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지식산권국, 반도체 굴기 지원하는 집적회로 심사지침 공표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동향 분석을 발표했다.  

한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도로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약 63%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비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3%에 미치지 못하고,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 '국가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요강'으로 반도체 굴기 의지를 천명한 이래 반도체 기술 향상, 글로벌 반도체 기업 양성 등을 위한 정책을 펼쳐 왔다.

2015년에는 제조업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인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고 이전까지 20% 미만에 머물렀던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 따라 중국 기업의 반도체 관련 지식재산권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에서 반도체 집적회로 관련 출원등록 신청은 총 4431건으로 전년대비 약 37.3%가 증가했다. 반도체 집적회로의 지식재산권 등록 건수도 2014년 이래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은 지난 4월 반도체 배치설계 심사기준과 절차, 지식재산권 집행 방법을 상세히 정한 '집적회로 배치설계 심사 및 집행 지침(集成电路布图设计审查与执法指南)'을 수립·공표했다.  

지침에 의하면 반도체 배치설계 심사절차를 상술하면서 반도체 집적회로의 창작성(独创性)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창작자와의 접촉 가능성, 다른 배치설계와의 유사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또 반도체 집적회로를 다른 산업재산권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침해 구제를 위한 행정집행 방법도 구체적으로 정했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은 현행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해 반도체 배치설계에 대한 지식재산 보호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지침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자국 기업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송이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서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등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점에 불필요한 지식재산 분쟁에 휘말리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중국의 새로운 집적회로 배치설계 심사·집행 지침을 바탕으로 기술 탈취나 견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사전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택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술 우수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발표된 중국의 집적회로 배치설계 심사·집행 지침에 따라 반도체 배치설계의 지식재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관련 권리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지식재산동향 게시판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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