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자발적 학습 커뮤니티인 새통사(새로운 통찰을 생각하는 사람들)가 열립니다. ETRI 연구자들이 일반 국민과 선후배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디지털혁명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술들을 탐색하고 고민해 주제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새통사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전달드리고자 참가자들이 직접 정리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미래 우리에게 다가올 새로운 기술은 무엇이며, 이를 대비하는 연구원들의 자세와 각오는 어떠한지 글로 만나보세요. [편집자주]

이번 136차 새통사 모임에서는 새통사의 3대 정신적 지주이자 새통사의 군기반장이신 하원규 박사님을 모시고, '싱규래러티의 여명자, 손정의의 야망과 전략'을 주제로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SoftBank 회장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꿈과 그 꿈을 이뤄가는 판짜기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 나누기 시간을 가졌다.

지난 70년의 대한민국 압축성장을 전략적 관점에서 한마디로 요약하면, 앞선 나라들의 문명 중에서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들을 추려 그것들을 따라잡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 추월하는 것이었다. 그런 추월 전략을 제대로 성공시키며 당당히 세계 10대 부국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정신을 놓고 산 세월이 하도 길어서인지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 본 경험이 짧은 관계로, IMF 이후 20년째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처지이기에 손 회장의 거대한 움직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그런 이유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혼' 교육장을 가득 메워주신 참석자들에겐 큰 추석 선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뿐만 아니라, 손 마사요시 회장의 야망과 전략을 듣고, 남다른 추석 연휴를 보내시게 되리라 쉽게 짐작을 해보게 된다.

하원규 박사님께서는 ETRI 은퇴 후, 자칭 ‘디지털 토막굴’이라는 개인 사무실에서 ‘제5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감지하고 새로운 기저를 밝혀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계신 관계로, 근 5개월 만에 새통사에 참석하셨다.

하 박사님은 지금도 하루 12시간 이상의 시간을 세상의 흐름과 심층 기반에 대한 공부와 연구에 투자하며 정진하고 계시기에 나태한 후배들에겐 언제나 추상같은 불호령을 던져주신다. 후배로서는 건강한 모습으로 여전히 연구자의 길을 걷고 계신 선배님의 모습에서 슬며시 올라오는 든든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하 박사님이 우리나라의 지지부진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와 실천에 안타까워하시며, 4차 산업혁명을 따라잡는 것보다는 5차 산업혁명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훨씬 국가 전략으로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5차 산업혁명 연구소를 준비하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다.

또한, 동양의학의 최고봉인 동의보감과 신기술과 멋진 융합의 길을 모색해 국가 성장의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융의보감연구소 개설도 준비하고 계신다. 지칠 줄 모르는 연구 열정에 감탄과 존경을 숨길 수 없는 시간이었다.

◆ 세상은 치밀한 꿈을 꾸는 자의 것이다

하원규 박사님은 손정의 회장을 25년 전부터 '짝사랑' 해오셨다고 고백하신다. 25년 전이면 우리나라가 IMF를 맞기 5년 전이다. 94~95년경에 하 박사님은 우리나라의 초고속정보 고속도로 구상의 초안을 만드신 분이다. 그 시절의 SoftBank는 크게 존재감이 없던 시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유세계의 규모가 비슷한 분들끼리는 서로를 알아보는 촉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녹색성장 5년의 좌절, 창조경제 4년의 절망, 그리고 혁신성장 1년의 답답함 속에서, 지금의 국가 성장의 기틀이 되었던 25년 전의 국가 기본전략의 탄생배경과 그 탄생을 있게 한 분들의 거대한 전략을 훔치려 하지 않는지 의아하다. 정보혁명이 있고 난 다음,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기본 전략이 플랫폼 전략이라면, 열악한 조건을 딛고 일어선 한국과 SoftBank가 취한 전략은 '펀더멘탈 전략'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합당할 것 같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 위에 집의 터를 닦는 전략이다. 서로 관계하며 연결되는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에서 '길'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 더 기본이 되는 펀더멘탈이다. 우리나라의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정보통신망은 국부창출의 기반이었고 먼 미래를 향한 도약의 발판이다. SoftBank도 같은 길을 걸었다.

그다음이 디지털 세상을 위한 두 번째 펀더멘탈 전략이다. 우리는 메모리와 디바이스를 점령했고, 손 회장은 디바이스 세상의 아랫단인 프로세서와 IoT(사물인터넷)라는 펀더멘탈을 점령한다. 그리곤 자본을 집중했다. 세상의 흐름을 변화시킬 펀더멘탈적 기술과 산업자본의 밀접한 결합을 추구한다. 둘 다 작전은 맞아떨어지지만, SoftBank의 미래는 희망찬 반면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손 회장은 재일교포라는 차별과 멸시 속에서도 난생 처음 보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칩 하나를 보고 먼 미래 세상의 변화에 대한 엄청난 규모의 상상력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해 40여 년 전 SoftBank를 설립하며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인간의 미래를 완전히 바꾼다'는 남들 눈에 읽히지 않는 천기를 읽고, 훗날 수익을 1조엔, 2조 엔을 따지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고, 실제 지금은 거대한 세계 자본의 중심에 서 있다.

손 회장은 커즈와일 박사가 말하는 싱귤래러티(특이점)의 도래를 확신한다. 싱귤래러티를 통해 인류에게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간의 육체적 노동의 해방을 예견한다. 인터넷과 클라우드 기술의 출현은 인간이 생산한 모든 지식을 집대성한다.

그러한 거대한 지식으로부터 지혜를 만들고 그 지혜가 사물에 이전되는 시대가 다가온다. 인간이 기꺼워할 디지털 생명체의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왔던 모든 문명은 이제 디지털 생명체가 대신해 재구성하게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분명 비가역적 세상이 시나브로 도래하고 있다.

손 회장은 디지털 생명체들이 인류가 그동안 만든 모든 산업을 재구성하리라는 것을 예견한다. 기존 산업의 경계가 파괴된다. 손 회장은 그것을 간파하고 21세기의 펀더멘탈을 장악하고 '세상의 재편'을 역설하며 길은 잃은 자본을 한 곳에 끌어모은 후, 자신의 그림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고 있다. 과감한 도전에 불을 댕기고 있다.

하 박사님은 이러한 손 회장의 거대 규모 전략을 '싱귤래리티언' 전략이라고 명명하신다. 그 속엔 국가 전략 차원에서 배우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들이 많다. 하 박사님은 싱귤래리티언의 기본철학을 '과거 300년, 30년 그리고 현재, 미래 300년, 30년 그리고 현재의 교차지점에서 에너지를 조감하고 통찰'하는 것으로 정리를 해주신다. 이러한 기본철학을 바탕으로, 창업 35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25자의 '제곱 병법'이라는 경영 전략 지침이 존재한다.

'제곱 병법'의 첫 구절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갖춰야 할 5가지를 정의한다.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이다. 도(道)는 기업의 이념이다. 참고로, SoftBank의 기업이념은 '정보혁명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천(天)은 하늘이 준 타이밍이며, 지(地)는 싸움을 하는 장소이며, 장(將)은 싸움을 이끌 장수, 즉 리더를 말하고, 법(法)은 싸움을 할 시스템과 규범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구절은 '정정략칠투(頂情略七鬪)'이다. 기업의 비전과 신사업 진출 원칙을 말한다. 정(頂)은 정상, 즉 정상의 시선에서 최소 10년이나 30년 후 장기 비전을 구상해야 함을 말한다. 정(情)은 만들어진 비전이 올바른지 빈틈없이 정보를 수집하라는 말이다. 략(略)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길 수 있게 하는 압축된 전략을 세워 실행하라는 말이다. 그냥 '카더라, 이더라, 하더라'에 그쳐서는 의미가 없음을 말해준다. 칠투(七鬪)는 7할의 승산이 있을 때 싸우라는 것이다.

셋째 구절은 '일류공수군(一流攻守群)'이다. 일(一)은 1등을 하고자 하는 고집이 있어야 함을 말한다. 류(流)는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라는 말이다. 공수(攻守)는 공격과 방어력을 겸비하라는 말이고, 군(群)은 단독 행동이 아니라 동지적 결합, 전략적 동맹으로 기업 전쟁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넷째 구절은 '지신인용엄(智信仁勇嚴)'이다. 손자병법 계(計)편에 나오는 리더의 5대 자질을 옮겨왔다. 지(智)는 통찰력, 신(信)은 신의와 신용, 인(仁)은 어질고 자애로움, 용(勇)은 용기, 엄(嚴)은 엄격함을 말한다.

다섯째 구절은 '풍림화산해(風林火山海)'다. 이 역시 손자병법 군쟁(軍爭)편에나오는 풍림화산의 4구절에 해(海)를 추가한 것이다. 일의 추진은 빠르게, 숲처럼 조용하게, 공격은 불같이, 산 같은 무게감으로, 묵묵히 펼쳐진 바다처럼 넓고 굳세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하 박사님은 손 회장의 경영철학과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그가 걸어오고 또 걸어가는 모습을 다음과 같이 압축해 정리한다.

첫째, 시공을 응축한 거대 시스템적 사고로 판세를 읽는다. 둘째, 구조의 전체상을 조감하고 거동을 통찰한다. 셋째, 거대 프로젝트를 수행할 드림팀을 가동하여 인간사고의 한계에 도달한다. 넷째, 글로벌 최강 정예기업과 인력으로 대동맹 연합 함대를 구성한다. 다섯째, 적진으로 뛰어들어 운명공동체를 포섭하고 플랫폼 생태계를 강화한다.

한 기업의 경영이념과 경영철학과 경영 전략이 웅장하다. 그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실제 35년의 세월에 증명해 보이고 있고, 지금은 더욱 창대한 미래를 우주라는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려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손 회장은 매년 'SoftBank World Conference'에서 자신의 꿈과 도전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참으로 부럽다. 한 기업의 사유세계가 이러할진대 우리나라는 어떠한가에 대한 반성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손 회장이 어느 신문과 한 인터뷰 말씀이 생각난다. 자신은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후, 40개의 사업모델을 고안해 놓고 각각 10년 치 사업계획을 짜보는 것을 40회 해 본 후에 Japan SoftBank를 창업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1300여 개의 기업에 투자했고, Softbank를 300년 갈 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손 회장의 거대한 꿈과 담대한 실천들은 'SoftBank World Conference'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몇 개의 국가 전략, 몇 년짜리 계획을 하고 있는가. 몇 년을 갈 나라를 그리고 있는가. 가슴이 답답해 온다.

◆ 대한민국이여 잠을 깨어라!

남을 탓하고 있으면 무엇을 하겠는가. 네트워킹 시간의 주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작금의 우리 문제는 '전략이 없고, 무작정 해보고 있다'고 정리가 된다. 방법은 단 두 가지다. 세상을 압도하거나 비대칭 전략을 갖는 것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하지만 손 마사요시 회장처럼 거대한 구상이 있다면 세계의 자본을 모을 수 있다. 'SoftBank Vision Fund'는 100조 규모다. 전 세계 VC들의 투자액을 다 합쳐도 70조 규모였지만, 100조 펀드를 만들어 낸 힘이 '꿈' 하나였음을 명심하자.

세상을 선도하고 있는 자들이 있다. 그들과 우리가 다른 점은 그들은 직접 지구라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있고 우리는 그리는 것을 감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접 그림을 그릴 힘이 없을 때는 감상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이 한가지 있다. 그들이 그림을 그리는데 우리가 꼭 있어야 하는 존재로 만들면 된다. 이른바 비대칭 전략이다. 우리가 비대칭 역량을 가진다면, 우리 또한 지속가능성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

거대자본들이 모여서 초연결 기반의 초지성 사회를 건설해가고 있다면, 그 속의 아킬레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던져 본 질문은 '지구가 없어지면 그 초지성 사회가 존재할 수 있는가?'이다. 초지성 사회의 건설과 지구촌적 문제가 부딪히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에너지, 환경, 물, 지속가능성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잘났다고 하나 현재 인간의 지능으로 하는 일을 인공지능으로 하려면 12GW라는 전기가 필요함을 아는가. 원자력발전소 12개가 필요하다. 손 회장이 꿈꾸는 초지성 사회의 건설에 병목이 무엇일까. 제일 먼저 부딪히는 것이 에너지 문제이다. 에너지 문제와 직접 부딪히는 것이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문제다.

물은 유기생명체의 기본필수다.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시대까지 여전히 물이라는 존재는 중요하다. 지구촌의 지속가능성을 포함해 초지성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직도 우리에겐 무한의 비대칭전략이 존재함을 상상할 수 있다.

지칠 줄 모르는 발견의 도전이라는 과학의 토대 위에, 호기심 가득한 상상력으로 세상을 스케치하고 치밀한 지식의 재구성으로 상상을 현실로 설계하는 공학의 부활이 필요하다. 잠자고 있는 공학의 부활은 꿈의 실현과 꿈의 유지라는 기술의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준다. 또 그 속에서 축적을 통한 우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나간다.

이제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대한민국에 무형의 가치생산 엔진인 공학의 부활을 추진할 때이다. '공학'은 지식의 재구성이나 신지식의 창출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공과대학을 나온 자들만이 가지는 전문성이 공학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어느 구석에나 스며들어 있는 꿈을 억제하는 어둠을 걷어내자.

'에너지 효율이 가장 뛰어난 초지성의 나라, 대한민국!', '지구촌의 에너지 설계사,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판을 짜보자. 이러한 국가적 방향성에 부합하는 다양한 크고 작은 도전을 부양해보자.

Top-Down으로는 초지성 사회의 '초펀더멘털 전략'을 실현할 국가적 비대칭역량확보 전략을 만들어 보자. Bottom-up으로는 그러한 펀더멘털 위에 SoftBank가 장악하고 있는 펀더멘털을 얻고,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사람마다 모두 다른 느낌의 세계인 무한개성사회에서 필요한 시장생태계 구축 실험을 해나가 보자. Top-Down에는 자본을 집중하고, Bottom-up에는 자본을 분산하자.

'손 마사요시'라는 이름의 '손' DNA는 우리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우리 선배들이 70년속의 큰 성취를 이뤘듯이 우리도 새로운 도전의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다.

혼자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함께 해야 한다. 기존의 경계를 부수고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출연연이 모든 담장을 없애고 연구소와 연구소 사이에 함께 모여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고 있는지 부딪혀보고 느껴볼 수 있도록 해보자.

지금 우리 모두는 인류가 만들어왔던 모든 문명과 일자리가 인류가 만든 인공지능으로 재정렬·재구성되는 시대의 초입에 서 있다. 1차 거대빅뱅의 파도는 인류가 물질세계를 재구성하는 것이었지만, 2차 거대빅뱅은 인류 자체를 재구성하는 파도다.

인류가 인류를 재구성하는 시대에 당연히 인류는 스스로 자신을 재정의해야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재정의되는 인류에 맞춰 세상도 재구성된다. 그렇게 재구성되는 세상의 아킬레스가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그것을 우리가 짜는 새판의 실마리로 삼자.

그렇게 4차 산업혁명에의 대응이 늦은 것을 만회하고 5차 산업혁명-가치생산방식의 혁명적 변화 시대-를 추월해서 선착하는 구상을 하고 실천해 보자. 그렇게 걸어가는 길의 중간쯤에서 하 박사님의  5차 산업혁명의 방향성과 접근 전략의 큰 선물 꾸러미가 우리에게 오지 않겠나 싶다.

ETRI는 이미 폰노이만 방식을 탈피하는 새로운 컴퓨팅과 브레인형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생각하는 기계'에 도전을 시작했다. 식량안보 시대를 대비한 비대칭역량 확보를 위한 준비도 시작했다. 인간중심의 미래도시를 위한 비대칭 전략의 마련도 시작했다. 초연결 초지성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대칭 전략에 대한 준비도 시작했다.

또한, 전자의 시대에서 양자의 시대로의 대전환기를 위한 비대칭 전략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다른 출연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 모여 범 우주적 시선의 높이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비대칭 전략을 치밀하게 짜야 할 때다.

연구자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창작의 즐거움과 기쁨을 누리는 예술가들이다. 연구자와 예술가가 다른 점은, 연구자는 산업자본과의 밀접한 결합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 짜릿한 경험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며 우리를 황폐화시키고 우리 미래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차마 하 박사님의 섬찟한 각오는 여기에 담을 수가 없다.

인문 운동가의 말씀이 귓전에 맴돈다. 우리 모두는 특이한 사람도 아니고 또 그 반대의 보편자도 아니다. 오로지 유일함으로 가득한 단독자(Singularity)여야 한다. 연구자들은 단독자여야 한다. 우리 모두가 단독자여야 한다. 그것이 21세기의 시대정신이다.

후배들이 당연히 채워가야 할 나라가, 지금도 쉬지 않고 엄청난 에너지를 집중하시는 가운데 제일 싫어하는 에너지 누수를 마다하지 않고 새통사에 나오셔서 군기를 잡아 주신 하원규 박사님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하루빨리 5차 산업혁명의 뼈대를 완성하실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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