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UST·연구회·중앙과학관·대덕넷, 15일 'Science Slam D' 행사 개최
박종원 원자력연 박사 최종 우승···고양이 모방한 '랩터' 연구로 주목
올해 '슬램D' 마무리···"내년에 다시 만나요"

과학자의 10분 강연 '슬램D'가 15일 국립중앙과학관 천체관에서 '2018 슬램D 왕중왕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과학자의 10분 강연 '슬램D'가 15일 국립중앙과학관 천체관에서 '2018 슬램D 왕중왕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참석자들이 강연자 발표에 공감봉을 흔들며 호응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참석자들이 강연자 발표에 공감봉을 흔들며 호응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신개념 과학소통 프로그램 슬램D가 청중들의 환호속에 올해를 마무리했다.

IBS(원장 김두철), UST(총장 문길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 국립중앙과학관(관장 배태민)은 15일 중앙과학관 천체관에서 'Science Slam D(슬램D)'를 개최했다. 

이번 슬램D는 올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왕중왕전으로 진행됐다. 이날 월별 우승자들이 총출동했다. 발표자 일부는 행사 전날과 당일 자신의 결혼기념일도 잊은채 발표를 준비했다. 발표자 중에는 사제지간도 있어 남다른 의미를 더했다.

지난 회차에서 우승한 경험을 살려 한층 진화한 발표에 200석을 가득채운 청중들도 공감봉을 마음껏 흔들었다. 올해 행사를 모두 참석한 단골(?)부터 이날 처음 행사를 접한 신입(?)까지 주말 황금시간대 과학경연을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즐겼다.

행사가 열린 중앙과학관 천체관의 별자리 영상과 발표자의 슬라이드, 형형색색의 공감봉이 어우러지며 송년 분위기를 뽐냈다. 이와 함께 슬램베어를 비롯한 각종 경품도 제공되면서 청중들이 호응했다. 이날 발표자에게는 과학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 IBS 기관장상, UST 총장상이 각각 수여됐다.

◆월별 우승자의 '10분' 발표 경쟁···우주탐사부터 

올해 '사이언스 슬램D'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8명의 과학자가 '슬램D 왕중왕전'에서 최고의 1인을 가르기 위해 발표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올해 '사이언스 슬램D'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8명의 과학자가 '슬램D 왕중왕전'에서 최고의 1인을 가르기 위해 발표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우리 애가 이렇지 않은데 놀랐어요.". 슬램D 행사의 묘미 중 하나는 청중의 참여이다. 이날 타임키퍼, 분위기 메이커를 선정하자 평소 조용했던 아이가 '저요'라고 소리를 내치면서 자신이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평소와 다른 아이의 모습에 어머니도 말렸지만 아이의 열정과 호기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후 청중이 직접 뽑은 발표자 순서에 따라 ▲문홍규(한국천문연구원) ▲최종순(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튼튼(IBS) ▲김미랑(UST) ▲정준휘(UST) ▲류충민(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종원(한국원자력연구원) ▲임현의(한국기계연구원) 박사가 발표에 나섰다. 

본 경연에 앞서 발표자들은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주말 황금시간대 대중과 함께 과학으로 소통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문홍규 천문연 박사는 직접 여행을 떠나는 여정으로 '화성에서 보낸 하루'를 소개하며 청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 박사는 출발부터 화성 대기권 진입, 착륙, 화성 기지에서의 생활과 연구를 소개했다.  

최종순 기초지원연 박사도 '종이의 재발견'을 주제로 질병 치료 연구를 소개했다. 최 박사는 종이의 역사와 전파경로를 소개하면서 임신진단 키트,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결핵 연구까지의 활용성을 다뤘다. 

이어 김튼튼 IBS 박사는 자연계 물질을 뛰어넘는 메타물질에 대해 발표했다. 김 박사는 해리포터 투명망토, 메타몽으로 청중들의 보다 쉬운 이해를 도왔다. 김 박사는 굴절률부터 설명하면서 음굴절 연구, 위상 배열 안테나 연구 내용을 전달했다. 

4번째 발표자인 김미랑 UST 교수는 '후성유전학' 연구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유전학 염기배열차이부터 후생유전학 연구 필요성과 역할을 소개했다. 코이 물고기를 빗대면서 환경보다 후천천적인 역할의 중요성을 보다 쉽게 알렸다. 

정준휘 UST 박사는 딸기 육종과 다양한 베리 연구를 소개했다. 정준휘 박사는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딸기의 역사부터 재배, 유전학적 의미를 소개했다. 정 박사의 위트가 발표에 녹아들면서 청중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6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는 류충민 생명연 박사. 류충민 박사는 "올해를 마무리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슬램D'"라면서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곰인형까지 받을 수 있어서 종종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류충민 박사는 '식물의 오감'을 소개했다. 류 박사는 온실가루이를 활용한 식물 촉각 연구를 소개하고, 식물의 면역 증가와 신호 전달 체계에 대해 설명했다. 

박종원 원자력연 박사는 원자력에서 로봇의 필요성과 그동안 진행했던 로봇 연구를 소개했다. 기존 느린 로봇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박 박사는 체격당 스피드가 치타보다 빠른 고양이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의료시설, 동물원 등을 찾아다니면서 동작을 연구한 끝에 '랩터' 로봇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과정이 동영상과 사진으로 전달되면서 청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임현의 기계연 박사는 '자연과 함께하는 과학'을 소개했다. 임현의 박사는 연잎효과, 나방눈, 딱정벌레를 활용한 자연모사 연구를 소개했다. 임 박사는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자연 환경을 지속가능한 자본으로 인식하고, 이를 연구에 접목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 날 행사에는 어린이 청중들이 자리를 채우고 적극적으로 강연에 호응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이 날 행사에는 어린이 청중들이 자리를 채우고 적극적으로 강연에 호응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경연이 끝난 후 청중 배틀이 계속됐다. 한 아이는 "화성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면서 마치 우주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이야기 흐름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철학적인 발언으로 청중들을 놀라게 했다. 학생은 "식물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데 발표를 들으면서 식물도 동물과 다름없는 인격체로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청중들의 최종 투표 끝에 최종 우승은 박종원 박사가 차지했다. 박 박사는 "청중들이 강연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도 많이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힘을 얻었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강연이 소개됐는데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중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배우는 시간이 됐다. 앞으로도 과학 대중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종원 박사를 지지했던 한종완 대전 중앙고등학교 학생은 "박종원 박사의 강연이 내면에 있던 로봇 열정을 불타오르게 했다"며 로봇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종원 원자력연 박사는 2018년 '사이언스 슬램D 왕중왕전'에서 최종 우승자로 선정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박종원 원자력연 박사는 2018년 '사이언스 슬램D 왕중왕전'에서 최종 우승자로 선정됐다. <사진=김인한 기자>
 
정현웅 대전 중앙고등학교 학생은 "1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다"면서 "여러 분야의 전문적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의미있었다"고 말했다.

김재현 대전 둔원중학교 학생은 "과학에 흥미가 없는데 오늘 행사만큼은 흠뻑 즐겼다"면서 "내년에도 학생, 성인들을 위한 보다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만 3번 행사에 참여한 김은혜 씨는 "지난 행사들도 좋았지만 이번 행사는 가장 잘하는 분들을 모아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면서 "과학경연을 들으면서 분야들이 나눠져 있지만 서로 공통되는 부분이 많고, 이를 잘 융합해서 연구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올해 슬램D 행사 마무리에 아쉬워하면서도 내년에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지속되기를 기대했다. 

한편, 'Science Slam D'는 과학기술 5인의 10분 '발표경연'으로 진행되며, 청중들이 참여하고 평가하는 역동적 과학소통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경쟁의 의미보다 연구자가 각자의 연구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공감을 유도하면서 시민은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고, 연구자들은 발표를 해보면서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연구 발전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행사 명칭은 대중들을 위한 Science(과학), Language(언어), And(그리고), Messages(메시지), Daedeok(대덕)이라는 함축된 의미를 담았다.

슬램D는 내년 2월경 더욱 풍성한 행사로 새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임현의 박사, 최종순 박사, 문홍규 박사, 박종원 박사, 정준휘 박사, 김튼튼 박사, 김힘찬 어린이, 김미랑 박사, 류충민 박사와 진행을 맡은 김요셉 대덕넷 실장.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부터 임현의 박사, 최종순 박사, 문홍규 박사, 박종원 박사, 정준휘 박사, 김튼튼 박사, 김힘찬 어린이, 김미랑 박사, 류충민 박사와 진행을 맡은 김요셉 대덕넷 실장.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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