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Science Slam D' 행사 개최
임현의 박사 "인류발전 위한 해답, 이미 자연 속에 존재"

"지금껏 알고 있던 과학원리를 과학자와 직접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박준모 대전 내동초등학교 학생)

"자연과 공존하면서 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준 것 같습니다."(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자연과 함께하는 과학'으로 발표를 진행한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가 청중들의 가장 많은 호응을 얻어 8회차 '사이언스 슬램D'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과학기술인 5명의 10분 발표를 청중이 평가하는 슬램D가 22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달 슬램D 행사에는 ▲윤재영 IBS(기초과학연구원) 박사 ▲박민규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박사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박사 ▲최은정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발표 경쟁을 펼쳤다. 자리를 채운 60여 명의 관람객은 과학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청중들이 강연에 호응하며 '공감봉'을 흔드는 모습.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청중들이 강연에 호응하며 '공감봉'을 흔드는 모습.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 자연과 공존하는 과학 발전···해답은 자연현상 속에 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있는 빌딩은 에어컨 없이 26도를 유지해요. 40~50도를 육박하는 사막에서도 20~30도를 유지하는 흰개미집의 원리를 적용했어요.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대류 현상을 활용한 거예요."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자연 모사를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과학기술 발전이 아닌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박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과학기술이 발전해왔지만 이미 자연 속에는 최적화된 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 박사는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나노자연모사'를 사례로 들며 청중들과 깊은 교감을 나눴다. 그는 "나방 눈에는 나노 돌기가 있어 빛의 반사를 없앤다"라며 "나노 돌기를 유리에 적용하면 빛의 반사가 없는 유리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사례를 언급한 임 박사는 "기술은 매우 중요하지만 자연과 공존하며 발전해나가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자연을 자본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유전자 가위로 유전질환 끊는 '바이오해킹'

바이오해킹은 유전자 변형·편집·교정과 게놈 편집을 총칭한다. 모든 생명현상에는 DNA에 빼곡한 정보가 존재하는데 유전자 변형을 위해선 DNA 정보의 해독이 필요하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바이오 해킹이 이뤄진다.

'바이오해커'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윤재영 IBS 박사는 "바이오해킹은 유전자 가위를 가지고 원하는 유전자를 표적해 자르는 것"이라며 "바이오해킹을 통해 유전질환을 끊을 수 있고, 동·식물 진화에도 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박사는 "현재 모습의 옥수수는 유전자 교배를 통해 만들어졌다"라며 "유전자 변형 생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은 이미 많은 영역에 들어와 있다. GMO의 안전성 논쟁이 있지만 GMO가 해롭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간의 유전자를 편집하고 변형하는데 규제와 윤리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그는 "기술은 있지만 유전자 변형을 하려면 윤리 문제와 법규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역사는 넓은 의미로 봤을 때 유전자 변형을 통해 발전해왔다"고 언급했다.

◆ 변화하는 교통수단과 3차원 교통 네트워크 운영관리

'3차원 공간 교통체계'로 강연을 진행한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교통체계의 융복합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과학기술이 교통체계에 활용되면서 '차량의 초연결성'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문 박사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도로체계의 디지털 정보의 수집과 제공이 가능하다"며 "디지털 정보로 도로 인프라를 연결할 수 있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교통운영관리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머지않아 개인 비행체·수직이착륙 차량·자기부상 열차 등이 나올 것이다"며 "3차원 교통네트워크 운영관리를 통해 공간 상 최적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교통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인공지능·우주 강연···발표자와 청중 활발한 소통 이어져

박민규 UST 박사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인간 창의성의 총화라고 할 수 있는 문학·예술 분야에 인공지능이 들어온 사례를 들며 청중들이 인공지능 시대를 실감하도록 했다.

박 박사는 인공지능 발전의 필요조건으로 빅데이터, 알고리즘, 연산 속도를 꼽았다. 강연 말미에 그는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과학기술로 실현 가능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설명할 수 있는지 잘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 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기초과학이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연한 최은정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인공위성 발사가 최초로 이뤄진 1957년부터 지금까지의 인공위성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최 박사는 자신의 연구 사례를 언급하며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지난 4월 2일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 추락 지점을 예측한 최 박사는 "전 세계 우주 감시네트워크로 우주 감시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천문연에서도 우주위험분석을 진행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내용을 공유해 여러분들의 안전을 지키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인 5명의 10분 발표를 청중이 평가하는 '10월 사이언스 슬램 D'가 22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과학기술인 5명의 10분 발표를 청중이 평가하는 '10월 사이언스 슬램 D'가 22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발표자와 가장 활발히 의견을 나눈 박준모 대전 내동초등학교 학생은 "궁금한 내용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선생님이 말해주는 내용을 노트에 적으며 공부해왔다"면서 "과학자들에게 알고 있던 내용을 말해보니 정말 기쁘다"며 웃음 지었다.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발표자와 가장 활발히 의견을 나눈 박준모 대전 내동초등학교 학생은 "궁금한 내용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선생님이 말해주는 내용을 노트에 적으며 공부해왔다"면서 "과학자들에게 알고 있던 내용을 말해보니 정말 기쁘다"며 웃음 지었다.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민정 씨는 "유전자 변형 생물에 대해 엄마로서 많은 의구심이 있었지만, 강연을 통해 GMO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이오해킹'을 강연한 윤재영 박사는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정말 뜻깊은 자리가 됐을 것 같다"면서 "오늘 강연에서 관심 있는 내용을 참고해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슬램D는 Science(과학)·Language(언어)·And(그리고)·Message(메시지)·Daedeok(대덕)의 의미를 지닌 신개념 과학소통 프로그램으로 IBS, UST,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대덕넷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9회차 행사는 11월 19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사이언스 슬램D' 에서 발표를 진행한 연구원들의 모습. 왼쪽부터 문영준 박사, 박민규 박사, 임현의 박사, 최은정 박사, 윤재영 박사.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사이언스 슬램D' 에서 발표를 진행한 연구원들의 모습. 왼쪽부터 문영준 박사, 박민규 박사, 임현의 박사, 최은정 박사, 윤재영 박사. <사진=강교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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