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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천명 과학자 은퇴 "활용 요구만? 나은 모습 준비"

연우회·조승래 의원,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정책토론회' 가져
"대전시는 은퇴 과학자 가장 많은 곳 지역에 맞는 모델 개발해야"
"은퇴과학자도 불평만 말하기보다 스스로 기업 인식 등 역량 높여야"
과학기술연우연합회와 조승래 국회의원은 30일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중소기업지원정책과 관련해 은퇴 과학자 활용 방안도 논의됐다.<사진=길애경 기자>과학기술연우연합회와 조승래 국회의원은 30일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중소기업지원정책과 관련해 은퇴 과학자 활용 방안도 논의됐다.<사진=길애경 기자>

올해부터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사이 출생)들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업은 50대 중반, 공공기관과 대학에서는 60대에 은퇴가 이뤄진다. 기업종사자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 인력까지 은퇴가 가속화 되는 시점이다. 100세 수명시대를 맞아 은퇴한 50, 60대의 경우 길게는 40년, 짧게는 30년의 삶을 새롭게 준비해야하는 셈이다.

현재 은퇴 인력은 80년대 학위를 받고 80년대와 90년대 우리나라의 제조 주력산업 형성기에 전문성을 가진 인력으로 활약한 경쟁력 있는 세대다. 이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지식과 경험이 현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는 양상이다.

연우회와 STEPI 자료에 의하면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도 오는 2021년까지 550여명의 은퇴가 예상되는 등 과학계는 매년 1000여명의 퇴직이 이어질 예정이다. 은퇴 과학자들은 중소기업 기술지원과 과학관 등에서 지식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고경력 은퇴 과학자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장은 많지 않은 편이다.

중소기업은 연구개발과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애로를 겪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은퇴 과학자들은 중소기업 지원에 참여하고 싶지만 미래 준비와 경력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퇴 과학자들이 중소기업에 진출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인식차, 인력 미스매칭을 꼽는다. 연구현장에서 쌓아 온 경험과 지식이 사회로 환원되지 못하면서 개인적, 국가적 손실로 이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과학기술연우연합회(이하 연우회)와 조승래 국회의원(더불어 민주당)은 30일 오후 3시 UST 사이언스 홀에서 전직 출연연 기관장과 연구자 9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경력  과학기술인 정책토론회 및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이인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을 설명하며 이슈를 서로 이해하며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직면한 기술적 변화는 가속화, 제품 사이클 초단기화, 최저임금, 주52시간 근무, 사회적 가치 등. 거기에 시대적으로 디지털, 글로벌화, 4차 산업혁명 등 주변 여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중소기업 CEO들이 이런 변화를 바로바로 수용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대덕은 중소기업에게도 최고의 인프라임은 확실하다"면서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고경력 과학자와 같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세대차도 있고 과학자들이 절실한 기업의 현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글로벌, 융복합이 필요한 시점으로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문화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엄미정 STEPI 박사는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개선방안'으로 은퇴 과학자의 적극적 활용을 위해 과학도시 대전시만의 모델 개발을 강조했다. 또 은퇴 인력 관리의 허브 역할, 은퇴 과학자의 인력 활용 극대화를 위한 이력관리, 단순 매칭이 아닌 헤드헌터 역할 등을 제안했다.

엄 박사는 "출연연 출신 은퇴 연구자는 산업기술, 공공기술, 기초 연구 전반을 커버할 역량을 가졌다"면서 "오는 21년까지 출연연에서만 550여명이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이들에 맞는 인력 활용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전은 과학도시라서 과학기술 고경력 은퇴 과학자가 어느 지역보다 많지만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 재정 사업에 의존해 지역에 맞는 인력 정책으로서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지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은퇴 과학자의 역량 등 강점을 활용하고 미스매칭 등 약점은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김명수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도 대전시만의 프로그램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전시, 특히 유성구는 인구 30만명인데 그중 10%가 과학기술인력으로 어디에도 없는 특성을 가진 곳"이라면서 "은퇴 과학자는 계속 나올 것이다. 과학도시를 넘어 과학문화 도시를 위한 은퇴 인력 활용 정책이 필요하다. 연구자들도 체계적인 지원 속에서 전문가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우회의 김영주 이사는 "고경력 은퇴 과학자의 강점은 기술기획, 멘토링, 선행 기술 조사 경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 R&D 서비스 기업 신청을 위해 4년간 준비해 왔으나 갑자기 정책이 바뀌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면서 "중소기업 컨설팅, 평가위원 등 은퇴 과학자들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데 제대로 매칭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각각인 이력서 요구와 지속적인 미스매치로 기업은 기업대로 어렵고, 은퇴 과학자는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다. 일괄적인 관리 플랫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정순 연우회 수석 부회장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가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스스로 수요에 맞는 무엇인가를 해결하는 노력도 해야한다. 요구하고 불평하기보다 스스로 노력해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기회는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령화 사회, 생산인구 감소는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은퇴자가 다시 저임금, 고경력 국가자원으로 현역과 같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정책 수립시 현역, 은퇴자를 나누지 말고 서로 융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승래 의원은 "은퇴 후 문제는 그동안 개인에게 맡겨졌다. 그러다보니 고경력의 은퇴 과학자들이 지역, 국가를 위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활용도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사회 공헌이나 보상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고민을 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의원은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6월께 구체적인 논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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