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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호 원장 "우주 진출 가속화, 민간 우주시대도 대응"

[인터뷰]취임 1주년···시험발사체 발사 등 여러 이슈 성공적으로
항공·우주분야 급변···조직 개편, 연구원 체질 개선 주력
누리호 본발사까지 최선···"대덕 성원에도 감사"
"각국의 우주 진출이 치열하다. 미국과 중국 등 우주 강국들이 우주 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항우연의 역할은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과 전략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내적으로 민간기업과 협력하고 외적으로 우주탐사 분야에 우리도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제 공동 연구를 적극 모색 중이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임철호 원장은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가야할 방향으로 이같이 강조했다. 

항우연은 지난해 누리호 시험발체부터 천리안2A호 위성, 차세대소형위성까지 세차례 우주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임 원장은 연이은 성공의 공을 임·직원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임 원장은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각각 발사를 앞두고 연구자는 물론 항우연 구성원 모두가 마음을 졸였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1월 28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시험발사체의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 7위권의 엔진 개발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우주 독립국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항우연의 낭보에 대덕의 출연연, 기관 등 과학계는 물론 인근 주민들도 플래카드를 걸며 기쁨을 함께했다. 지난 4일에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과학기술인·방송통신인들도 신년인사회에서 시험발사체 성공을 주요성과로 언급하며 축하했다. 

새해를 맞아 대덕넷과의 인터뷰에서 임 원장은 "올해도 여러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우주 개발 패러다임 전환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연구원의 체질 개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면서도 오는 2021년 누리호 본발사 성공까지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길애경 기자>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길애경 기자>

◆취임 1년···"연구원 체질 주력하며, 항우연 역할 고민"

올해는 항우연 설립 30주년이다. 1989년 10월 10일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개소한 이래 경항공기 개발, 과학로켓 발사, 다목적실용위성 발사, 나로호 발사,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까지 항공우주 전문연구기관으로서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

항우연은 우주개발기본계획에 따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공위성, 발사체, 항공기와 같은 시스템 개발을 수행 한다. 그러나 3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역할과 미션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선진 우주 강국에서는 시스템 개발을 기업에 이전하고, 연구원은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우주탐사가 국제협력 프로젝트로 활발히 이뤄지면서 이에 대한 참여도 요구된다. 달 우주정거장(Deep Space Gateway) 등 새로운 우주 개발 투자와 함께 스페이스X로 촉발된 민간우주시대(New Space)를 이끌 민간 산업체 발전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임 원장이 취임 이후 미래를 위한 조직 개편과 연구원 체질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일부 조직 개편을 완료했고, 12월말에는 간부들과 워크숍을 통해 기관 차원의 중장기 연구 사업 예산 계획안 발표·공유, 조직 효율화 방안 토론도 진행했다. 

임 원장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항우연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핵심기술과 전략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우주탐사와 같은 새로운 분야의 국제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항공우주에 접목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민간 산업체 육성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이미 다목적실용위성 3A호 개발 시 민간 산업체를 참여시켜 본체 개발 기술을 이전했다.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으로 국내 산업체가 위성 개발 기술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만 항공우주 기술의 산업체 이전에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민간 분야에서 기술적 성숙도나 역량 확보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은 인력확보나 수익성도  고민해야 하므로 성급한 기술이전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 원장은 "항우연은 항공우주개발 전문기관으로 민간 산업체를 육성하는 정부 시책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항공우주 산업계의 역량이 확보될 때까지 전반적인 기술 지원을 할 계획"이라면서 "기술을 단계적으로 이전하면서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개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항우연은 앞으로 산업체에서 아직까지 자립화하기 어려운 기술, 산업 경쟁력이 낮은 기술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항우연은 기술이전과 함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우주 분야 개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989년 10월 10일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개소한 이래 올해 30주년을 맞는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989년 10월 10일 한국기계연구소 부설 항공우주연구소로 개소한 이래 올해 30주년을 맞는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본발사까지 성공적으로, 우주청 설립도 필요"

"나로호 발사 당시 사고조사위원회에서 활동했습니다. 몇차례 실패를 경험하며, 당시 현장에서 암묵지로 했던 일들을 자료로 축적하기 시작했던 것이 시험발사체 성공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시험발사체의 성공은 연구진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임 원장은 현장을 지휘하면서 누구보다 노심초사했을 터. 임 원장은 "1차례 발사가 연기 후에 실제 발사와 거의 동일한 WDR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실제 발사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시험발사체는 기본형 엔진인 75톤 추력 엔진을 1단으로 만들어서 실제 발사를 해 봄으로써 엔진의 성능을 테스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 원장은 "누리호 개발사업의 중간과정으로 지상과 비행 중에 설계한 기본형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남은 누리호 개발에 연구진이 자신감을 갖고, 국민도 우주개발에 희망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2021년 중량 1.5톤급의 인공위성을 700km 고도의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형 액체 로켓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를 목표로 한다.

올해 누리호 3단 체계모델 조립·시험, 1단 체계모델 조립·시험에 이어 내년에는 1단을 이루는 75톤 추력 엔진의 4개 클러스터링 기술 개발과 시험도 진행해야 한다. 앞으로도 75톤급과 7톤급 엔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시험도 수백회 실시될 예정이다.

인공위성 부문에서는 올해 말에 해양·환경감시를 위한 천리안위성 2B호 발사가 예정돼 있다. 또한, 위성기술을 산업체로 이전하기 위해 처음으로 제작한 500kg 무게의 차세대중형위성 1호의 발사가 계획돼 있다. 

이 밖에 밤이나 악조건의 기상에도 지구관측이 가능한 다목적실용위성 6호 등 중요한 인공위성 사업들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시험용 달 궤도선 조립에 착수해 발사를 위한 각종 시험도 수행해야 한다.

항공 분야에서도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재난치안용 무인기, 성층권에서 태양에너지로 장기체공이 가능한 전기동력무인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광역지역에 대한 감시, 정찰 수행용 하이브리드 추진방식 쿼드틸트프롭 무인기 등의 시험 비행이 예정돼 있다.

또 소형발사체 개발, 자율비행 개인용 항공기(OPPAV) 개발, 유인항공기 출·도착 통합관리시스템의 인천공항 시범 운용, 초정밀 위성항법 보정시스템 개발, 한국형 GPS인 위성항법시스템 사업에 대한 기획연구도 추진된다.  

임 원장은 우주청 설립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우주개발의 다양한 면을 종합적이고 전략적으로 고려해 국가 우주개발의 방향을 정하고, 국제 논의과정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여러 부처가 각각 추진하고 있는 우주개발을 전략적으로 총괄할 국가 차원의 컨트롤 타워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임 원장은 앞으로 추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발사체팀을 비롯해 내부 직원과의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누리호 본 발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대덕을 비롯한 과학계의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보다 활발한 교류를 기대했다.

"누리호 시험 발사 성공까지 과학계의 응원도 큰 힘이 됐습니다. 계룡산 정기를 몰아 함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대덕은 발전 잠재력이 높습니다. 항우연 내부도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대덕 출연연과도 보다 많은 교류·협력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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