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상과학원·국립환경과학원, 전북 군산 서해 상공서 인공강우 실험
구름 위에 요오드화은(Agl) 3.6kg 살포···"비 관측 無, 정밀 분석 예정"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한 실험에서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에 참여한 기상청 관계자는 "전남 영광 부근에서 약한 이슬비를 관측했지만, 인공강우 때문인지는 추후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원장 주상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25일 전북 군산에서 100여km 떨어진 서해 상공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실험은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방법으로 인공강우를 꼽으며 전폭 추진됐다. 미세먼지가 물에서 분해될 수 있는 특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공강우는 구름 입자를 응축하는 '요오드화은'(Agl)을 뿌리면 구름 속 수분이 요오드화은에 달라붙어 수분이 커지는 성질을 활용한다. 요오드화은과 수분이 결합하면서 눈송이가 생성되고, 무거워진 눈송이가 떨어지면서 비가 되는 것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려면 시간당 10mm 이상 비가 내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실험에서는 기상 항공기가 구름에 들어가 물방울의 입자 크기와 분포 규모를 체크한 뒤 오전 10시경부터 구름 위에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씻어내릴 비는 내리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요오드화은 살포 후 2시간쯤 후 약한 이슬비를 관측했지만 추후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실험 결과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한 달 뒤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곳곳에서 인공강우 시설을 갖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고 있지만,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다량의 요오드화은 살포는 부작용을 만든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요오드화은 등 응결핵이 토양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당장 효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면 많은 강수량을 낼 수 있다"며 "인공강우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해 약 15회의 인공강우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인공강우 실험에 대한 중간 결과 발표가 28일에 있을 예정이며 한 달 후에는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을 종합한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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