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에서 '有' 창조 9년···"청춘 바쳐 미세조류 희망 쐈다"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연구원 7인, "미세조류 가능성 이끌어"
8월 사업 종료 "미래 에너지 개발 원천기술 확보"··· "후속연구 필요"
왼쪽부터 김동현, 신원섭, 김교찬, 이한솔, 박주이, 고현기, 곽민수 연구원. <사진=박은희 기자>왼쪽부터 김동현, 신원섭, 김교찬, 이한솔, 박주이, 고현기, 곽민수 연구원. <사진=박은희 기자>

#. '미세조류 및 식물성 기름에서 바이오항공유 생산을 최대한 할 수 있는 새로운 수첨분해 촉매'. 미세조류 오일로부터 바이오항공유 전환을 위한 촉매 및 관련 공정을 개발했다. 

#. '모유유래 올리고당 Fucosyllactoses의 발효 생산'. 미생물 발효를 통해 모유 올리고당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 '플랫폼 화학물질 3-HP 개발'. 미세조류 오일을 원료로 하는 각종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글리세롤로부터 범용성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술기반을 마련하고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오는 8월 종료되는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사업과 관련해 연구현장에서 '고군분투'한 연구원들이 뽑은 대표 연구성과다. 고현기, 곽민수, 김교찬, 김동현, 박주이, 신원섭, 이한솔 연구원(이름 가나다순). 이들의 연구 구력은 짧게는 6년 길게는 9년으로 미세조류 연구에 청춘(?)을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단장 장용근·이하 연구단)은 지난 201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으로 시작, 미세조류 유래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소재를 산업화하기 위한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비만 908억 원. KAIST·서울대·UNIST 등 산·학·연 관계기관 15곳이 참여했으며, 연구 인력만 수 백 명이 함께 했다. 연구단이 달성한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대비 97% 이른다. 일부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는 3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1단계(2010~2011년)에서 핵심 개별 공정기술을 다지고, 2단계(2012~2014년)에서 분야별 융복합 통합공정 기술개발을 했다. 마지막 3단계(2015~2019년)에서는 공정 최적화 실용화 기술 확립을 통해 탄소순환형 차세대 바이오매스 생산 및 전환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원들이 꼽은 주요 성과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미세조류에 적용한 연구'를 비롯해 ▲주력 미세조류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사 인자 과발현 형질전환을 통한 미세조류 지질생산성 향상 ▲미세조류 유래 바이오항공유 생산 실증 및 경제성 분석 ▲타이어 제조용 등 미세조류 오일의 새로운 용도개발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기술 개발 및 기술이전 ▲클로렐라 배양액의 농업 분야 적용 기술 개발 ▲연구단 옥외 배양장 구축 및 시범운전 등이다.

연구원들은 "이번 사업은 석유 기반의 한정된 자원을 대체할 미래 에너지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가 목표였다"며 "미세조류를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낸 연구였다"고 밝혔다.  

◆ 특허·논문 등 정량적 평가 '우수'···세계 최고 대비 97%

 바이오연료 및 소재 기술 기반 확립을 위한 연구 추진전략표. <자료=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제공> 바이오연료 및 소재 기술 기반 확립을 위한 연구 추진전략표. <자료=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제공>

"석사부터 박사까지 연구단에서 함께 했어요. 9년 동안 한 연구 분야를 연구할 수 있다는 것 큰 행운이죠. 일반적으로 단기간 과제를 여러 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단에서 논문도 쓰고 성과도 거뒀죠." 

"미세조류를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모였고 시너지가 컸어요. 전공과는 전혀 다른 연구 분야 연구자를 만나니 연구 활용 가능성이 커졌어요. 연구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고요." 

9년 동안 진행된 연구단의 노력은 안팎으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국내외 SCI급 논문 831편 게재, 국내외 특허 출원 467건, 등록 182건, 기술이전 19건. 연구원들은 정량적 평가로 표준화 된 순위보정 영향력지수가 다른 대형 국책 연구 사업에 비해 월등하다고 자평한다. 

김교찬 연구원은 "처음에는 미세조류, 거대조류 등 모든 바이오매스를 펼쳐놓고 시작했다. 1단계에서는 공정별 요소기술을 개발했다"며 "2단계부터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미세조류에 집중하여 통합공정 기술개발을, 3단계에서는 미세조류를 통해 최종적인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한솔 연구원은 "연구자에게는 연구만큼이나 연구비가 중요하다. 연구비가 있어야 성과도 나올 수 있는데, 연구비 걱정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기에 그만큼의 성과도 일궈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내는 연구로도 이어졌다. 신원섭 연구원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 기술을 미세조류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유전자 조작을 위한 기술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연구원은 "기존 모듈을 개량해 에너지 소비는 적고 효율은 높이는 막여과 모듈을 설계했다"며 "이를 활용하면 에너지 소비가 큰 원심분리기를 쓰지 않아도 되며, 처리 속도도 3배 정도 빨라진다" 고 밝혔다.  

곽민수 연구원은 미세조류로부터의 지질추출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성공했다. 그는 "고전단 기반 추출 공정은 미세조류 추출을 단순하고도 효율적인 기술"이라며 "세포 내에 축적되어 있는 오일을 추출하는데 있어 세포 파쇄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시간이 짧게 걸리면서도 에너지 효율은 높다"고 설명했다. 

◆ "미세조류 핵심 원천 기술 개발··· 연구 지속성 중요"

연구 현장 모습. <사진=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제공>연구 현장 모습. <사진=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 제공>

"사업기간 동안 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했어요. 뿌리를 심은 거죠. 이제 본격적으로 줄기를 키우고 열매를 맺게 하려면 후속 연구가 이어져야 합니다."

연구단 종료까지 남은 기간은 6개월. 연구실에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미세조류 연구에 몰두했던 연구자들은 아쉬움이 크다. 

신원섭 연구원은 "연구단 연구의 핵심은 미세조류 키우고 배양해 이로부터 유용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각 단계별 필요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지만, 단계를 잇는 연구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며 "성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가 끝나면 그만큼 연구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가능성 있는 사업은 길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현기 연구원은 "연구는 사회문제 해결과 연결된다. 미세조류를 지구 온난화 방지 등 환경 보호를 위해 이용한다는 측면과 함께 건강식품 개발 쪽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미세조류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관련 연구가 지속되면 수많은 좋은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주이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방지를 위해 바이오 항공유 사용 의무화 비율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관련된 체계적인 노력이 미약하다. 미세조류를 이용하여 석유 자원을 대체하고 환경 문제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계속된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연구원도 "연구를 시작할 때는 기술 성숙도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관련 시장이 열리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며 "사업이 끝나 연구가 끊기는 것은 국가적 손해"라고 피력했다. 

장용근 단장은 "미세조류를 활용해 지난 9년간 바이오연료와 소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석유 독립 에너지 강국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한솔 연구원, 고현기 연구원, 신원섭 연구원, 장용근 단장, 곽민수 연구원, 김동현 연구원, 김교찬 연구원, 박주이 연구원. <사진=박은희 기자>왼쪽부터 이한솔 연구원, 고현기 연구원, 신원섭 연구원, 장용근 단장, 곽민수 연구원, 김동현 연구원, 김교찬 연구원, 박주이 연구원. <사진=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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