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19일 코엑스서 '제424회 과학기술정책포럼' 개최
교수·언론인·정부 관계자 혁신성장 진단·한계 극복 위한 토론
이정동 서울대 교수 "정부는 해야 할 역할에 집중해야"

STEPI는 19일 코엑스에서 '제424회 과학기술정책포럼'을 개최해 현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진단과 한계 극복을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이사장,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 <사진=STEPI 제공>
STEPI는 19일 코엑스에서 '제424회 과학기술정책포럼'을 개최해 현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진단과 한계 극복을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이사장,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 <사진=STEPI 제공>
"처절한 차별화, 새로운 방향의 파괴적 혁신으로 새로운 실험을 해야 합니다. 전체주의가 아니라 개인주의로, 정부가 아니라 개인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어느 곳이든 정치 바람을 타는데, 정치 권력을 분산해 개인의 창조성을 끌어내야 합니다."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가 '혁신성장 정책 진단과 앞으로의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424회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혁신성장으로 성과를 내려면 전체주의와 정치 과잉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다.

안현실 논설위원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공정 경제, 혁신성장' 정책에 우선순위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3가지 정책이 하나의 정책이라고 하지만 순열을 부여하면 우선순위가 나온다"며 "가장 낮은 순위로 작동한 혁신성장이 과연 제대로 작동했을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안 논설위원은 "보수, 진보, 좌·우 할 것 없이 모두가 똑같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처절한 차별화를 통해 누군가는 살아남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력을 분산시켜 개인의 창조성을 끌어낼 수 있다면 혁신성장을 이뤄낼 수 있고, 그 성과는 오랫동안 역사에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 패널토론에는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이사장이 좌장을 맡고, 패널로는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 ▲이찬구 충남대학교 국가정책대학원 원장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 ▲배석희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협력보호과 과장이 참석했다. 

이정동 교수는 한 창업가가 3년 동안 4개 부처를 돌아다니며 사업을 포기한 사례를 지적하며 정부 역할론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민간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해야 할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며 "범 부처 간 협력으로 규제개혁 문제를 선제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시대는 '너도 안 해보고 나도 안 해본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나아갈 수밖에 없다"라며 "백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전략,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기존에 고수해오던 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이 교수는 "혁신성장은 R&D를 넘어서는 문제"라며 "규제 관련 부처의 관계자가 모여 논의를 하고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구 원장은 국내 실정에 맞는 정책 설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는 우리도 모르고 선진국도 모르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환경 변화를 받아들여 정책 우선순위, 의제 설정을 해야하고 우리 수준에 맞는 정책을 설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성경륭 이사장은 "중앙정부는 방향을 설정하고, 지방정부는 '노 젓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영역에서 정부가 세세하게 간섭하고 집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424회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는 '혁신성장 정책 진단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STEPI 제공>
'제424회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는 '혁신성장 정책 진단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STEPI 제공>
한편 이날 토론에 앞서 혁신성장 정책에 대한 진단과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발제가 진행됐다. 하태정 STEPI 부원장, 안상훈 KDI(한국개발연구원) 지식경제연구부 박사, 홍운선 중소기업연구원 지역경제연구실장, 최영락 STEPI 명예연구위원이 ▲정부 혁신성장 정책 추진 현황 및 제언 ▲한국의 경제구조 변화와 혁신성장 ▲기술혁신 활동이 기업의 혁신성장에 미치는 영향 ▲신 과학기술정책의 전개 순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STEPI가 주관한 과학기술정책포럼은 1998년부터 시작됐으며 과학기술 전문가, 정부 정책 담당자, 정책 연구자, 교수, 언론인, 기업인 등을 초청해 과학기술정책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세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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