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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총장 "이면계약 편법채용?···한 점 부끄럼 없다"

신성철 KAIST 총장 4일 본관서 최근 불거진 의혹 소명
신 총장 "관계기관서 소명 요구한다면 투명하게 밝힐 것"
과학계 "독립적 인사 시스템 구축해 자율성 확보해야"
신성철 KAIST 총장이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신성철 KAIST 총장이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식 해명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학교 거버넌스에 자율권 없으면 누구든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일을 해낼 수 없습니다. 당시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 선택에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 이번 일로 연구에 매진하는 젊은 연구자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4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해 근거를 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근 신 총장은 2014년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미국 로렌스 버클리대학교 물리학연구소(이하 LBNL)의 연구장비 사용료 명목으로 별도의 국가연구비를 편성하고 제자 임 모씨를 편법채용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DGIST를 감사했고, 의혹에 대한 책임으로 '신 총장의 직무 정지' 권고안을 KAIST 이사회에 보낸 상태다. 과기부는 지난달 29일 신 총장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황이다.

신 총장은 이에 대해 "최근 불거진 이면계약, 국가연구비 편성, 편법 채용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시 후배 연구자에게 첨단 과학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했고,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DGIST-로렌스 버클리대 물리학연구소간 이면계약? "있을 수 없다"

신 총장은 LBNL과의 인연부터 소개했다. 연구자 시절 장비 부족으로 시료를 가지고도 데이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을 LBNL에 있는 박사에게 설명하면서 인연이 이어졌다. 당시 LBNL 박사의 제안으로 시료를 보냈고 데이터를 확보해 국제 저널에 논문까지 게재, 학문적 신뢰가 쌓였다.

LBNL 현금지원 관련 의혹에 대해 신 총장은 LBNL XM-1센터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X-Ray Beam 장비는 사용 신청 후 승인에 따라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용 승인이 모두 나지 않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신 총장은 "LBNL XM-1 센터의 첨단 연구 장비 이용은 높은 진입장벽 뿐 만 아니라 첨단 장비의 우수성을 절실히 경험했기에 DGIST를 포함한 국내 연구자들에게 LBNL의 첨단 연구 장비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국가 R&D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투자라고 판단해서 현금지원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총장은 "센터의 요청으로 DGIST가 부담했다. 사용 타임 권한을 25%, 50%까지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LBNL의 현물지원은 실험진행에 필요한 장비비와 나노패턴 제작비, LBNL 측 포스닥 인건비로 사용됐다. 결코 이중 부담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올 7월까지 DGIST가 LBNL X-Ray센터(CXRO)에 운영비 분담 명목으로 매년 지급한 현금은 10만 달러에서 40만 달러다. 10만 달러 2회,  20만 달러 5회, 40만 달러 2회 등 총 200만 달러다. 이는 CXRO의 연간운영비 1700만 달러 중 0.6~2.4%, XM-1센터 연간 운영비 340만 달러의 3~12% 수준이다.

반면 DGIST를 포함한 국내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LBNL XM-1센터의 X-Ray Beam 사용 권한은 최대 50%에 이른다. 현재 X-Ray Beam라인 시설은 DGIST를 포함해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UNI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 KAIST, 고려대 등 기관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활용 중이다.

신 총장은 "운영비 지원 요청이 오면 내부 수요를 조사하고 송금을 승인한다"면서 "우리나라 연구자가 장비 쓰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타당성이 있어 승인한 것이다.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송금 방법은 양 기관의 연구책임자가 논의를 거쳐 진행한다. 국제 협력은 연구자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일일이 보고 받을 이유가 없었다"면서 "협약 근거나 관련 서류는 모두 있다. 이는 양측간 신뢰의 문제로 이면 계약은 없었고 개인적으로 금전적 이득이나 사적 이익을 취한 일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제자 임 모 씨의 편법채용과 급여 지급 의혹 "역시 있을 수 없다"

제자 임 모 씨의 편법 채용과 급여 의혹에 대해 신 총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신 총장에 의하면 임 박사는 신 총장이 연구자 시절 LBNL과의 협력연구 당시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이후 2007~2012년 LBNL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고 2012~2017년 프로젝트 사이언티스트를 거쳐 현재는 정규직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는 LBNL에서 임 박사의 뛰어난 연구능력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2월 LBNL-DGIST 기관장 간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같은해 7월 교내에 LBNL-DGIST 연구협력센터가 설치됐다. 이를 기반으로 DGIST 연구진이 한국연구재단에 'LBNL-DGIST 공동연구센터' 사업을 신청하고, 1단계 사업(2012년 12월~2014년 7월)을 성공적으로 수주했다. 이어 2, 3단계(2014년 8월~2020년 12월)로 연구사업을 지속했다.

신 총장은 "연구사업을 지속해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은 당시 LBNL의 프로젝트 사이언티스트이면서 XM-1 빔 라인 책임자인 임 박사의 역할이 컸다"면서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본격화 되면서 긴밀한 협력을 위해 교량적 역할을 하는 담당자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자연스럽게 임 박사가 거론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임 박사의 DGIST 편법 채용도 상세히 피력했다. 신 총장은 "임 박사는 DGIST 겸직 교수로 채용되기까지 논의를 거치고 전공 책임교수가 최종 결정해 적법한 행정 절차를 거쳐 임명됐다. 관련 서류들도 보관 돼 있다"면서 "급여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됐다. 총장이 지시하고 경제적 이득을 줄수 있도록 관여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역설했다.

또 신 총장은 "공동연구 활성화를 위해 기관 차원에서 현금지원이 타당하다고 정책적으로 판단했고 규정상 문제가 없었기에 송금을 승인했다. 행정 절차상 최종 결재자가 총장으로 돼 있기 때문에 결재한 것이지 개인적으로 결코 그 어떤 이득도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간담회 말미 신 총장은 "KAIST는 세계로 뛰어나가야 하는 대학"이라며 "중국은 기관에 자율을 주기 때문에 날아가듯 전진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자율권 없이 발목 잡혀있으면 누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일을 해가겠느냐"며 "대학이 혁신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거버넌스의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총장은 "지난 30여년간 교수, 연구자, 총장으로 치열하게 일해오면서 국내 과학계 발전에 미력이나마 기여해 왔다고 자부하고 공직자로서 양심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일로 개인과 KAIST 구성원들의 명예가 실추 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KAIST 총장 직무 정지 권고 개교 이후 처음 있는 일" 

신성철 총장의 직무 정지 여부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상태다. KAIST 이사회는 오는 14일 오전 10시(또는 11시) 정기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상정 안건을 논의 중이다. 총장 직무정지 여부가 정기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고 10명의 이사진 중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면 규정에 따라 교학부총장이 총장직무대리를 맡게 된다.

김보원 KAIST 기획처장은 "KAIST 출범이후 총장 직무 정지가 거론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사태에 앞서 정기 이사회는 예정돼 있었다"면서 "아직 이사회 논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예결산 등 여러 안건들을 놓고 과기부와 논의해서 5, 6일께 상정안건을 확정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 52조에 따라 임명권자에 대해 직무정지를 요구한 것"이라며 "비위행위에 대한 감사가 이뤄진 상태고, 현재 KAIST 이사회에 직무정지를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 현장 일각에선 사실 검증은 철저히 이뤄져야 하지만, 최근 과학계에서 연이어 이뤄지고 있는 인사 교체를 두고 정권 코드에 맞는 인사를 중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사 교체에 필요한 명확한 기준과 사실 검증이 필요하고, 검증 과정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한 연구원은 "과학계 내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갖춰 독립적인 인사 결정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통해 연구의 자율성, 지속성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신 총장 같은 정공법이 필요하다. 정치가 과학계를 좌지우지 하는데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지식인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과학계 인사는 "이번 신 총장 사태를 지켜 보면서 참담함을 느낀다. KAIST는 국내 연구 중심대학의 핵심 축으로 상징적인데 총장 거취를 이렇게 가볍게 운운하는 것은 과학계 위상까지 무너진 것"이라면서 "정부에서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문 정권의 권력 남용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아래는 신성철 KAIST 총장과 기자들 사이에 오고 간 질의응답(전문).
 
Q.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검찰 고발과 KAIST 이사회에 '직무 정지' 권고를 했는데, 어떤 근거로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보는가.

A. 감사 보고서를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파악이 잘 안 되는 상황입니다. 무엇이 중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감사과정에서 '연구비 현금 지원'과 '편법채용' 문제가 큰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나름대로 해명은 했습니다.

Q. 연구비 집행과 교수 채용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고 하는데, 과기부 감사에 대한 배경이 있다고 보는지.

A. 이 자리에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자리는 여러 의혹에 대해 제 입장에서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감사도 감사 나름의 입장이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

Q. 여러 가지로 억울한가.

A. 개인적으로는 억울합니다. 30여 년을 교수, 연구자, 총장으로서 충실히 살아왔고요. 이 자체는 제가 연구를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반사 이익을 받고자 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 후배 연구자에게 문턱 높은 첨단 과학기술을 잘 사용할 수 있게 해준 것밖에 없는데 이 지점에서 보는 시점의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고요. 억울하게 생각합니다.

Q. 연구재단에서는 DGIST가 LBNL에 현금 부담하는 내용을 모르고 지원을 했다고 하는데... 계약이 달라졌으면 나중에라도 연구재단에 해당 사실을 알렸어야 하는 것 아닌가.

A. 사실 그것은 제 몫이라기보다는 연구자의 몫이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연구자들 간 국제 공동 연구입니다. 집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총장의 몫이긴 합니다. 연구자들이 연구과제 보고서를 작성하잖아요. 그때 연구자들이 보고서에 해당 내용을 넣을지 말지에 대한 판단이 있었겠죠. 총장이 보고서까지는 검토를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Q. 감사 과정에 대한 서류를 받아본 게 있는지.

A. 감사 과정에 대한 서류가 모두 DGIST에 있기 때문에 저도 직접적으로 받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도 피감인에 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료 자체를 얻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확언을 하는 부분은 해당 자료들이 있는 것이고, 확언을 할 수 없는 부분은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도 자료를 확보해 나가야죠.

Q. KAIST 총장으로 있는 상황에서 전임 DGIST 업무에 대한 문제가 생겼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저는 이해를 잘 못 하겠습니다. 2016년도에 고강도 감사를 받았거든요. 그때 상황이 드러났어야 하는데 그때는 안 드러나고 왜 지금 드러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Q. KAIST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그것에 대해 수용할 의지가 있는지.

A. 그때 가서 판단하겠습니다. 공인으로서 이사회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그것을 받아들이겠죠.

Q. 취임 초기에 '정권이 바뀐다고 물러나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최근 상황 상 총장직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라의 미래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A.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불행한 사태죠. KAIST는 이제 세계로 뛰어나가야 돼요. 현재 중국 신생대학을 자문하고 있는데 느낀 게 '중국은 정말 날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학의 자율권을 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조금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힘든 상황이죠. 대학의 자율권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없으면 학교 거버넌스가 무너집니다. 누가 앞서가는 연구를 하겠어요. 치고 나가는 일들을 어떻게 하겠어요. 우리가 이런 부분에 발목이 잡혀 있으면 특별한 일을 못 하죠.

당시 DGIST 입장에서 이 협약은 다른 대학은 못 하는 일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연구소와 협상을 맺고 유리한 조건으로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외국 대학과 협력하고 기초과학을 제고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기초과학을 제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만든건데 이런게 다른 방향으로 보게 되면 누가 이렇게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혁신적으로 일을 하겠습니까.

Q. 제자 임 모 씨가 강의를 2개월간 진행했다고 하셨는데 근거 자료가 있는지. 그리고 DGIST에서 연구소에 지급한 비용의 상당 부분이 임 모 씨의 급여로 지급됐다고 하는데. 

A. 강의는 증거가 남아 있을 것이고, 학생 지도는 학생한테 물어보면 될 것이고요. 그것은 아마 완벽하게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돈이 어떻게 운영됐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전체 예산 활용은 그곳에 역할이기 때문에요. 근데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반 이상이 임 모씨에게 갔다는 사실은 상식 밖의 일입니다. 국립연구소에 연구비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LBNL에 송금한 200만 달러(22억 원) 중 절반이 임 박사의 인건비로 갔다는 것은 과장된 것 같습니다. 송금한 금액 전액을 임 박사 인건비로 지급했다 해도 미국 국립연구소 연구원들의 급여를 기준으로 최대 20% 이내 수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Q. KAIST 감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A. 공식적인 감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감 이후에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의 정책적 판단은 총장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AIST 총장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데 그거를 못 믿고 적은 금액까지 감사한다고 하면 학교가 발전할 수가 없죠. 

Q. 정치권이나 어떤 경로를 통해 사퇴 압력이 있었나.

A. 없습니다. 이전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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