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기관장 걷기대회서 번개모임, 전기설비 피해 방지 등 논의
이병두 산림과학원 박사 "일주일 정도 계절전망 예측 필요"
기업들 "시뮬레이션 통한 대피 솔루션, 영상 분석 등 지원할 것"

다목적실용위성 3호가 촬영한 고성, 속초 지역 근적외합성영상.근적외합성영상은 위성카메라에 탑재된 센서가 센싱한 근적외선과 가시광선 영상을 합성한 이미지이다. 붉은색 부분은 살아있는 수풀 등 식생을 나타내며, 화재로 소실된 지역은 근적외선이 반사량이 미미해 검은색으로 표시된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목적실용위성 3호가 촬영한 고성, 속초 지역 근적외합성영상.근적외합성영상은 위성카메라에 탑재된 센서가 센싱한 근적외선과 가시광선 영상을 합성한 이미지이다. 붉은색 부분은 살아있는 수풀 등 식생을 나타내며, 화재로 소실된 지역은 근적외선이 반사량이 미미해 검은색으로 표시된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산불 진화에 앞서 드론으로 산불 발생 위치를 파악하고 공간 정보 분석을 통해 불길 방향을 예측하고 진화 헬기를 어디로 보낼지 알게 됩니다. 신속한 분석을 위해 슈퍼컴, 인공지능 접목이 필요한데 내년쯤 가능할 전망입니다."

강원도 고성, 속초, 동해의 대규모 화재로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사전 예방과 대응을 위해 빅데이터,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과학계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병두 산림과학원 박사에 의하면 4일부터 5일까지 이어진 강원도 화재로 피해면적은 강릉과 동해 250ha, 인제 25ha, 고성 250ha에 이른다. 기상청에 의하면 당시 강원도 옥계(강릉) 10.7m/s, 동해 6.7m/s, 간성(고성) 10.0m/s으로 강풍이 불며 불길이 빠르게 확산됐고 피해도 더 커졌다. 여의도 면적(2.9km²)의 두배와 맞먹는 면적이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되는 피해를 입은 셈이다. 대피인원만 4000여명이 넘어서고 인명피해도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산불은 5일 오후 강릉 주불이 진압되며 큰 고비를 넘겼다.  이병두 박사는 "강원도는 산불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양간지풍 등 강한바람이 부는 기상적 요인과 소나무 숲이 많아 큰 산불로 이어진다"면서 "대안은 예방이 가중 중요하다. 집 주변에 가연 물질이 있으면 작은 불똥에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처럼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주택 피해를 막기위해서는 가연 물질을 제거하고 집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불 피해 현장 모습.<사진=양양또속초 인스타그램>
산불 피해 현장 모습.<사진=양양또속초 인스타그램>
과학적으로 산불을 미리 예방할 수는 없을까. 산림과학원에 의하면 드론을 활용해 산불의 위치를 파악하고 공간 분석으로 진행 방향과 확산 위치를 예측한다. 이를 통해 진화 헬기를 어디로 보낼지 결정한다.

이병두 박사는 "드론에 열센서를 부착해 산불 확산을 예측하게 된다. 아직 우리 기술로 만든 센서는 아니다"면서 "산불은 예측 기술이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측을 위해 기상데이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3일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면서 "일주일 정도 계절전망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초보 수준이라 내년정도 가능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계에서도 강원도 화재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기여할 부분을 고민 중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들은 6일 열린 과학마을 어울림 걷기행사에서 번개좌담을 갖고 산불예측 시뮬레이션, 전기설비 피해 재발 방지 등 기여할 부분을 모색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강원도 산불지역을 촬영한 위성 영상을 정부에 제공했다. 이는 산불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KIST는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연기 흡착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허가현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박사는 "4D 프린팅 연구를 통해 화재 현장에서 연기를 흡수하는 기술을 올해부터 개발하고 있다"면서 "소방 관계자들과 수차례 미팅을 가졌으며, 화재현장에서 인명피해가 불 때문이 아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것이라는 이야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화재 피해자들에게 탈출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일산화탄소와 같은 연기를 흡착하는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중심의 기업에서도 기존 기술을 활용해 산림 피해 예방이나 피해 감소화에 기여하고, 범국가적 대응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고 표했다.

김현철 아이캡틴 대표는 "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개돼 있으며, 국내 기존 기술을 활용해 산불 진로 예측과 대피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안전에 비용이 든다는 접근보다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으로 과학적 해결책 마련과 국민 안전 향상을 이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성영상을 분석해 태안기름유출 사건과 가뭄 해결을 지원한 인스페이스의 최명진 대표는 "기존의 계산 모델, 위성 영상 분석 시스템 등을 활용해 피해 감소, 피해 이후 수습에 과학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면서 "GIS 시스템, 위성 정보 영상 등의 정보를 총 망라해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정부가 정보화사업에 매년 몇십억의 예산을 사용하지만 재난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위성 영상이 산업계에도 즉각 공유되고 범 국가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병두 박사는 "항우연에서 공유한 위성 영상은 당장 산불 진압 대응에 활용하기 보다 전체 피해 면적이나 화재 방향을 분석하는데 사용될 것"이라면서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과학선진국의 연구 인력과 비교해 국내는 열악한 상황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긴밀한 협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국희 대변인은 "과기부도 화재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통신 기지국과 케이블 손실 피해 등 지원할 부분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화재 현장에서 ICT 통신장비 등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복구 대책을 세우고 있다. 출연연 등 협력 부분 의견은 적극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도로 위의 버스에도 피해가 발생했다.<사진=양양또속초 인스타그램>
도로 위의 버스에도 피해가 발생했다.<사진=양양또속초 인스타그램>
한편 통신업계에 의하면 강원도 화재로 인해 통신 기지국과 케이블 손실 피해도 크다. 통신 3사의 기지국 59곳·중계기 65개가 불타면서 인터넷 180여개 회선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과기부는 유영민 장관이 화재 현장에서 복구 현황 점검에 나서며 현재 큰 문제없이 통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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