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광 이사장 "과학도시가 혁신도시? 청년·기업 와야"

대덕과학포럼, 양 이사장 초청해 141회 포럼개최
"연구-창업-시장 잇는 열린 혁신문화 필요"

대덕특구 길목의 낮과 밤. 생활 편의성과 종사자간 융합기능이 부족해 밤이 되면 공동화가 된다 <사진=양성광 특구재단 이사장>대덕특구 길목의 낮과 밤. 생활 편의성과 종사자간 융합기능이 부족해 밤이 되면 공동화가 된다 <사진=양성광 특구재단 이사장>

"우리 대덕특구는 한쪽 방향만 움직여요. 연구하다 퇴근하면 도시가 텅 빕니다. 이 안에서 복작여야 뭔가 나오는데···그래서 대전시와 내년까지 리노베이션 계획을 만들어낼 겁니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28일 라온호텔에서 열린 141회 대덕과학포럼에서 혁신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지역주도 혁신 성장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클러스터는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산학연이 같은 지역에 모인 것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연구소와 대학, 생산과 경제를 돌리는 기업, 이를 지원하는 기관과 투자사들이 생태계를 이룬다.

양 이사장은 이런 목적으로 대덕연구단지가 마련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온전하게 생태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 공급자와 수요자는 어울리지 않고, 청년은 지역을 떠나며, 기업이 들어설 공간도 없다"며 "과학도시라고 혁신도시는 아니다. 가치창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 초반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였다. 19년이 지난 지금도 주력 품목이 비슷하다. 양 이사장은 "이건 성장 정체로 봐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은 지역혁신 클러스터"라고 주장했다.
국내 공공기술 성과의 산업적 활용이 미흡하다 <자료=양성광 특구재단 이사장>국내 공공기술 성과의 산업적 활용이 미흡하다 <자료=양성광 특구재단 이사장>

양 이사장이 밝힌 지역주도 혁신 성장 전략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클러스터 성공 조건을 갖춰야 한다. 축적된 연구성과가 경험 있는 사업가와 만나고, 펀딩이 붙으며, 숙련된 전문인력이 정주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덕특구 혁신생태계를 위한 필수 복원사항이 있다. 공간을 재창조하고, 기업이 탄탄하게 자리잡아야 하며, 인재가 정주하는 환경이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창업 생태계가 생기고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가 생긴다.

양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중간 매개자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덕의 연구소가 기술을 개발하면, 창업 전문가가 시장에 맞게 다듬어 내는 구조다.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되도록 단계별 기술 수준을 높이는 작업이 특구진흥재단과 같은 창업 전문기관이 할 일이다.

기술 숙련가와 청년 아이디어가 만나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양 이사장은 "전년부터 혁신기술 네트워크와 기술사업화 네트워크 등 지역 그룹들과 공동으로 혁신 환경을 조성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특구진흥재단이 구체적으로 도출하려는 리노베이션 아젠다 중 하나는 기업 위주 환경이다. 부족한 기업 정착 부지를 위해 출연연 소유의 연구용지와 원형지를 활용할 계획을 찾고 있다. 규제완화와 제도 뒷받침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중앙과학관·공동관리아파트·과학문화센터·종합운동장 등 특징적인 '노드'를 대덕대로·가정로·대학로·탄동천·매봉산 등의 '링크'와 잇는 재구축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양 이사장은 "이런 계획들은 특구진흥재단과 대전시, 출연연과 기업, 대학 등이 현재 만들어가는 진행형"이라며 "대덕이 고유의 혁신 모델로 다시 태어나, 저성장에 빠진 한국을 혁신하는 거점이 돼야 한다"고 강연을 매듭졌다.

대덕특구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잇는 노드와 링크들 <자료=양성광 특구재단 이사장>대덕특구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잇는 노드와 링크들 <자료=양성광 특구재단 이사장>

강연 후 참석자 간 토론이 이어졌다. 대기업 출신의 창업가인 강종민 이스쿠스 대표는 "제조업 부품군 중소기업끼리도 연결이 어렵다"고 네트워크 지원을 요청했다.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은 "대덕특구는 지식 생산과 공급의 균형이 맞지 않는 가분수와 같았다"며 "대전시에서는 공통의 목표을 뽑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장인순 박사는 "태생적으로 연구는 '왜'를 묻고, 기업은 '어떻게'에 관심있다. 이 둘을 만나게 하는 게 결국 기술"이라고 말한 뒤 "특구 기술로 기업이 이윤을 남기면 실패를 보완하는 펀드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박윤원 대전과총 회장은 "대화공단도 혁신지역에 포함해야 한다. 여기 분들도 같이 만나면 혁신성장의 해답이 만들어 질 것"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양 이사장은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작업 중으로, 공동의 목표와 중단기 로드맵이 나올 것"을 예고했다.

한편 특구진흥재단의 혁신성장 계획과 참가자 토론은 대전과총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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