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연합회, '2018 국가 R&D 정책 포럼' 마련
"연구윤리 문화 확산 중요, 국민 설득할 수 있어야"

기초연구연합회는 5일 국회에서 '2018 국가R&D정책포럼' 자리를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포럼에 앞서 최근 논란이 된 허위학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며 연구윤리 중요성을 강조했다.<사진=강교민 수습 기자>
기초연구연합회는 5일 국회에서 '2018 국가R&D정책포럼' 자리를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포럼에 앞서 최근 논란이 된 허위학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며 연구윤리 중요성을 강조했다.<사진=강교민 수습 기자>
"국민 걱정은 안다. 연구자 윤리의식 강화에 힘쓰겠다. 연구자 자정 풍토 만들어질때까지 기다려 주면 좋겠다."(김승환 기초연구연합회 회장)

"기초연구는 돈을 붓기만 해야한다는 논리는 대중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기초 연구를 통해 나오는 성과가 무엇인지 대중에게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오세정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허위학회와 학술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연구윤리 강화와 시스템 변화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기초연구연합회(회장 김승환 포스텍 교수)는 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2018 국가 R&D정책 포럼'을 열었다.

포럼에 앞서 참석자들은 최근 이슈가 된 허위학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신용현 의원은 허위 학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유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허위 학회가 생기고 연구자들이 참석하는 원인으로 평가관리 문제를 들었다.

그는 "제대로된 논문 발표와 심사 프로세스는 시간이 오래걸리는데 우리는 짧은 기간안에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알앤디 예산이 20조원이 넘었다는 것 때문에 감시의 눈이 더 많아질 것이다. 지금같은 성과관리, 감사제도로는 허위 학회 문제를 근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자들이 도덕적으로 국민에게 지탄받을 일이 없도록 자정기능도 갖춰야 하지만 평가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정부 관계자가 워딩을 잘해간다고 그대로 실행된적이 없다고 꼬집으며 현실을 반영한 정책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회장은 "정책은 현실 모니터링이 함께 가야한다"면서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 근원을 따져서 연구관리시스템 제도에서 개선할 점이 없는지 체계적으로 고침으로서 전방위적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연구자도 허위 학회에 걸린 연구자 비율이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예방하며 모범적 연구윤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송지준 KAIST 교수는 '대한민국 기초연구의 새로운 도약, 어떠한 변화가 요구되는가'를 주제로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들며 한국의 기초연구 현실환경을 진단했다.

일본은 기초과학연구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자율적 연구환경을 바탕으로 20여개의 노벨상도 수상한바 있다. 미국은 연구당 적정 연구비로 2~3억5000만원 규모가 지원되며 연구자당 1개 과제만 가능하다.

반면 한국의 기초연구는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연구비조차 조달되지 않아 연구몰입이 어렵고 과도한 행정부담까지 더해져 안순환의 고리가 반복되는 구조다.

송 교수는 "연구 수주 못하면 연구비조차 없는 시스템과 연구평가 관리 시스템을 보완해야 허위 학회 등의 악순환을 근절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패널로 나선 윤지웅 경희대 교수는 행동 규범과 문화 확산을 들었다. 그는 "일본 경제도 좋은 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나 세금을 내는 국민이 기초연구 지원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문화가 부러웠다"면서 "문화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행동규범이다.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문화이고 선진사회가 가져야할 태도"라고 주장했다.

김진두 과학기자협회 회장 역시 연구윤리를 강조했다. 그는 "예산 증액은 국민들이 납득해야 기재부, 과기부도 움직인다"면서 "그런면에서 연구 윤리는 정말 중요하다. 부정 기사 하나로 노력한 과정들이 단번에 수포로 날아 갈 수도 있다. 연구성과를 널리 국민에게 알리는데 언론도 적극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가야함을 강조하며 정부에서도 창의성,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너무 바빠 매몰돼 있다가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2년전부터 하고 있었다"면서 "연구비 지원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소리들이 모여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포럼은 최은영 서울대 교수의 기초연합 소개와 경과보고, 송지준 KAIST 교수의 주제발표, 이정은 경희대 교수와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의 기초연구 성과 사례 소개,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패널에는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 김진두 한국과학기자협회, 하현준 기초과학학회협의체, 이준호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 윤지웅 경희대 교수, 차선신 이화여대 교수가 참여했다.

한편 기초연구연합회는 2016년 10월 1700여명의 기초연구자들이 '창의적 기초연구 지원' 국회 청원에 참여한 것을 발판으로 25개 학회와 협의회의 연합체로 2017년 설립됐다.

다음은 기초연구연합회 참여 학회와 협의회.
뇌신경과학회, 뇌연구협회, 대한구강생물학회, 대한기초의학협의회, 대한면역학회, 대한생리학회, 대한지질학회, 대한기초치의학협회, 대한해부학회, 대한화학회, 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한국기상학회, 한국동물분류학회, 한국미생물학회,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생물물리학회, 한국생태학회, 한국식물학회, 한국우주과학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지구과학회, 한국지구과학학회연합회, 한국통합생물학회, SRC/ERC 소장협의회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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