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2호 22일 오전 7시 29분 반경 3m 폭 노려 착륙
암석 채취 시도,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지구 생성 과정 밝힐 듯
올해 말 재착륙 시도 후 류구 궤도 떠나 2020년 지구로 귀환

<일본경제신문 등 일본의 다수 언론은 '하야부사 2호의 소행성 류구 착륙'을 대서특필했다. 영상은 하야부사 2호가 소행성에 착륙해 암석을 채취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일본경제신문 영상. 영상=일본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일본의 우주 개척 집념이 소행성에서 발현됐다.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22일 오전 7시 29분 소행성 '류구' 지표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하야부사 2호는 2014년 12월 발사돼 지난해 6월 지구에서 3억km 떨어진 류구 궤도에 진입한 바 있다. 이번 소행성 착륙 성과는 궤도 진입 후 8개월 만이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하야부사 2호가 반경 3m 폭을 노려 소행성 류구에 착륙, 암석을 채취하고 몇 초 후 떠났다고 밝혔다. 하야부사 2호는 올해 말 2~3회의 재착륙을 시도하고, 이후 류구 궤도를 떠나 2020년 지구로 귀환한다.   

46억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알려진 태양계 형성과 생명 탄생의 기원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바로 소행성이다. 일본은 탐사선을 소행성에 착륙하거나 근접해 암석 등 시료를 채취해 태양계 형성 비밀을 풀기 위해 오랜 기간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번 소행성 착륙 성공으로 일본은 세계에 기술력과 우주 강국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야부사 2호가 착륙에 성공하면서 일본은 2005년 '하야부사 1호'에 이어 두 번째로 소행성에 우주탐사선을 착륙시키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소행성 착륙은 미국도 아직 성공하지 못한 고도의 과학기술이다. 

하야부사 2호는 '광학전파복합 항법'이라는 장거리 항법 기술로 류구에 초당 2.15m 속도로 접근해 왔다. 해당 항법은 지구에서 쏜 전파와 탐사선에서 촬영한 소행성 사진을 참고해 비행 궤도와 방향을 가늠하는 기술이다. 지구에서 3억km 떨어진 류구에 오차없이 도착하는 데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기술이다.

소행성에는 중력이 거의 없어 착륙이 어렵고, 수십만 개가 넘는 소행성이 있지만 우주 탐사선이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 지구와 가깝고 크기나 성분, 궤도 등이 탐사 요건에 부합하는 소행성은 10개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행성 류구는 직경 900m 규모. 화성과 지구 사이에 있어 암석 조사에 적합한 소행성이다. 이곳에는 생활의 바탕이 되는 유기물과 수분을 포함한 암석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지구에 충돌한 소행성이 유기물 등을 만들며 생명 탄생을 촉발했다는 가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생명 기원의 배경은 과학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일본은 앞으로 류구 토양의 유기물, 수분 분석을 통해 태양계 형성과 지구 생명탄생 근원을 파악할 예정이다. JAXA는 하야부사 2호가 암석 채취에 성공했는지 추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일본은 1950~1960년대부터 위성, 항공기술 확보를 위해 준비해왔고, 이러한 기술 축적이 소행성 착륙 성과를 만들었다"면서 "일본, 중국에 비해 과학기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도 달·화성·소행성 탐사를 위해 늦었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우주 탐사를 위해 국제 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반경 3m 폭을 노려 소행성 류구에 착륙, 암석을 채취하고 몇 초 후 떠났다. <사진=JAXA 제공>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반경 3m 폭을 노려 소행성 류구에 착륙, 암석을 채취하고 몇 초 후 떠났다. <사진=JAX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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