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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분류, 혼잡 피하는 기계 등···"AI로 산업 문제 해결"

인공지능 연구자 모임 'AI 프렌즈', 제3차 정기세미나 13일 개최
장영재 KAIST 교수·선경호 기계연 박사, 산업용 AI 연구 소개
#의류 브랜드에서 만든 수백여 종의 신상품들이 전국 수백 개 매장으로 출고를 준비 중이다. 이때 인공지능 기술은 한 매장에 비슷한 색상이나 디자인의 옷이 몰리지 않도록 수학적으로 계산해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공장의 천장에는 웨이퍼를 실어나르는 택시 역할을 하는 기계들이 돌아다닌다. 공장에는 기계가 수천 대 있지만, 교통체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기계에는 스스로 교통이 원활한 길을 찾아가는 알고리즘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동화가 불가능했던 산업 현장의 시스템을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한 국내 연구 사례들이다. 기계를 학습시키자 사람이 수많은 분류를 하거나, 기계의 고장을 일일이 처리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고 시스템 효율이 올라갔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모임 'AI 프렌즈'는 지난 13일 산업 현장에 활용되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KAIST에서 제3차 정기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제조·물류 산업 현장에 쓰이는 AI, 영상을 보고 기계의 고장을 진단하는 AI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장영재 KAIST 교수는 인공지능·빅데이터를 물류·패션·제조·자율주행·스포츠 산업에 적용하는 협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 교수의 연구실 철학은 '연구 주제는 산업 현장에서 찾는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연구를 한다' 등이다. <사진=한효정 기자>장영재 KAIST 교수는 인공지능·빅데이터를 물류·패션·제조·자율주행·스포츠 산업에 적용하는 협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 교수의 연구실 철학은 '연구 주제는 산업 현장에서 찾는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연구를 한다' 등이다. <사진=한효정 기자>

장영재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의류 분류 시스템에 AI를 접목한 사례를 공유했다. 

연구팀은 4년째 국내 모 의류 회사와 함께 수백여 종의 의상 스타일을 각 매장에 겹치지 않게 배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부 매장에서 비슷한 디자인의 옷이 쏠려 매출에 차이가 벌어지는 문제 제기가 연구의 시작이었다.

장 교수는 "AI, 강화학습, 수학적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다양하고 많은 의류를 자동으로 분류했다"며 "과거 수동으로 하던 분류 과정 전체를 자동화시킨 좋은 사례라고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공장의 장비에도 AI를 적용했다. 반도체 공장에는 웨이퍼를 공장 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OHT(Overhead Hoist Transport) 기계들이 있다.

기존에는 OHT가 정해진 길을 따라 이동하다가 특정 구간에서 정체되면 엔지니어가 직접 처리했다. 그러나 '당일 배송' 등 많은 물류를 빠르게 처리하는 서비스를 위해 수천 대의 OHT가 도입되면서 엔지니어가 감당하기 힘들게 됐다.

장 교수팀은 기계의 '자동화'에서 나아가 기계의 '자율화'를 해결 방식으로 제시했다. 그는 "노선에 교통 체증이 생기면 기계가 능동적으로 더 좋은 길을 찾아가고 서로를 피해 가는 'q-learning'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방식보다 시스템 성능이 월등히 향상됐다"고 밝혔다.

장 교수팀은 이미지 인식 강화학습 기술을 통해 상품 속성을 분류하고 수학적 최적화를 기반으로 매장-상품 배분 모델을 개발, 상품 배분 시스템을 구축한다. <사진=장영재 교수 홈페이지>장 교수팀은 이미지 인식 강화학습 기술을 통해 상품 속성을 분류하고 수학적 최적화를 기반으로 매장-상품 배분 모델을 개발, 상품 배분 시스템을 구축한다. <사진=장영재 교수 홈페이지>

장 교수는 산업 현장 방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책상에 앉아서 누가 던져주는 데이터를 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문제도 현장, 답도 현장에 있다는 것을 연구 규칙 1번으로 삼는다"며 "연구원들이 현장 사람들과 인터뷰를 자주 한다"며고 말했다.

그의 철학은 학부생 수업에도 반영됐다. 장 교수는 레고로 배우는 AI 수업을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공장이 없으면 공장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체험하게 해주자는 생각에서다. 학생들은 오류가 숨어 있는 레고 공장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수치로 발표하고, 레고를 고치는 과정을 한 학기 동안 수행한다.

장 교수는 "AI 자체를 연구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AI의 특성을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해 산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선경호 기계연 박사는 기계 시스템의 안전, 진동, 소음 등을 연구한다. <사진=한효정 기자>선경호 기계연 박사는 기계 시스템의 안전, 진동, 소음 등을 연구한다. <사진=한효정 기자>

선경호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AI로 기계의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고장 난 배관 영상을 보여주며 "문제가 생긴 기계는 미세하게 떨리는데, 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다음 진동을 진폭 시키면 엔지니어가 고장 난 부위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 박사는 사람 대신 미묘한 진동을 알아내 기계를 진단하는 AI 기술을 연구한다. 그는 "기계 장치 고장에 관한 데이터를 얻기 어려워 실험실에 현장과 유사한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연구 중"이라며 "앞으로 단순한 진동뿐만 아니라 질량 불균형, 축정렬 불량, 베어링 결함 등을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진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프렌즈는 인공지능에 관심 있는 연구자들이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모여 정보를 교류하는 모임이다. 다음 모임은 이달 20일 대전테크노파크에서 있을 예정이다. 참가 문의는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yoyogo@gmail.com)에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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