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섭 부산대 연구팀, 선행연구로 확보한 '원자 증기 셀'로 광자 특성 제어

개발된 양자얽힘 광원에 사용된 루비듐 원자 증기 셀.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 개발에 이용된 루비듐(87Rb)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 사진이다. 길이 12㎜, 반지름 25㎜인 유리 속에 순수한 루비듐 원자 기체가 채워져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개발된 양자얽힘 광원에 사용된 루비듐 원자 증기 셀.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 개발에 이용된 루비듐(87Rb)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 사진이다. 길이 12㎜, 반지름 25㎜인 유리 속에 순수한 루비듐 원자 기체가 채워져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국내 기술로 양자통신, 양자컴퓨팅 등 양자정보과학의 핵심 기술이 확보됐다. 연구팀은 양자정보과학의 주요 기술인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하고 두 광자 사이에 양자 간섭 효과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문한섭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원자 매질을 이용해 안정성과 품질이 높은 양자 얽힘 광원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양자정보과학은 양자통신, 양자컴퓨팅, 양자계측 등을 포함한 연구 분야를 이르는데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은 양자정보과학의 심장으로 알려진다. 양자얽힘은 두 양자 상태가 공간적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강한 상관관계를 가질 때 서로 얽혀 있는 현상이다. 이는 일상에서는 관측되지 않고 이론을 실제 구현하는 것도 간단하지 않다.

양자얽힘을 응용하면 장거리 양자통신과 양자네트워크의 핵심인 양자리피터(양자간섭 현상을 이용해 양자상태 연결, 양자통신 중계 장치) 구현이 가능하다. 또 다중 큐비트 사이의 양자얽힘은 양자컴퓨팅과 양자시뮬레이터 구현, 양자이미징과 양자계측에 활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고품질의 양자얽힘은 양자정보과학의 핵심이다. 그러나 기존 양자얽힘 광원 개발의 대표 기술은 비선형 결정으로 실험이 진행됐다. 흥미로운 결과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변형력, 전기장, 자기장 등 외부 영향이 아닌 변형, 분극, 자기화 등 비선형 결정을 이용하면서 광자 스펙트럼이 넓어 광자를 저장하고 제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원자에서 방출되는 광자를 이용한 양자얽힘 구현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확보한 길이 12mm의 투명한 고진공 상태의 셀에 원자를 넣고 밀봉한 '원자 증기 셀'에서 생성되는 광자 특성을 제어함으로써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했다. 기존 방법과 달리 높은 밀도의 원자 증기 셀로 장치도 간단하고 지속 측정이 가능해 소자 형태로도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원자에서 생성된 양자광원은 원자의 고유한 성질로 광자의 광학적 특성이 동일하다. 비선형 결정에서 생성되는 양자광원과 비교하면 광자의 스펙트럼이 1000분의 1이하로 좁아 기존 문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실질적인 장거리 양자통신에 필요한 양자리피터, 양자메모리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소형화된 원자 증기 셀로 양자광원 소자 개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연구팀은 소형 원자 증기 셀을 이용, 양자광원 소자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문한섭 교수는 "국내 순수기술로 원자 매질에서 생성된 광자쌍을 제어해 고효율 양자얽힘 광원을 개발하고 이를 측정한 것"이라면서 "이를 활용해 양자컴퓨팅, 양자네트워크, 양자통신 등 양자정보과학을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9일 게재됐다.

원자 증기 셀에서 생성되는 안정된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 루비듐(87Rb)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에 결합광과 펌프광 레이저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시켜서 양자얽힘이 있는 시그널(파란색)과 아이들러(빨간색) 광자쌍을 생성.<사진=한국연구재단>
원자 증기 셀에서 생성되는 안정된 고품질의 양자얽힘 광원. 루비듐(87Rb) 원자가 들어 있는 원자 증기 셀에 결합광과 펌프광 레이저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시켜서 양자얽힘이 있는 시그널(파란색)과 아이들러(빨간색) 광자쌍을 생성.<사진=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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