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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vs 토건' 예타면제, 과학계 때린 메시지는?

[기자수첩]미래는 과학기술 기반, 과학계 역할과 각 분야 협력 요구 점점 커져
과학계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시민의식도 강조 돼
광주 인공지능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전북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 전남 수산식품 수출단지,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등.

정부가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면제 사업 23개를 선정했다. 국민의 세금인 24조원 예산이 지역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타당성 여부를 생략한채 지역 사업에 투입된다.

혹자는 지역별로 안배된 사업을 두고 총선을 앞둔 선심성 나눠주기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지적은 차치하고 예타 면제 사업만 놓고 보자.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은 광주시의 인공지능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이다. 예산은 1조원에서 4000억원으로 감액됐지만 광주 지역에서 거는 기대가 높다. 이를 통해 광주를 인공지능 산업융합 집적단지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지역 발전 전략을 미래 혁신 성장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광주시는 인공지능연구원 설립부터, 산학연 연구 협업체계를 구축해 인공지능 R&D, 시험·인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 기술 인프라 조성과 인재양성, 기업 유치로 그야말로 인공 지능 메카로 이끌겠다는 의지다.

이에 비해 대전시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예타 사업이 선정됐다. 예산은 7000억원 규모다. 23년간 표류됐던 지역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며 일부에서는 환영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인공지능, 자율자동차, 로봇, 공유경제 등 4차 산업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속에서, 과학도시로서 미래를 준비한 사업인지 의문이 든다는 관점에서다. 모두들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데 대전시는 90년대를 향해 역행하고 있다는 누군가의 지적도 무리가 아니다.

대전시는 특히 과학도시로서 국가연구개발 집적지로 불린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된 과학기술 중심지로 연구인력과 연구개발비가 집중 투자되는 곳이다. 연구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도 있지만 일단 인력과 인프라, 예산이 삼박자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다른 지역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처럼 장점을 갖췄음에도 대전시는 과학기술 기반 사업을 기획해 내지 못했다. 최고의 과학기술 인프라와 인력을 옆에 두고도 미래를 견인할 가치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이는 지자체만의 손실이 아니다. 지자체는 물론 국가, 과학계에게 손해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의미다.

광주는 어떻게 미래 성장 동력 사업 제안이 가능했을까. 지자체와 과학계의 협력이 밑바탕을 이뤘다. 지역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놓고 지자체와 광주시에 위치한 과학기술 요람 GIST(광주과학기술원)가 적극 나서서 협력하며 고민을 같이했다. 그러면서 미래 동력 키워드로 인공지능을 탄생시켰다. 앞으로 인공지능 메카하면 광주시가 인식 될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지역과 과학계의 협력을 통한 지역 발전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실리콘밸리는 세계 첨단 기술 기업과 인력, 자금이 집중된 곳이다. 실리콘밸리가 포도주 생산지에서 첨단 기술 집적지로 되기까지는 스탠포드 대학을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의 영향이 컸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기업들이 몰리면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외지로 떠났던 인재들도 실리콘밸리에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

대덕연구단지는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형님격인 KAIST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을 보유한 곳이다. 출범 초창기에는 산업발전이라는 기치아래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연구에 집중하며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했다. 지금도 연구개발 성과를 통해 기업과 산업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전 지역의 예타 결과를 보면 얼마나 지역민들과 소통했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

광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예타 면제 사업들이 도로와 철도 건설이다. 자율차와 블록체인, 로봇,우주, 바이오 등등 숱한 미래 기술들은 종적을 감추고 구시대 유물이라는 토건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렇게 된데는 과학자들도 고민을 해야 한다. 하나의 사업이 형성되기까지는 숱한 축적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반인들에게 미래 기술이 상식이 되도록 과학계에서는 끊임없이 발신해야 했다. 과연 그러했는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과 인류의 발전은 궤를 같이한다.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류의 삶도 달라지며 과학이 일상 생활속으로 깊숙히 들어오고 있다. 미래 역시 과학기술 기반의 삶이다. 인간과 과학기술 접목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과학계에 요구되는 역할도 커지는 구조다.

앞으로 과학계와 각 분야의 협력도 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협력은 수동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각자가 주체적으로 나설때 가능하다. 이처럼 주도적 사회참여와 시민의식 속에서 서로 협력을 해 나갈때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미래 성장을 이끌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이번 정부 예타 면제 사업을 통해 과학계와 지자체가 반면교사로 삼고 가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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