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목재·게껍질 추출물 '바이오플라스틱'에 첨가, 인장강도 높여
48시간 후 대장균도 90% 사멸돼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6개월만에 100% 분해되고 인장강도가 나일론과 유사한 바이오플라스틱 기반 비닐봉투를 개발했다. 왼쪽부터 황성연 박사, 오동엽 박사, 박제영 박사.<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6개월만에 100% 분해되고 인장강도가 나일론과 유사한 바이오플라스틱 기반 비닐봉투를 개발했다. 왼쪽부터 황성연 박사, 오동엽 박사, 박제영 박사.<사진=한국화학연구원>
땅속에서 100%로 분해되면서 튼튼한 바이오 비닐봉투가 개발돼 기존 비닐봉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오동엽·황성연·박제영 박사팀이 바이오플라스틱(PBS) 기반이면서 6개월 이내에 100% 분해(연구팀 땅속 실험)되고 강도도 높은 비닐봉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사탕수수, 옥수수, 나무, 볏짚 등 바이오매스 소재를 사용, 생분해 되지만 인장강도가 약해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첨가, 인장강도가 약한 바이오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했다.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각각 셀룰로오스와 키토산을 추출해 화학처리하고 고압조건에서 잘게 쪼갰다. 과정을 통해 얻은 나노섬유 수용액을 바이오플라스틱 제조시 첨가했다.

그 결과 100% 생분해 되면서 기존 바이오플라스틱(인장강도 35메가파스칼, MPa)에 비해 인장강도가 2배정도 높은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의 인장강도는 65~70MPa로 석유계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의 인장강도 40MPa보다 높다. 이는 질긴 플라스틱의 대명사인 나일론과 유사한 수준이다. 나일론은 낙하산과 안전벨트 소재로 활용된다.

특히 별도의 항균처리 없이 자체적으로 식품 부패를 방지하는 항균능력도 갖췄다. 이는 키토산이 천연 항균제로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연구팀은 개발한 바이오플라스틱 필름과 대조군인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필름에 대장균을 노출시킨 후 48시간을 지켜봤다. 결과는 바이오플라스틱 필름의 대장균이 90% 사멸한 반면, PP와 PE 필름의 대장균은 거의 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총 3편의 국외 SCI 학술지에 소개됐다. 대표적으로 소재분야 저널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 IF:5.158)' 2월호에 'Five different chitin nanomaterials from identical source with different advantageous functions and performances'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국내 특허도 2건 등록했다.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가까운 미래에 대형마트에서 쓰는 비닐봉투, 과일을 포장하는 비닐롤 백, 커피음료의 빨대를 우리가 개발한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오동엽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소재가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과 울산광역시 기술협력 사업으로 이뤄졌다.

화학연 연구진이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사진=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연구진이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