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피아이테크, 폴리이미드 국산화 성공···대량생산시설 확보
민간연 연구진 중심 창업···응용 가능성 무궁무진
동남아, 중국 등 진출 추진

작지만 성능은 알차다.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고, 부가가치도 높다. 이른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라 불리는 첨단소재 폴리이미드(Polyimide, PI).

NASA(미항공우주국)는 항공우주용 소재로 이를 처음 개발했다. 폴리머(고분자) 중에서도 내열성이 우수하고, 내구성·불연성 등 기계적 물성도 좋다. 여기에 내화학성, 내전압성도 갖춰 스마트폰 연성회로기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기판, 반도체 패키징 필름, 전기차 부품소재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국내 독자기술력을 기반으로 소재를 국산화,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대덕벤처가 있다. 특수폴리머 전문기업 아이피아이테크(대표 이태석)가 그 주인공.

아이피아이테크는 고내열 열융착 폴리이미드 필름과 다양한 특성의 바니쉬 소재를 공급한다. 폴리이미드 필름과 용액을 국내 기술로 개발·생산하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5년 창사 이래 올해 4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아이피아이테크는 신규 투자 40억원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창업 초기에 확보한 30억원을 포함하면 3년간 총 7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국내 4개 반도체·전자·화학 분야 대기업·중견기업 협력사로 선정됐으며, 이중 3개 기업과 납품계약도 체결했다. 올해 중국, 동남아 진출을 목표로 현지 패키징 업체와 양산 테스트를 마치고 납품에 들어갔다. 복수의 해외 디스플레이 제조사들과 PI 용액 신제품의 양산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이피아이테크 임직원의 단체 사진.<사진=아이피아이테크 제공>
아이피아이테크 임직원의 단체 사진.<사진=아이피아이테크 제공>
◆민간연 연구진 중심 창업···독자적으로 폴리이미드 기술 확보 

"그동안 일본에서 핵심 소재를 비싸게 수입해와야 했습니다. 전자제품을 많이 팔아도 첨단소재를 공급하는 일본기업들에게 좋은 일을 해준 셈이죠. 민간연구소에서 연구했던 폴리이미드 분야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동료들과 이를 국산화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아이피아이테크를 이끌고 있는 이태석 대표는 이같이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ADD(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일리노이주립대 연구교수와 미국 벤처기업 CTO로 활동하다 국내 대기업 연구소의 제안을 받아 지난 2010년부터 에너지소재 개발과 사업화에 주력했다.

당시 에너지소재팀에서 폴리이미드 관련 연구를 수행했으나, 팀이 해체됐다. 이에 동료 연구자 3명과 2015년 회사를 창업했다. 다수 연구진들이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제품 성공 가능성에도 확신을 가졌다. 이후 연구진은 기능성 폴리이미드 용액과 TPI 코팅 필름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냈다. 

아이피아이테크는 짧은 업력에도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대표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듀퐁, 카네카, 히타치, 우베 등 일본계 회사가 있고, 국내에는 SKC코오롱PI가 폴리이미드 상업 생산을 수행한다.

통상적으로 원단 필름을 많이 제작하는데 아이피아이테크는 그 위에 TPI를 한번 더 코팅해 더 많은 기능을 확보했다. 이러한 기능성 코팅 필름 제작은 아이피아이테크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다. 

TPI 코팅 필름은 고내열 열융착 PI 필름이다. 내열성이 뛰어나 영하 269도에서 40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물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3층 FCCL용 필름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2층 FCCL(연성동박적층판)용 필름까지 개발해냈다. 2층 FCCL은 더 얇고 가볍지만 집적도는 기존 필름보다 높아 경량화·초박화되는 스마트기기와 각종 연성 전자기판에 필수적인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이태석 아이피아이테크 대표.<사진=강민구 기자>
이태석 아이피아이테크 대표.<사진=강민구 기자>
◆응용 가능성 무궁무진···동남아,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

"이제 변곡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공장을 설립하고, 국내 고객에게 승인을 받는데 주력했습니다.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라인을 안정화시키며 기술력을 입증 받았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양산시험하고, 납품계약까지 체결해 안정적 기업 성장과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습니다. 올해는 영업에 집중할 계획입니다."(웃음)

이 대표는 부품, 소재의 국산화율이 높아야 한국이 진정한 기술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점에서 핵심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폴리이미드와 같은 신소재의 국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이미드는 물성 특성을 개선하고, 이를 응용해 다양한 제품에 활용할 수 있다.

가령 국내 회사의 제안으로 전자담배의 가열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 외산 담배가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가열장치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담뱃재를 청소하거나, 냄새가 나는 경쟁사 제품의 단점을 보완했다. 

​최근에는 정수기 온수 가열장치에 제품을 활용해 보다 더 빠른 가열을 이뤄내고 싶다는 제안도 받았다. 

이 대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가능성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에 활용되지만 앞으로 5G 통신장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전기차 등에 두루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성장세에 접어들면서 즐거운 기업문화도 만들고 있다. 발명 포상제도를 비롯해 안전·보건, 업무개선, 비용절감 관련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을 선별해 포상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도록 돕고,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물론 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환경이 쉽지만은 않다. 일본 대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대비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는 올해 생산 목표로 기능성 PI 용액 100톤, TPI 코팅 필름 약 100만 제곱미터를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3~4년 동안 글로벌 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전 세계 10% 시장을 점유하는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2공장을 증설하고,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출신이지만 대덕은 고향과 같습니다. 자연 친화적이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좋습니다. 대덕에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발전하도록 정책적 뒷받침도 이뤄졌으면 합니다. 미래 산업에서 대규모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폴리이미드의 해외 의존성을 낮추고, 국제 무대에서 일본 기업들을 이길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출 계획입니다."

폴리이미드 제작 공정.<사진=강민구 기자>
폴리이미드 제작 공정.<사진=강민구 기자>

아이피아이테크(IPITECH)는?
아이피아이테크는 2015년 설립된 강소기업이다. KAIST 문지캠퍼스에 입주한 이후 대전 유성구 문지동에 본사를 건립해 이전했다. 고내열 열융착 폴리이미드 필름과 다양한 특성의 바니쉬 소재를 공급하는 특수 폴리머 전문기업이다. 국내 대기업 연구소 출신들이 연구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총 70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문의는 아이피아이테크 영업 담당자(042-861-8999, sales@ipitechnology.com)에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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