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라이트, 'Throw Anythig' 게임 발판 전 세계 게임 시장 공략
Sony 주최 행사 시연작으로 선정···지역 벤처로는 유일
"AI·블록체인 접목해 인간과 상호작용+사실감 높은 게임 구현"

VR기기를 착용하고, 모션 콘트롤러를 양팔에 쥐자 또 다른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고립된 한 고층 건물 안. 벽을 타고 좀비들이 기어 올라온다. 방안의 의자, 책상 등 잡히는대로 물건을 집어 던졌다. 좀비들이 사라졌다. 책상을 쪼갠 파편을 던지고, 금고문도 실제 열어볼 수 있다. 현실감이 생생하다. 주변에 보이는 캐릭터들도 개성 만점이다.   

대전 지역 게임업체 '비주얼라이트(대표 정성근)'가 개발한 액션디펜스 게임 'Throw anything(쓰로우 애니띵)'의 주요 내용이다. 

이 게임은 해외 유투브 영상 시청수 1500만명 돌파, 한달에 평균 100만명 이상 게임플레이 동영상 시청자가 증가하며 인기를 끌었다. 

비주얼라이트는 지난해 7월 이를 PC용으로 출시하고 앞으로 콘솔형, 일체형 게임 등으로 확대해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9일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대표 안도 테츠야)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는 행사 'PlayStation FESTA'의 시연작으로도 선정됐다. 58개 시연작 중 4개가 국산 게임이고, 지역 벤처로는 비주얼라이트 제품이 유일하게 선정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비주얼라이트 임·직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비주얼라이트 임·직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납품에서 자체 콘텐츠 개발로···'VR·모션인식·AR' 관련 기술 확보

"우리들만의 게임과 콘텐츠를 기획·개발하고 싶어 사업을 전환했습니다. 故 백남준 아티스트가 다양한 디지털매체와 기기로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 처럼 게임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비주얼라이트를 이끄는 이는 40대 후반의 정성근 대표. 정 대표가 지난 2011년 창업한 회사는 애초 테마파크, 역사박물관 등에 활용되는 영상, 앱, 게임 등의 콘텐츠를 납품하는 업체이다. 그런 가운데 정 대표는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전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며 정한 주력 콘텐츠는 'VR·AR 게임'이었다.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관련 기술을 축적했고, 지역 대학과 산학협동 연구로 가상현실을 통한 의사소통 상황별 말더듬 평가·치료와 같은 다양한 기술을 확보했다. 

비주얼라이트 팀원들이 뽑은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한 기업 문화이다. 함께 가능성을 만드는 회사라는 인식하에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이 개선할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게임을 해보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연구진이 개선할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게임을 해보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Throw Anything'은 이러한 문화속에 탄생했다. 10여명의 임·직원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선정된 아이디어를 1년여 동안 기획·제작하며 작품이 완성됐다. 

서양이 좋아하는 좀비에 동양적 정서를 접목하자 유저들의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지난해 PC로 출시된 VR 게임은 미국, 캐나다 등은 물론이고 스페인, 러시아, 독일, 태국 등 다양한 국가 사용자의 입소문을 타고 확산됐다. 

게임은 VR특성에 최적화 하고, 멀미가 나지 않도록 제작됐다. 하나의 자원으로 다양한 사용처를 개발하는 방식인 '원소스멀티유스(OSMU)'를 고려해 게임 스토리부터 공을 들여 제작됐다.

정 대표는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하도록 기획했다"며 "우리 게임은 좀비에게 물건을 단순히 던질 수도 있지만, 던질 물건이 없으면 부숴서 던지고, 아이디어를 내서 기존 물건들을 조합하고나 응용해 더 재미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게임 진행 중에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좀비에게 바로 던질 수 있지만 냉동고에 넣어 얼리면 단단해져 더 효과적인 무기가 된다.

정 대표는 이어 "게임 진행중에 NPC 캐릭터를 던지면 좀비가 되어 플레이어를 공격하지만, NPC캐릭터를 던지지 않고 게임을 클리어 하면 게임로비에서 NPC캐릭터가 플레이어를 따듯하게  맞이해 준다" 등 회사 고유의 게임 철학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유저들과 함께 비주얼라이트의 가치를 알아본 이는 하라 나오키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 부장. 하라 부장은 비주얼라이트를 직접 찾아 이들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콘솔용 게임 출시를 제안하기도 했다. 

회사 내부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회사 내부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지역도 경쟁력 있어···"AI, 블록체인 적용해 미래 게임 산업 리더로"

"서울·경기권으로 오라는 권유도 받습니다. 하지만 대전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만큼 지역에서 글로벌 회사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대전은 충청도 특유의 '느림'이 있지만 그만큼 '상상력'도 풍부한 곳입니다. 지역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국내 주요 게임 업체는 서울·경기권에 위치해 있다. 인재를 유치하기에도 용이하고, 각종 지원정책도 많기 때문이다. 대전에서도 각종 지원정책이 이뤄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인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정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며 지역기업으로서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지역 게임업체들이 협력하고, 각종 지원정책도 보다 많아지길 기대했다. 

비주얼라이트의 목표는 숨어 있는 가치를 드러내어 알려주는 게임, 사람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게임,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꿔주는 게임을 만드는 것. 

정 대표는 올해가 VR 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PC, 모바일보다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5G 서비스가 가시화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회사와 협업하며 VR 일체형 기기를 제작해 클라우드에 담아 서비스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비주얼라이트는 'Throw Anything' 게임을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액션디펜스 게임인 'UnderWater: abyss Survival VR'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VR 게임 시장이 도입기에 있는 만큼 AI, 블록체인과 결합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 관련 연구도 수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연구개발을 계속하면서 그래픽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고, 인간과의 상호작용도 제대로 구현할 계획입니다. 많은 이들이 게임을 즐기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일체형 기기 콘텐츠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일체형 기기 콘텐츠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비주얼라이트(Visual Light)는?

2011년 1월 26일 설립됐다. 모바일·VR·,AR·콘솔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 회사명칭에는 '게임의 숨은 기능을 밝게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Kinect를 이용한 모션 인식게임·콘텐츠, VR·AR을 혼합 응용한 게임·콘텐츠, VR·AI를 혼합·응용한 게임·콘텐츠 개발 기술을 보유했다.

2013년 발판을 이용한 모션인식 게임 'HISACTIVE'을 시작으로 2014년 아트파이터, 2016년 좀비파이터 게임을 개발했다. 현재 액션디펜스 게임 'ThrowAnything', 'UnderWater:Abyss Survival VR'의 다양한 플랫폼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문의는 정성근 대표(010-6434-4300)에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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