으로 "어떤 절차를 진행할 때 당사자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공동창조의 중요성이 강조된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리빙랩은 큰 대형프로젝트일 필요도, 많은 연구비가 없어도 가능한 것을 보여준 사례다.
 
◆ 대기업 떠난 도시, 유령도시 될 위기 넘어 '스마트시티'로


산업과, 정부, 대학 등이 추진해서 리빙랩을 주도하는 사례도 있다. 네덜란드 남부에 있는 에인트호번 시의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에 대해 발표한 모니카 페허르 폰티스 실무중심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에인트호번 시는 다국적기업 필립스의 시작이 된 곳으로 부를 창출한 도시지만, 본사가 이전하면서 위기를 맞을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리빙랩이다.
 
그는 "에인트호번 시는 기술대학뿐 아니라 필립스가 있어 기술 종사하는 시민이 많았다"며 "필립스가 떠난 후 생존을 위해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민의 의견이 모였고, 수년 전부터 산업과 정부, 대학이 3자 구도로 리빙랩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인트호번 시는 기업들이 떠난 자리, 대학의 캠퍼스의 빈 공간을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도시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대학생, 지역주민들이 직접 나서 해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밤거리 치안을 위해 대학과 경찰협력 ▲인구 밀집도를 알 수있는 조명 등)를 진행 중이다.
 
그는 "스마트시티를 통해 회사들에 혁신할 수 있도록 계속 동기를 부여하고, 시 정부에게도 기회를 창출해 경제발전이 되도록 한다"면서 "여기서 문제가 나오더라도 학생과 기업, 지역, 특히 최종소비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바꾼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리빙랩을 연구하고 있는 성지은 STEPI 연구위원은 "리빙랩은 기술이 중심이 아닌 패러다임 전반이 시민과 현장, 사회인만큼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만들어나갈 수 있다"며 "정말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리빙랩이다. 내가 사는 곳이 실험실이 되고 내가 과학자가 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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