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인하대 교수, 아시아 대학 첫 NASA 공동 연구프로젝트 개시
NASA 측 "공동연구 최적 파트너, 우주과학 새로운 기회 될 것"
김주형 교수 "프로젝트 성공핵심 '자율연구'···우주기술 상용화 플랫폼 만들겠다"

김주형 인하대 교수가 NASA에게 공동연구 러브콜을 받았다. 인하대와 NASA는 인천 송도신도시에 공동연구소를 오픈하고 '헬리오스 프로젝트'에 필요한 연구개발을 시작한다.<사진=김지영 기자>
김주형 인하대 교수가 NASA에게 공동연구 러브콜을 받았다. 인하대와 NASA는 인천 송도신도시에 공동연구소를 오픈하고 '헬리오스 프로젝트'에 필요한 연구개발을 시작한다.<사진=김지영 기자>
"인천 송도 신도시에 아시아 최초 NASA-인하대 공동연구소가 문을 열게 됐습니다. 이 연구소를 전면 오픈할 것입니다. 다른 연구기관의 연구진이 함께 들어와 일하고 기업도 참여하는 등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김주형 인하대 교수)
 
 "한국 교수팀이 보유한 기술이 NASA 미션에 적합한지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 가능성을 봤습니다. 우리의 협력이 항공우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융합 촉진이 되길 희망합니다."(최상혁 NASA 랭글리연구소 수석연구원)
 
인하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아시아 최초로 공동연구소 'NASA-인하IST(이하 IST)'를 연다. 위치는 인천 송도신도시다. 오는 10월 송도지식정보단지에 착공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하대와 NASA 연구진은 인천 산학융합지구와 연계해 ▲NASA의 항공우주 연구개발 체계 도입 ▲심우주 탐사용 시스템 요소 기술이전을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한국 연구자는 김주형 인하대 기계공학과 교수. NASA에게 공동연구 러브콜을 받은 과학자다. 그는 NASA 계획 중 하나인 '헬리오스 프로젝트'에 참여해 공동연구개발을 한다. 헬리오스 프로젝트는 2030년 이후 태양풍 등을 이용해 심우주 탐사하기 위한 탐사체 개발이 핵심이다. 김 교수는 가볍고 견고한 탐사체 날개 개발에 주력한다. 인천 송도 신도시에 마련되는 공동연구소에서 해당 연구가 추진될 계획이다.

인하대에 임시 마련된 국제공동연구센터는 송도 신도시에 건물이 완공되면 이전할 예정이다.<사진=김지영 기자>
인하대에 임시 마련된 국제공동연구센터는 송도 신도시에 건물이 완공되면 이전할 예정이다.<사진=김지영 기자>
인하대는 이 연구개발을 지지하기 위해 지난 4월 초 아시아 대학 최초로 NASA 랭글리 연구소와 우주개발 공동협약(SAA:Space Act Agreement)에 합의했다. 이로써 NASA는 기관 대 기관으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IST는 인하대 한켠에 마련됐지만 인천 송도 신도시에 건물이 완공되면 이전할 예정이다.
 
김주형 교수를 인터뷰 한 날, 마침 인하대에는 이 연구를 제안했던 최상혁 NASA 랭글리연구소 수석연구원과 그의 동료 로버트 브라이언트 NASA 랭글리연구소 책임자가 방한했다.
 
최상혁 수석연구원은 "우리의 미션에 김주형 교수팀이 보유한 기술이 적합한지 아닌지를 NASA가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했다"며 "결론은 인하대는 우리와 공동연구에 적합한 파트너라는 것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우주과학의 새로운 기회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당 분야 독보적 존재...NASA측 연구 가치 높게 판단"

NASA는 헬리오스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2030년 이후 태양풍 등을 이용해 심우주 탐사하기 위한 탐사체 개발이 핵심이다.<사진=NASA 랭글리연구소 영상 캡쳐>
NASA는 헬리오스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2030년 이후 태양풍 등을 이용해 심우주 탐사하기 위한 탐사체 개발이 핵심이다.<사진=NASA 랭글리연구소 영상 캡쳐>
NASA가 김주형 교수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김 교수팀이 보유한 머리카락 10분의 1수준도 안되는 얇은 박막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배경이 됐다. 김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박막을 펼쳤을 때 지지할 수 있는 초경량 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NASA는 이 소재를 활용해 탐사체의 날개를 만들 계획이다.
 
2009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한 김 교수는 동료 연구자들과 우주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어 보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NASA 최상혁 수석연구원과의 연결고리도 생겼다.

사실 최상혁 수석연구원은 인하대 출신으로 고체연료로 3단 추진로켓(IITA-7CR)을 국내 최초로 쏘아올린 인물이다. 그 연구과정에서 폭발사고로 오른손을 잃었지만 미국 유학 이후 NASA 랭글리 연구소의 최고 위치까지 올랐다.
 
미국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최상혁 수석연구원은 미국에 있으면서도 고국의 우주항공 발전을 위해 장거리 비행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인하대 연구자들과 스킨쉽, 학생 대상 강의 등을 했다. 그러나 기관 간 공동연구는 인연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NASA 관계자는 김 교수의 연구내용을 듣고 몇 차례 한국을 찾았다. 인하대 외 항공우주를 연구하는 정부·민간연구소를 찾았고, 결과적으로 김주형 교수팀이 가진 기술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가능성을 인정받기까지 1년 7개월이 걸렸다.

최상혁 NASA 수석연구원은 미국에서 오랜시간 연구생활을 하면서도 고국의 우주항공발전을 위해 자주 한국을 찾는다. <사진=김지영 기자>
최상혁 NASA 수석연구원은 미국에서 오랜시간 연구생활을 하면서도 고국의 우주항공발전을 위해 자주 한국을 찾는다. <사진=김지영 기자>
 김주형 교수는 "우리 자료를 NASA, 미국 국무성 등에 전달 후 법률적인 검토를 거쳤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 3월 22일 NASA로부터 최종 연구승인을 받아 공식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상혁 교수도 "대학이 접촉한다고 NASA가 일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공동연구인만큼 서로에게 득이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김주형 교수는 해당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만큼 독보적인 존재라고 판단,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프로젝트 성공 유무 '자율적 연구환경'에 달렸다
 
 "프로젝트 성공 유무? 생각하는 관념이 달라져야 한다. 주어진 것을 많이 아느냐보다 자유분방함과 생각의 추구 속에 창의력이 분발되도록 하는 연구 분위기가 프로젝트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최상혁 NASA 수석연구원)
 
최상혁 수석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연구현장의 자유분방함을 강조했다. 알고 모르느냐에 치중한 연구로는 선도적 연구그룹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것 중 하나가 예술이다. 예술은 공부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보다 자유분방함 속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생각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다 보니 성공을 하게된 것"이라며 "반면 대학교육은 아느냐 모르느냐에 치중해 있다. 지금까지 남을 따라하는 연구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창의력을 분발할 수 있는 자유분방함이 연구 분위기에 녹아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NASA는 30년 후에 쓸 연구를 한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한 세대를 앞질러야 한다"라며 "우리의 교육도 이제 미래를 내다보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기회가 항공우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뿌리내려 한국사회와 부모들의 생각을 개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IST가 그런 준비를 시켜나가는 선구자 역할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과학자들의 소통이 과학발전으로 이어진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우리나라 젊은 연구자들에게 논문을 쓰라고 하면 잘 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연구자들이 인류에게 이익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지식확장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것"이라며 "일반인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과학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리가 그런 사명감을 갖고 즐기며 알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 "IST, 산학연 모든 기관의 연구소 될 것"

(왼쪽부터)최상혁 수석연구원, 김주형 교수, 로버트 브라이언트 박사.<사진=김지영 기자>
(왼쪽부터)최상혁 수석연구원, 김주형 교수, 로버트 브라이언트 박사.<사진=김지영 기자>

  "IST는 나사와 인하대를 위한 연구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 대학 기업들이 연구소에 들어와 함께 일하며 우주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큰 플랫폼이 되길 원한다."(김주형 교수)
 
김 교수는 2015년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에 방문해 놀란 점이 있었다. CERN의 책임연구원이 연구원을 방문한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이었다. NASA방문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연구자들 견학에서도 감추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연구성과들을 보여주며 공동연구의 가능성을 계속 묻고 논의했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는 IST가 선진국의 연구소처럼 산학연에 개방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는 연구소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송도에 IST가 마련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인천시가 송도를 항공우주 연구개발 단지로 조성해 항공정비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송도신도시에는 ▲연세대 ▲한국뉴욕주립대 ▲유타대 ▲겐트대 ▲인천대학교 등이 위치해있으며, 인근에 서울대 공대가 입주를 대기하고 있다. 인천남동공단에는 기계와 항공부품 등을 제작하는 기업들도 포진해 있다.
 

김 교수는 "IST는 NASA와 인하대만의 연구조직이 아니다. 주변 대학, 기업들이 들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큰 플랫폼이 되어 서로 윈-윈하는 연구소가 될 수 있도록 전면 오픈하겠다. 함께 우주기술 상용화를 이루자"고 한국 과학계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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