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교수 "있는 조건 극복하는 게 모험"

인문학습 모임 '참배움터', 최진석 교수 두달간 6차례 초빙
16일 조선대에서 '모험' 주제로 세 번째 강연, 시민 150여 명 모여
최진석 교수가 16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모험'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는 15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사진= 김인한 수습기자>최진석 교수가 16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모험'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는 15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사진= 김인한 수습기자>


"내가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데 사회가 용납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지 않겠다는 말이에요. 모험의 실질적인 내용은 이미 있는 조건을 극복한 것이에요."

최진석 교수의 말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했다. 개인·국가 모두 없는 길을 열려고 덤빌 때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16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모험'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의는 '참된 자아 참된 세상 참 배움터'(참배움터)라는 모임이 마련한 '빛고을 철학 강의'의 세 번째 시간이었다.

"지금의 우리 삶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사람들이 꾸려 놓은 것을 수입해서 사는 것이에요. 우리는 이미 있는 것을 다루는 방법으로는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도달했어요. 혁명적 각성으로 종속적 삶을 벗어나, 자유로운 삶의 형태로 변모해야 합니다."

최 교수는 자유로운 삶에 필요한 요소로 '삶의 유한성과 소명의식'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짧은 인생 속에서 '나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최진석 교수는 "대답하는 삶에서 질문하는 삶으로, 지식을 수용하는 삶에서 지식을 생산하는 삶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수습기자>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최진석 교수는 "대답하는 삶에서 질문하는 삶으로, 지식을 수용하는 삶에서 지식을 생산하는 삶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인한 수습기자>


"'인생이 짧다'라는 것을 철저히 체득하고, '내가 죽을 때까지 가져야 할 소명이 무엇인가'를 튼튼하게 가지고 있으면 자기 자신을 옹골차게 만들 수 있어요. 그때 내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변화를 만드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없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인 것이죠."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험가'의 역량도 강조했다. 각 시대에는 시대마다의 문제가 있었고, 그 시대 문제를 해결한 모험정신이 언제나 있었다는 것이다. 국가를 바로 세우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업을 해결한 사례를 들었다.

"어떤 사람은 태어나보니 나라가 없었고, 먹을 것이 없었고, 자유가 없었어요. 모든 시대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과업들이 항상 있었어요. 인간 문명의 진화는 이렇게 시대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뤄졌어요." 

시대 문제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지금의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패러다임이 18세기 후반의 산업혁명 때문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과감히 뛰어드는 것만이 개인과 국가가 더 높은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혁명 이후로 패러다임이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엄청난 변화가 도래하면서 이 패러다임이 깨지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가 가장 국력이 강할 때인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지금밖에 기회가 없습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윤리문제로 따지는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최 교수는 "아직 있지도 않은 세계를 지금의 윤리로 규정하는 것은 과거의 질서로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드론 시장에서 중국보다 선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드론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 국내에서 규정을 만들면서 중국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현재 중국은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문명의 진화는 절대 윤리적 규정에 따라 진화한 적이 없어요. 윤리 문제로 세계를 보기 시작하면 정해진 틀로 세계를 보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앞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요." 

여기서 더 나아가 최 교수는 독일과 영국의 자동차 산업의 사례를 들었다. 영국에서 1865년 자동차의 등장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의 55m 앞에서 차를 선도하는 법을 제정했다.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해선 붉은 깃발을 앞세우고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달릴 수 없게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독일보다 영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먼저 생겼지만, 윤리 규제 때문에 자동차 산업이 독일로 넘어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4차 산업혁명에 AI, 로봇, 네트워크는 부산물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삶의 방식, 세계와 인간이 관계하는 방식이 전면적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이질적인 무엇인가를 연결하는 은유하는 능력이에요.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명을 만드는 힘을 만들어야 합니다."

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요소로 '은유'를 꼽았다. 은유를 통해 이질적인 것을 연결하고, 모험적 태도로 새로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을 듣기 위해 서울에서 광주를 찾은 한 참석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을 철학적 시선으로 들여다봄으로써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빛고을 철학 강의'는 30일, 내달 7일과 21일 진행된다. 참가비는 일반인 회당 1만 원, 청소년과 대학생은 5000원이다. 사전 접수와 문의는 전화(010-9601-8188)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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