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 '글리벡' 내성 원인 찾아···新치료법 가능

가톨릭혈액병원·UNIST·충남대 교수 공동연구팀, GCA 유전자 발견
분자생물학 기전 규명 성공
GCA 단백질의 자가포식 활성화에 의한 내성 발생 기전.<이미지=IBS>GCA 단백질의 자가포식 활성화에 의한 내성 발생 기전.<이미지=IBS>
국내 연구팀이 기적의 표적항암제로 알려진 '글리벡'의 약물 내성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는데 성공했다.

글리벡은 2001년 국내에 도입돼 혈액암 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해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높인 최초의 표적항암제다. 글리벡 개발로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는 골수이식 대신 하루 한 번만 약을 복용하면 장기생존이나 완치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약물 반복 복용시 약의 내성이 생길 경우 백혈병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해 1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10%는 처음부터 글리벡 내성으로 치료되지 않는 1차 내성환자이고 20%는 약물이 잘 듣다가 내성이 생기는 2차 내성(재발) 환자다.

가톨릭혈액병원의 김동욱 교수와 UNIST의 김홍태·명경재 교수(IBS유전체항상성연구단), 충남대의 이주용 교수로 구성된 국내 연구팀이 글리벡 내성을 조절하는 '지씨에이(GCA)' 유전자를 발견하고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찾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차세대시퀀싱과 마이크로어레이 방법으로 2017년 3월 만성백혈병이 급성백혈병으로 진행하며 차세대 표적항암제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에 내성을 일으키는 '코블1(COBLL1)' 단백질을 찾는데 성공했다. 또 급성백혈병으로 진행하지 않는 환자에서 발현이 증가하고 글리벡에 강한 내성을 보이는데 관여하는 GCA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어 연구팀은 GCA 단백질이 RAF6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며 세포의 자가포식과정을 크게 증가시킴으로써 지속적인 표적항암제 사용에도 백혈병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면서 내성이 유지된다는 것을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김홍태 교수는 "이번 연구로 GCA 유전자가 지닌 저항성 유도에 관한 성질을 밝힐 수 있었다"며 "GCA 유전자가 만성 백혈병 치료제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교수는 "그동안 환자들이 글리벡 덕분에 백혈병은 중병도 아니라고 인식될 만큼 표적치료 효과가 높았으나, 환자 10명 중 3명은 약이 듣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로 글리벡 내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가 규명되어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을 가진 모든 환자에서의 일차 치료법은 글리벡 등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약물요법으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평가, 치료에 대한 조언을 환자가 스스로 성실하게 잘 따라 정확한 용량의 약물을 정확한 시간에 빠짐없이 복용하고 지속적인 반응 평가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완치에 이르는 필수 요건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 의료기술개발사업, IBS, 한국백혈병은행, 대웅제약 지원으로 수행됐다. 결과는 의학과 세포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오토파지 (Autophagy; IF=11.1)'에 3월 30일 게재됐다.


 
길애경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