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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통사]농업공학은 40년 한우물 파기

글: 이순석 ETRI 박사
이번 148차 새통사 모임은 2019년 새해 첫 모임이었다. 새해 첫 모임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보통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걸어오신 김성태 한국과기산업 대표님을 모셨다.

김 대표님은 아프리카 농업이라는 '큰 뜻'을 심고 계셨다. 아프리카는 오랜 시간동안 서구 열강들의 식민생활로 거의 모든 것을 빼앗겼다. 우리의 생활 기준에선 거의 모든 것을 차근 차근 채워 나가야 할 갈 길이 먼 곳이다. 그렇기에 세상 사람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백지와도 같은 존재를 발견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김성태 대표님을 '우리나라 농업생명공학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인것 같다. 김 대표님이 이끄는 한국과기산업은 일종의 식물조직배양시설 플랜트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40여년 동안 한우물을 파며 생명과학 분야를 살아있게 하는 단계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는 것이 확인된다. 

특히, 독자적으로 완성한 인공환경제어시스템인 '가우즈(GAOOZE) 콘트롤러'는 원하는 환경의 구현, 외부 자연환경 조건 적용, 도시형·빌딩형 식물공장 운용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과기산업 글로벌 블루오션 창출의 핵심적인 전략무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 !

김 대표님은 강연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자신이 살아오신 길을 나누는데 할애 했다. 자신의 현재 삶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치부와도 같은 자신의 지난 삶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의 삶은 '4번의 창업과 3번의 실패'라는 말 속에 함축돼 있는 듯하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 Lee Frost, 1874~1963)의 가지 않는 길(The road not taken)을 접하며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했다. 싯 귀와 똑같은 운명을 맞이 했다는. 

정현종 시인께서 그 구절을 이렇게 번역했다.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그는 40여년 동안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끊임없이 추구해왔다. 그 길에 진정을 다해 진실되게 살아왔음을 느낀다. 아직도 그는 20여억원의 빚을 안고 살아간다고 한다. 그런데 그 채권자들이 모두 그가 쓰러졌을 때 일으켜 세워주셨던 분들이라고 한다. 모두 김 대표님의 진실함을 인정해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세상의 필요를 읽어내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궁금증이 일면 세계 어디든 직접 눈으로 보고 코로 맡고 손으로 만지며 해결해 왔다고 한다. 필요가 잠에서 깨어날 때 그의 준비는 빛을 발한다. 진정한 주인의 삶의 모습이다.

20년의 '씨감자 생산기술 확보'준비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알제리 국빈방문을 계기로 세상에 빛을 볼 기회를 잡게 된다. 씨감자 생산플랜트의 성공적인 건설로 알제리에서 한국과기산업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동시에 소형트랙터, 농자재, 작물보호제, 작물영양제 등 한국 농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이끌어내게 된다. 

한번 구축된 좋은 이미지는 알제리와 사하라 사막 한 가운데에 새우양식장 플랜트 건설 수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런 신뢰를 통해 에티오피아 씨감자 플랜트, 세네갈 벼육종 플랜트, 우간다, 가나 등에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Korean Knowledge Sharing Program의 컨설턴트로 활약하며 다양한 한국농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돕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님의 말씀은 단호했다. 한 우물을 파지 않는 자에게 기회는 존재할 수가 없다. 한 우물을 파는 행위는 오롯이 자신의 결정에 달렸다. 깊이 판 우물은 분명 지연된 보상이 따르기 마련이다.

한 우물을 파는 길은 남들이 걸어가는 보통의 길이 아니다. 그 길은 분명 남들이 걸어가지 않는 길임에 분명하다. 또한 오로지 주인만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끝까지 책임져 줄 인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때론 넘어지고 깨질지라도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는 주인의 주변에는 언제나 조력자가 있기 마련이다.

김 대표님은 새로운 땅을 여행하며 조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소중한 시간과 귀한 공간에서 잠을 자는 행위는 참된 주인의 모습이 아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폐부를 쑤시고 들어온다.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언젠가 기사에서 읽었던 케냐의 영 소셜리스트 리그 활동가 프레드릭 카수쿠가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아프리카가 하나의 나라인지 질문한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아프리카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프리카가 두 번째로 큰 대륙이고 인구도 12억 정도로 두 번째로 많은 곳이며 54개 국가가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아는가. 아프리카가 블루오션으로 다가오게 하려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아프리카를 이해하는 준비이지 않겠나 싶다.

◆아프리카에서 발견하는 익숙한 모습

아프리카는 1885년 베를린회의로 7개의 유럽열강들에 의해 철저히 쪼개져 식민지배를 받았다. 2차 세계대전과 소련·미국의 부상은 아프리카를 독립국으로 자리 잡게 했다. 그러나 양상을 들여다보면, 모습만 바뀌었을 뿐 새로운 모습의 식민시대를 연상케 한다. 미국·러시아·중국의 대리 통치세력인 독재세력에 지배받는 신식민지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김 대표님께서도 아프리카의 미래에 고개를 갸웃한다. 오랜시간 그들을 가까이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스스로 일어설 의지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100조 규모의 공적개발원조가 아프리카 자립과 지속가능성 확보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힘들다. 뜻있는 소수는 독재세력의 힘 앞에 가로 막혀 있고, 일반 국민들은 무기력하다.

김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며, 아프리카와 출연연의 모습이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들도 닫혀있고 우리도 닫혀있다.

닫혀있음은 새로운 자극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 자극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사유를 행하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 사유를 행하지 않는 것엔 새로운 추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새로운 추상이 없는 곳엔 새로운 개념이 싹트지 않는다. 새로운 개념이 없는 곳에 새로운 뜻이 세워질리 만무하다.

김 대표님의 삶은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필요를 찾아 움직인다. 끊임없이 새로운 필요의 완성을 위해 새로운 필요를 찾아 움직인다. 그 움직임 속에서 뜻하지 않는 새로운 필요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다.

그렇게 만난 기회와 자신이 갖춘 핵심 역량을 맞춰본다. 맞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 또 그 부분을 찾아 떠난다. 그 떠남은 새로운 뜻의 이행이다. 모두가 남들이 걸어가지 않는 길이다. 김 대표님은 그 길속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음을 몸으로 체득하신 듯하다.

아이들도 예사롭지 않게 키우셨다. 학교에서 책보는 시간보다 외국에 여행하는 시간을 더 장려하고 지원했다고 고백한다.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기억들이 무수히 쌓여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남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앎이 아니다. 땅 위에 남들이 걸어가지 않는 길이 있다면, 머릿속에 남들이 갖지 못하는 기억과 알지 못하는 관계가 있다. 그것은 새로운 자극 입력에 다른 출력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곧 창의력이다.

아프리카의 수많은 사람들은 닫힌 공간에 살면서 다른 시공간 기억들과 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렇게 일어나지 않는 생각들은 김 대표님의 머릿속엔 수없이 일어난다.

김 대표님의 자제분들도 그러한 것 같다. 그들은 창의력이 힘이 되는 지금의 시간에 이미 자생력을 갖췄다. 자생력을 갖춘 이에게 새로운 기회가 항상 존재하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가 당장 행해야 할 것은 문을 열어 제치는 것이다. 기존의 판이 줄어들고 위태함을 느끼는 지금 과감히 문을 열어 제쳐야 한다. 세상의 필요를 인지하고 우리들의 핵심역량으로 채워 나가야 한다.

지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부지런히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함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노력만이 남아있다.

◆진정한 블루오션 개척을 위하여 !

이집트, 누비아, 스와힐리 등의 고대문명이 존재했던 아프리카는 유럽열강들에 철저히 유린됐다. 모든 자원은 그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수탈 당했다. 수모의 땅 아프리카는 지구촌 차원의 전체적인 성장, 평화,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분명한 아킬레스다.

그들을 돕는 길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그들이 세계경제생태계 속에서 당당한 무역 주체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제일 시급한 것은 아프리카 전문가 양성과 현지인의 인력양성이다. 아프리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초 인프라 건설이 필수다. 우리가 그리는 설계도에 그들이 스스로 건설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리가 경제입국 초기에 했던 모델 그대로다. 그들의 찬란했던 문화·역사를 가르쳐 상상력 확장에 도움 되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만 한다.

한국의 경제발전경험 공유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경쟁력이 인정된다. 그들에게 유럽과 같은 축적된 아날로그 힘이나 미국과 같은 거대한 자본력을 기대할 수 없다. 중국과 같은 막강한 인해전술도 기대할 수 없다. 폐허의 나라에 70년 압축성장의 모델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그러나 KSP도 아프리카에 맞게 수정될 필요가 있다. 압축성장 규모의경제실현 방법론은 피할 수 없을지라도, 대기업 중심 압축성장이 낳은 폐해를 답습하게 할 필요는 없다. 공공자산 활용에 철저한 반대급부 회수 모델을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미래는 우리나라가 압축성장 시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가 예상된다. 이른바 실공간과 사이버공간이 밀결합하는 CPS(Cyber-Physical System)경제시대다.

선진 열강은 이미 CPS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갖추고 과거 대항해시대와 같은 질풍노도 질주를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민간자본이 뭉치지 못하고 공공자본과 힘을 합치지 못하는 실정이기에, 분명한 자각이 앞서야 한다.

미래 세상 변화의 핵심은 가까워짐에 있다는 생각이다. 시간, 공간, 개념, 관계, 느낌적으로 가까워지는 새로운 세상이 다가온다. 가까워지는 세상의 다이내믹스는 지금의 것과 비교하기 어렵다. 다이내믹스 소화를 위해 변신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가까워진다는 것은 경계가 흐려진다는 것이다. 경계의 희미함 끝에는 경계의 파괴가 존재한다. 마치 인간 감각의 연합령과 유사하다. 감각의 연합력에서는 다양한 감각기관으로부터 입력되는 감각들이 동일한 신호형태로 결합된다. 이를 통해 감각세계에서 감지할 수 없는 새로운 관계들이 정의된다.

새롭게 정의된 관계들은 역으로 기존의 감각들을 새롭게 재구성해야만 한다. 최적의 재구성 학습이 필요하다. 실 시공간에선 불가능한 일들이 많을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아직 CPS시대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 정의작업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대표님의 한국과기산업에서 완성한 Gaooze Controller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힌트에 새로운 지식을 더해 새로운 인프라 정의작업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겠다.

아프리카는 분명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자 블루오션이 숨겨져 있음이 감지된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부처의 전향적 개편도 필요할 것 같다.

국토교통부의 임무가 한반도 균형개발이라면, 지구촌 전체의 균형개발을 임무로 하는 지구개발부의 신설도 상상해볼 수 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해외 직접투자정책을 관장하는 부처가 생겨야 될 경제규모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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