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과제만 한다고? 小과제 줄이고 국민 위한 연구한다"

지질자원연, '함께 가는 사람 중심 연구원, 국가와 국민에 답하는 연구원'
김복철 원장 "소통, 내부 조직문화 프로그램·국민 지질여행 준비"
김복철 원장은 출연연의 방향으로  '함께 가는 사람중심의 연구원, 국가와 국민에게 대답하는 연구원'을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김복철 원장은 출연연의 방향으로 '함께 가는 사람중심의 연구원, 국가와 국민에게 대답하는 연구원'을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취임 후 내부 조직 정비와 미래 동력이 될 연구조직 수립에 집중했습니다. 지질자원연구원이 해야하는 연구 등 근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소신에서죠."

기관 창립 70년, 기원 100년을 맞으며 취임 하자마자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했던 김복철 원장.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자로 27년간 근무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3년간 정책본부장을 맡은 후 지난해 8월말 기관장으로 지질자원연에 복귀했다.

연구회에서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상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한 그가 취임 후 내외부적으로 가장 방점을 둔 부분은 '조직문화'와 '출연연의 역할'. 인력유동이 유연한 민간기업에 비해 출연연은 변화 의지는 있지만 여건 마련이 쉽지 않은게 사실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원장은 내부 조직을 개편하고 9개의 조직문화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또 기관이 해야하는 연구로 R&D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선택-포기-집중 전략을 도입했다. 현재 진행되는 연구목표들 가짓수가 너무 많아 기관이 해야하는 연구목표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TF팀을 구성해 의견을 수렴했다.

그는 "우리 연구원 1년 예산이 900억원 가량인데 연구목표 가짓수가 너무 많다보니 자잘한 성과만 나오고 대형성과는 안 나오는 상황이다"면서 "연구목표의 가짓수를 대폭 줄이고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며 출연연만이 해 낼 수 있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원부서나 연구단 등 출연연이 가야할 방향의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조직을 개편했다. 일부 간부와 직원의 반발이 있기도 했지만 뚜렷한 철학과 방향으로 설득하면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 '해야하는 연구' 위해 의견 듣고 소과제 줄이고

한국에서도 큰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고 기후변화와 환경오염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질자원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김 원장은 구성원들에게 작은 과제를 3개 이하로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관의 역할에 맞는 미래지향형 연구에 집중토록 방향을 바꿔가고 있다.

지질자원연이 수행하는 주요 역할로 지진조기경보체계와 기간산업시설 활용연구, 기상 See-At 기술개발:지진화산기술 연구를 들수 있다.

지진조기경보체계는 지진경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용자 위치에서 예상되는 진동과 피해정도(진도), 지진도달 시각까지 남은 시간, 행동요령 등을 담아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제보도 가능토록 했다. 또 역사가 오래된만큼 연구데이터를 위한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질시대의 퇴적층을 대상으로 과거 온도 상승시 생태계 반응 현상도 연구 중이다. 이를 통해 기후특성-지질환경생태반응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가상물리시스템 등을 이용한 지질 빅데이터 구축 사업인  '스마트 지오플랫폼'으로 새로운 유전을 확보하고 기후변화나 지진, 지질재해를 모사, 예측하는 등 관련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김 원장은 "지질자원연이 기원 100년이 된 만큼 축적된 연구결과와 데이터를 종합해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정부, 기업, 국민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차세대 배터리와 고강도 철강에 사용되는 희소금속인 바나듐 연구를 위해 내부적으로 TF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1995년에 발간돼 24년만에 나오는 지질도 개정판(1:100만)을 발간할 예정이다.

기관 앞에 놓인 당장의 현안도 해결하고 가야 할 과제다. 포항 지진 발생 원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지질자원연이 참여하는 지열발전 연구도 영향이 있지 않느냐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발표는 20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조직 문화 "밥 같이 먹고 소소한 수다"

"지질자원연에 있을때는 몰랐는데 연구회에서 일하다 오니 우리연구소 연구실 배치와 구조가 소통하기에 정말 어려웠어요. 각자 연구실에 들어가면 보이지 않아요."

연구 협력을 위해 유연한 조직문화는 필수다. 협력하고 소통하는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지질자원연은 올해 9가지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소소한 수다, 세대가치공감 등 9가지로 구성된 조직 문화는 더 좋은 키감(KIGAM)을 만들기가 최종 목표다.

기관장과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대답하는 자리를 위해 '원장님과 함께하는 소소한 수다' '점심밥상' '세대 가치공감 톡' 해피톡' 등이 분기, 월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부서간 협업을 높이기 위해 부서 구성원이 연구주제나 행정 업무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마련된 콜라보런치 'KFC', 지질자원연의 핵심가치를 정립하고 더좋은 키감만들기 추진위원회, 본부간 진행하는 지식강연 'OKGT', 힐링캠프 등이 마련돼 있다.

김 원장은 "내가 먼저 남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통해 서로 스며들도록 하기 위함이다. 조금씩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 미래 100년 시작, 국민과 소통하고 알리고

내부 소통에 이어 국민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원 100년을 맞은 지질자원연은 앞으로 100년 시작해인 올해부터 '국민과 함께하는 지질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올해 7월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은 제도주의 지질유산을 온 가족이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대전시민과 함께하는 지질여행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대학원생과 지질관련 준 전문가 집단을 위한 '미래지질과학자와 함께하는 지질여행'도 진행된다. 각 프로그램마다 지질자원연 연구자들이 현장에 참여해 설명하며 생생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출연연이 가야할 방향으로 '함께 가는 사람중심의 연구원, 국가와 국민에게 대답하는 연구원'을 제시했다. 출연연의 연구가 사회와 국가에 기여해야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최근 재난, 재해, 안전, 기후변화 등 문제가 증가하고 있는데 민간투자가 어려운 공공분야에서 도전적, 타깃지향적 목표의 중점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국민생활문제와 사회현안을 다각적으로 수립하고 분석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회이슈발굴단 조직을 새롭게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그는 "기존에 미흡했던 부분을 새로 고침하고 미래를 위해 'one KIGAM'이 돼 함께 나가고자 한다. 상황에 공감하며 문제 해결방안을 공유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복철 원장은 1988년부터 지질자원연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3년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으로 재임한바 있다. 외부활동은 2002년부터 13년간 세계지질도협의회 한국코디네이터로, 한국석유지질퇴적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질자원연의 2019 조직문화 프로그램.<이미지=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의 2019 조직문화 프로그램.<이미지=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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