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이강석·배지현 중앙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서로 다른 종류의 rRNA에 의한 단백질 합성 조절이 패혈증을 유발하는 비브리오균의 생존 비결임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각 생명체는 가장 적합하게 진화한 한가지 종류의 rRNA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rRNA는 생물 종마다 특이적·진화적으로 잘 보존돼 있다. 지금까지 rRNA는 mRNA로부터 단백질을 합성하는 단순한 중간연결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말라리아, 방선균, 비브리오균 등의 병원성 세균에서 여러 종류의 변이 rRNA가 발견됐고, 이들의 기능·역할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변이 rRNA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온도변화, 영양결핍 등의 환경변화에 대응한다는 '신개념 생존원리'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비브리오 균에서 가장 변형이 심한 rRNA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변이 rRNA는 일반 rRNA가 표적으로 하지 않는 특정 mRNA를 표적으로 했다. 이를 통해 변이 rRNA가 선별적으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하나의 생명체에 다양한 rRNA가 존재하는 이유에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했다. 또 rRNA가 환경변화에 맞춰 필요한 mRNA를 선별한다는 '신개념 유전자 발현 조절 원리'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세균을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해, 변이 rRNA의 선별적 단백질 합성이 보편적인 생명활동임을 정립할 계획"이라며 "병원성 미생물의 예방·치료에 필요한 새로운 표적 생체분자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지난 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