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클럽, 20일 화학연 디딤돌플라자서 '제5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 개최
과학기술인·언론인 초청 '4차 산업혁명' 논의 "선진국은 생각하는 국민의 모임"

대덕클럽은 20일 화학연 디딤돌플라자서 '제5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대덕클럽은 20일 화학연 디딤돌플라자서 '제5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1948년 정부수립 이후 대한민국 건국 100년의 미래를 그리는 지식인들이 얼마나 될까?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각계각층 현장에서 생각의 폭발이 이뤄져야 하는 시대다. 선진국은 생각하는 국민들의 모임이다. 생각하는 힘이 뛰어난 나라가 패권을 잡는다."(안현실 논설위원)

"과학기술계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연구자 스스로 작은 변화를 만들며 국민의 지지를 얻어가야 한다. 현실 세계에 관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원광연 이사장) 

사단법인 대덕클럽(회장 장문희)은 20일 오후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플라자 4층 대강당에서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과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을 초청해 '제54회 대덕이노폴리스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과학기술계 역할 조망을 비롯해 정부 정책에 대한 언론의 시각을 살펴보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포럼에서 안현실 논설위원은 '생각하는 국가'를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매년 세계 국가의 경쟁력을 평가한다. 선진국은 이들의 평가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 스스로 실력을 평가하며 경쟁력을 갖춰가기 때문.

반면 국내 정부를 비롯해 언론에서는 남들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본질은 놔두고 평가순위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안현실 논설위원은 이같은 국가 반응의 차이를 '생각하는 힘'으로 구분했다.

그는 "생각하는 힘을 가진 국가들은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주체적인 경쟁력을 만들어간다"라며 "싱크탱크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무역전쟁 이슈만 보더라도 생각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생각하는 힘이 뛰어난 나라가 패권을 잡는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의 이노베이션 전략을 언급했다.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고령화 시대에서 일본은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일본 경제성장의 기회'로 인식했다는 것. 노인이 많아질수록 로봇산업 성장이 빨라진다는 결론이다. 일본 정부는 '로봇의 기능을 확장하는 AI·IoT 경쟁력 확보' 전략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는 "일본은 일본만의 컬러를 얹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들만 해낼 수 있는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흐름에 '코리안웨이'를 개척하기 위해 무슨 고민을 해야 하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캐치업 시대였다면 이제는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해낼 수는 없다. 현장에서 '생각의 폭발'이 이뤄지며 남다른 생각을 해나가야 한다. 정부도 국민의 생각을 폭발시키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 주제로 발제하는 원광연 이사장(왼)과 안현실 논설위원(오른)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4차 산업혁명 주제로 발제하는 원광연 이사장(왼)과 안현실 논설위원(오른)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원광연 이사장은 "과학기술계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연구자 스스로 작은 변화를 만들며 국민의 지지를 얻어가야 한다"라며 "현실 세계에 관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연의 시대정신으로 ▲과학기술 고유의 가치 추구 ▲인간·인류·사회 그리고 국민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기여 ▲외교·평화와 통일 기여 ▲제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 등을 꼽았다.

원 이사장은 "2만2000명 인력 규모의 마곡 융복합 R&D 단지가 들어서면서 대덕단지는 위협을 받고 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라며 "출연연의 존재 의미와 목적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진 플로워 토론에서 곽상수 생명연 박사는 "연구자 스스로 자성하며 깨어난 생각을 가져야 한다. 바뀌는 정책에 연연하지 말고 연구철학을 되새기자"라며 "초심불망 정신으로 연구단지의 탄생 배경을 돌아보자. 타인을 탓하지 말고 연구자 스스로 주체적 힘을 길러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플로워에서 김완두 기계연 박사는 "연구자 상상의 폭을 넓혀야 진보가 있다. 일부 연구원들에게 상상 이상의 상상을 펼치는 기회가 필요하다"라며 "과학기술도 상상의 힘으로 새로운 것들이 창조된다. 우리만이 고유적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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