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산화방지·열처리 과정 없이 마이크로 수준 2·3차원 구조물 제작 가능한 기술 개발
'무전해도금법 기반 3D 프린팅 기술, 일반 구리의 70% 수준 전도성 가져

무전해도금법 기반 고전도성 구리 3D프린팅 기술 결과물.<사진=전기연 제공>
무전해도금법 기반 고전도성 구리 3D프린팅 기술 결과물.<사진=전기연 제공>
국내연구진이 전기도금법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일상생활에서 3D프린터의 활용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은 설승권 연구팀이 화학반응으로 금속 도금이 가능한 '무전해도금법'으로 '고전도성 구리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도금'은 특정 물건의 표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다른 금속에 얇은 층을 입히는 것이다. 이 과정에 전기에너지가 사용되면 '전기도금법', 전기 없이 화학반응을 활용하면 '무전해도금법'이다.

연구팀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고전도성 금속 3D프린팅 기술 개발을 위해 무전해도금법에 주목했다. 

무전해도금법은 도체뿐 아니라 플라스틱과 같은 섬유류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에도 적용된다. 또 전기도금법보다 도금층이 치밀해 불규칙한 표면상에도 균일한 두께의 도금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무전해도금법 과정 중 금속의 환원반응을 위한 촉매 물질이 함유된 3D프린팅용 잉크를 개발했다. 개발된 잉크를 이용하면 마이크로 미터(μm)수준의 2·3차원의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제작된 구조물은 기판에서 떨어짐 없이 안정적으로 형상이 유지된다.

무전해도금법 기반 3D 프린팅 기술은 총 2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촉매가 포함된 잉크로 2차원 패턴, 3차원 구조물을 인쇄한다. 인쇄된 구조물에 무전해도금법으로 구리를 코팅해, 고전도성 패턴을 제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빠르고 단순하게 2·3차원 형태의 구리 배선, 전극 등을 제작할 수 있다. 구리 등의 산화 방지를 위한 작업, 전도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열처리 과정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개발된 기술은 현재 원천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기술이전 수요업체 탐색·협의로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설승권 박사는 "무전해도금법 기반 3D프린팅 기술을 통해 만든 구리 인쇄물의 전도성은 일반 구리의 약 70% 수준으로 매우 높다"며 "공정이 단순하고 대면적에도 활용 가능해, 향후 3D프린팅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에 게재됐다.

한편, 전기연은 2015년에 전기도금법의 원리를 활용해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한바 있다. 금속 소재를 녹여 프린팅하던 기존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 이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스몰지(Small)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