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발열환경에서 효율적 빔 제어 가능

IBS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은 라온에 탑재할 고온초전도전자석을 개발, 성능시험까지 마쳤다.<사진=중이온가속기사업단>
IBS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은 라온에 탑재할 고온초전도전자석을 개발, 성능시험까지 마쳤다.<사진=중이온가속기사업단>
중이온가속기 '라온'에 입자가속기 최초로 고온초전도전자석이 탑재된다. 성공적으로 적용될 경우 전세계 차세대 입자가속기에 고온초전도전자석 채택이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비행파쇄분리장치(IF 시스템)에 탑재할 고온초전도전자석을 자체개발해 성공적으로 성능시험을 마치고 본제품 제작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전자석은 입자가속기에서 입자빔의 방향을 바꾸고 초점을 모으거나 퍼뜨리는 등 빔을 정밀 제어하는데 사용된다.

라온은 중이온가속기에서 고에너지, 고출력 중이온빔을 탄소표적에 충돌시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한다. 때문에 IF 시스템에는 원하는 희귀동위원소 빔을 분리해낼 수 있는 고성능을 갖추고 빔이 표적에 충돌할 때 발생하는 방사선 발열에도 견딜 수 있는 특별한 전자석이 요구된다.

기존 가속기시설에서는 방사선 발열이 심한 고방사선 구역에 열에 강한 산화마그네슘 절연재 기반 광물절연전선(MIC) 전자석을 활용해왔다. 최근에는 전력효율이 높으면서 방사선 발열도 일정수준에서 견딜 수 있는 고온초전도전자석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돼 왔다.

일부 시설에서는 저온초전도전자석을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방사선 발열로 온도가 올라가 초전도성을 잃는 퀜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20kW 이하 저출력 빔에만 적용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대 400kW 빔출력을 구현할 라온에는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업단은 고온초전도전자석이 MIC전자석 대비 초기 투자비용에 큰차이가 없는 반면, 전력소모량은 MIC전자석 대비 약 10분의 1 수준, 크기와 무게는 20% 이하 수준으로 작고 가벼워 원격 조정이 용이한 강점에 주목했다.

라온 IF시스템에 들어갈 사극자석 6기와 육극자석 1기를 고온초전도전자석으로 개발해 탑재키로 했다. 2015년 1월 한국전기연구원 초전도연구센터와 고온초전도 사극자석 공동개발을 추진, 2017년 1월 시제품을 완성했다. 최근까지 냉각특성과 자기장 성능시험, 발열환경에서 성능시험을 수행, 안정적 운영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사업단은 올해 연말부터 고온초전도 사극·육극자석 본제품 제작에 들어가 오는 2021년 중 완성, 설치하고 시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라온에 들어가는 고온초전도전자석은 초전도전력기기와 전선에 상용화되고 있는 '희토류 바륨구리산화물(ReBCO)' 고온초전도체로 제작된다. 이는 절대온도 9K(섭씨 영하 약 264도) 이하 극저온환경에서만 초전도현상을 보이는 저온초전도체와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절대온도 90K(섭씨 영향 약 183도) 이하에서 초전도상태를 유지한다. 고온초전도전자석은 방사선 발열로 다소 온도가 올라가더라도 초전도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사업단은 라온 핵심 초전도가속장치의 2K, 4K 극저온 환경을 유지해주는 액체 헬륨 냉각시스템에 고온초전도전자석용 40K(섭씨 영하 약 233도) 기체헬륨 냉각시스템을 하나로 통합, 고온초전도전자석 7기를 40K 저온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권영관 장치구축사업부장은 "라온 중이온가속기 구축은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들에 맞닥뜨리며 해결해가는 과정"이라면서 "고에너지, 고출력 빔을 고온초전도전자석으로 제어하는 기술은 라온의 성공을 계기로 차세대 입자가속기들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햇다.

한편 지난 7월 31일자로 정순찬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장이 임기 중 사임하면서 단장 공석 상태다. IBS는 새로운 단장 선임을 위해 단장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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