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창닫기

"탈원전 한국 실정에 안맞아···원전 無국가도 건설 추진"

美 아르곤국립연구소 장윤일 석학연구원 KAIST서 특별 강연
"한국은 독일처럼 전력 끌어쓸 곳 없어···원전 없던 30개국 원전 건설 추진"
원자로 고장 시 5차 걸쳐 안전시스템 작동, 발전 단가 태양광에 4.6분의 1
장윤일 美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연구원이 25일 KAIST에서 '세계 원자력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사진=김인한 기자>장윤일 美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연구원이 25일 KAIST에서 '세계 원자력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사진=김인한 기자>

"한국은 위치상 부족한 전력을 해외에서 수급하기 어려운 폐쇄적인 전력 시장이다. 환경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는 태양광·풍력 에너지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하긴 어렵다."

미국 최초의 국립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한국인 연구원이 탈원전 정책의 한계를 이같이 지적했다. 장윤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연구원이 25일 KAIST를 찾아 '세계 원자력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장 박사는 이 자리에서 원자력의 경제성·안전성을 근거로 제시하며 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장 박사는 "세계 인구 증가세를 볼 때 2050년에는 지금보다 약 2.5배의 전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러한 전력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한국은 에너지 수급 방법을 고를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자력은 미세먼지를 포함해 대기 오염과 온실가스 발생이 없고, 원자재·토지 사용이 적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린 독일이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들었다. 장 박사는 "독일은 지난 5년간 약 200조 원을 투자해 대규모 풍력·태양광 발전을 건설했지만 초과 전력은 프랑스로부터 끌어 쓴다"며 "풍력·태양광은 20~25%의 시간에만 전력을 생산해 에너지 출력 변동이 크고, 전력 저장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풍력·태양광은 일정하지 않은 출력 때문에 전력을 생산하지 않는 시간은 대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독일은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전력을 대체하는데 화력 발전소는 에너지 생성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장 박사는 "독일이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으면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장 박사는 세계적인 추세는 탈원전이 아닌 원전 유지·건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10년 동안 중국과 다른 19개국은 10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라며 "원전이 없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30개국도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가 이어지게 된 배경이 원전의 안전성·경제성 때문이라는 게 장 박사의 설명이다.

에너지별 구입 단가와 발전 효율. <그래픽=김인한 기자>에너지별 구입 단가와 발전 효율. <그래픽=김인한 기자>

그는 "1톤의 핵분열은 350만 톤의 석탄 연소와 동등한 에너지를 생산한다"며 "원자력 발전 단가는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할 수 없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자로에 문제가 생기면 1~5차 안전 시스템이 작동한다"며 "한국형 원전은 안전성·경제성을 인정받아 원전 수출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탈원전 정책에 가로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며 체코 등 해외에서 원전 세일즈를 하는 상황에 대해선 "언어 도단"이라고 비판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을 위해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과 고속로 개발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장 박사는 "사용후핵연료에 있는 반감기(방사성붕괴를 통해 방사능의 양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걸리는 기간)가 긴 원소를 추출해 고속로에서 연소시키면 방사성 폐기물 유효 수명이 3만 년에서 300년으로 줄어든다"며 "앞으로 고속로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원전 기술 선도국이 될 것이다.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탈원전 정책을 제고하는 강력한 국가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며 조언을 덧붙였다.

"한국이 원자력 선도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30여 년 전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80년대 기술을 배우러 간 이들이 현재 기반을 닦아준 것처럼 30~40년 후 미래 세대를 생각해야 할 때다."
김인한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