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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사고 본 과학자 "고체연료는 화약, 반복훈련 철저"

"매뉴얼 만들고 귀찮을 정도로 훈련해야 몸이 대응"
정규수 박사 "무기 개발시 사고 피할 수 없어, 국가 기업 개인 같이 대비해야"
"고체연료는 바로 터질 수 있는 화약이라고 보면 됩니다. 작은 불씨에도 언제든 터질 수 있어 정말 위험합니다. 그래서 귀찮아도 철저한 훈련으로 대비하는게 가장 중요해요. 안전 대비 연구는 지속해야겠죠."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과학계에서도 안타까움을 표하며 가장 먼저 필요한 대안으로 '반복 훈련'을 강조했다.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연구도 필요하지만 철저한 안전 대비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화 대전공장 70동 추진제 이형공실에서 지난 14일 오전 로켓추진제 가운데 들어가 있는 부품을 빼내는 공정을 준비하다가 폭발이 일어나며 2, 30대 젊은 근로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에도 한화 대전공장 51동 충전동실에서 로켓추진제 용기에 연료를 충전하는 과정 중 폭발 사고가 나며 사망 5명, 부상 4명 등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연이은 사망 사고에 과학계는 물론 국민들도 한화 대전 공장 사고를 피할 수는 없었는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하며 관심을 표하고 있다.

한화 대전 공장 사고는 로켓 무기 생산 과정 중 일어난 사고로 알려진다. 로켓 연구자에 의하면 로켓은 연료에 따라 고체 로켓, 액체 로켓으로 나뉜다.

고체 로켓은 고체 연료만 사용하는 것으로 무게가 가볍고 제작비도 낮으며 추진제 저장이 수월하다. 로켓 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를 내부에 탑재하는 것으로 고체연료와 고체 산화제를 이른다. 고체 로켓의 단점은 추력을 조절할 수 없어 연소 속도 조절이 불가능한 면이 있다. 때문에 군용 로켓에 사용된다.

액체 로켓은 구조가 복잡하고 고체 로켓보다 무겁다. 또 제작비도 더 많이 든다. 이런 단점에도 액체 로켓을 사용하는 것은 비추력(추진제 무게당 추력)이 높고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임무 성공률이 높다. 위성 발사시 발사체로 사용되는 이유다.

출연연 연구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한화 로켓은 이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고체 로켓으로 외부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진단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라면서 "고체 연료는 작은 불씨 하나에도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화약과 같다. 때문에 안전 대비 훈련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군들이 말도 안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열쇠하나 옮기는 과정부터 수없이 반복하는데 그런 반복으로 몸이 저절로 반응한다. 또 긴장감을 늦추지 않도록 항상 훈련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화약사고 특징은 증거 없어, 규칙 만들어 훈련해야

"자동차용 엔진은 시험용 모델로 연구를 지속하며 성능을 개선해 나갑니다. 그런데 로켓 엔진은 자동차용 엔진과 전혀 다릅니다. 특히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경우 폭발로 증거가 남지 않죠. 비디오 판독 등으로 확인하며 같은 사고 나지 않도록 연구하고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게 필요해요."

정규수 박사는 고체 연료 사고 특징은 증거가 없다면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 휘발유 자동차가 나왔을때 도로에서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다. 연구를 거듭하며 지금은 거의 없을정도로 줄었다"면서 "로켓도 자금과 사람이 투입되는 연구다. 위험하다고 무기개발을 멈출수도 없고 사고는 언제든 날 수 있다"며 현실을 진단했다.

이어 그는 "무기 개발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연구자나 종사자는 보통 근로자보다 더 위험에 노출된다. 위험을 줄이도록 국가, 기업,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고 군대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면서 "보안과 안전 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귀찮을 정도로 반복된 훈련이다. 반복되지 않으면 머리로는 알지만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며 훈련의 중요성을 들었다.

또 다른 로켓 관계자는 젊은 근로자의 사고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한화에도 안전 매뉴얼이 있을 것이다. 신입 근로자가 투입됐다고 들었는데 보다 좀 더 훈련된 인력이 함께 참여해 진행하는 절차도 요구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화 대전 공장의 사고 원인으로 환경안전팀 홀대를 꼽고 있다. 12명으로 구성된 환경안전팀 중 사업장의 유해·위험물질을 취급하는 노동자를 담당하는 관리자는 1명으로 실질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14일 한화 대전공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18일부터 한전보건공단,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합동감식과 현장 관계사 소환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확인 중이다. 또 추가적인 위험 요인 개선을 위한 특별감독도 실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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