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연구재단 대회의실서 '과학기술 젠더혁신 토론회' 개최
연구자들 자발적 젠더혁신 필요성 제기
"올바른 젠더관점 데이터 축적으로 국내 넘어 세계시장 진출해야"

"젠더혁신에서 추구하는 것은 기준이나 표준을 어느 한쪽으로 정해놓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젠더의 관점, 즉 큰 틀에서 젠더를 이해하며 연구를 하는 것이다."(이혜숙 젠더혁신연구센터 수석연구원)

"해외 선진국들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젠더혁신 인식이 널리 퍼지지 않았다. 연구자들 스스로가 성, 젠더 개념이 연구에서의 필요성을 느끼고 인지할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이 필요하다."(안화용 연구재단 국책사업기획실장)   

7일 한국연구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술 젠더혁신 토론회'에서는 과학계 여러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과학기술 연구분야에 대한 젠더혁신 필요성과 방향을 토의했다. 이들은 연구자들의 자발적인 젠더 개념인식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젠더 인식의 확대를 주문했다. 

'젠더혁신'이라는 용어는 한국에서 2015년 처음 사용됐다. 그 이전까지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는 젠더적인 측면이 고려되지 않는 경향이 컸다.

이혜숙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과학기술 연구에 있어서 젠더 측면이 고려되지 않은 연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해야한다"면서 "앞으로는 젠더적 측면을 고려한 연구가 지속돼 연구개발 성과를 높이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은준 IBS 뇌질환연구단장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4~5배 높게 나타난다.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여성들이 보호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젠더 관점에서 암,수 생쥐를 비교·연구한 결과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젠더관점에서 비교하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며 젠더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일 연구재단 대회의실서 '과학기술 젠더혁신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 = 홍성택 수습기자>
지난 7일 연구재단 대회의실서 '과학기술 젠더혁신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 = 홍성택 수습기자>
◆'젠더혁신'통한 올바른 데이터 축적 ···국내 넘어 세계화로

해외에서는 젠더관점을 도입한 연구사례들이 오랜기간 축적돼 왔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에 들어서야 젠더혁신 관점이 막 시작되고 있다. 젠더관점을 고려한 연구를 통해 연구의 질적 우수성을 높이고 국내 뿐 아니라 세계무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남승훈 표준연 책임연구원은 "현재 저널에 있는 데이터들 중 대부분은 향후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얼마 되지 않는다. 처음 데이터를 만들 때 젠더를 구분해 잘 만들지 않으면 그 데이터는 쓸모가 없어진다"면서 "우리나라 연구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젠더 개념을 분명히 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혜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젠더혁신은 현재 세계적인 추세다. 다른 나라들을 통해 젠더관점에서 연구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한국도 젠더관점의 길을 빨리 찾아 국내시장이 아닌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상황에 맞춰 젠터 특성을 고려하고 과학기술 뿐 아니라 사회과학, 융합연구로도 젠더혁신이 확대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숙경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우리나라 연구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올바른 데이터축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세포들은 특정 반응에서 성별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 동물 뿐 아니라 세포에서도 젠더관점을 도입한 연구가 이뤄져 정확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과학기술 젠더혁신 토론회'는 한국여성과총 젠더혁신연구센터에서 주최를 맡고, 과기부와 연구재단 후원하에 개최됐다.

'과학기술 젠더혁신 토론회'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 홍성택 수습기자>
'과학기술 젠더혁신 토론회'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 홍성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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