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회 12일 석상일 UNIST 교수 초청 '미래전략 세미나' 개최
순수 한국인 연구팀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22.7% 효율 신기록

연구회가 12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석상일 UNIST 특훈교수를 초청해 '제4회 미래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연구회가 12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석상일 UNIST 특훈교수를 초청해 '제4회 미래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1991년 스위스 교수가 태양전지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제가 태양전지 연구에 뛰어들면 2등밖에 못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나만 할 수 있는' 1등 연구 분야를 찾았습니다. 역발상으로 시작된 연구에서 세계 최고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개척자로 불리는 석상일 UNIST 특훈교수의 말이다. 그는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 수년간 도전해온 결과 최근 태양전지 효율 22.7%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는 12일 세종국책연구단지 연구지원동 중회의실에서 석상일 UNIST 특훈교수를 초청해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출현과 발전에서 한국화학연구원의 기여' 주제로 '제4차 연구회 미래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석상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6년부터 한국화학연구원에서 태양전지 연구를 시작했다. 선진국들이 1991년부터 태양전지 분야 연구를 시작한 것에 비해 15년이나 늦은 시기다.

그는 남들이 해왔던 연구 분야에 뛰어들기보다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자 '무기물'과 '유기물'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의 연구자가 '염료감응 태양전지' 분야에 몰두하고 있을 때 남들과는 다른 역발상을 떠올린 것. 무기재료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유기재료와 결합하는 방향을 생각했다. 학부 전공도 화학이어서 무기물과 유기물의 결합에 자신감이 있었다.

연구팀들은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들어갔다.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어내며 태양전지 분야의 효율성을 연거푸 갈아치웠다. 태양전지 효율을 기록하는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 5번 연속으로 신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세계에서 2등 하는 연구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라며 "나 혼자만 할 수 있는 연구 분야를 찾았다.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제조 단가가 저렴해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라고 말했다.

석 교수의 연구 성과들은 사이언스(Science)와 네이처(Nature)에 4편의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그는 "순수하게 한국 연구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토종 한국 연구팀들로만 네이처 본지에 게재된 경우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들이 하는, 해왔던 연구보다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라며 "때로는 자존심도 상해야 한다. 과제가 중단될 위기에서도 세계 최고 분야를 이뤄내겠다는 뚝심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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