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두 KAIST 교수팀, 3차례에 걸쳐 국제 워크숍 성공적 개최
공동연구로도 이어져···국제학술지 블로그, 사설 게재 등 지속 교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일 '2018 KAIST 재료 생명화학공학 국제 워크숍' 행사장. 무더위 속에도 외국인들이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다.

그들의 이름표를 보니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 '에이씨에스나노(ACS Nano)' 등 내로라하는 국제학술지 편집장들이다. 또 MIT, 스탠퍼드대 교수 등 해외 석학들이 같이 KAIST를 방문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600여명의 청중과 적극 소통하며 미래 선도 기술을 논했다. 

국제학술지 편집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드문 일이다. 우수 논문 유치를 위해 상호경쟁 관계이고, 편집장으로서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무슨 이유로 한국의 KAIST를 찾았을까.  

워크숍은 올해로 3회를 맞았다. 2015년, 2016년, 2018년으로 이어지며 최근에는 공동 연구 성과도 나오고 있다. 행사가 지속되고 성과를 얻기까지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만나 행사 개최 배경과 의미,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ACS지 블로그에 '2018 KAIST 재료 생명화학공학 국제 워크숍' 기사가 게재됐다.<사진=ACS Axial 제공>
ACS지 블로그에 '2018 KAIST 재료 생명화학공학 국제 워크숍' 기사가 게재됐다.<사진=ACS Axial 제공>


◆국제학술지 편집장과 교류 필요하다는 생각에 2015년부터 시작

"KAIST 신소재공학과는 올해 QS 발표 순위에서 13위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습니다. 연구 성과가 축적되는 상황에서 국제학술지 편집장들과 직접 교류하는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사의 첫 시작은 2015년. 당시 김 교수가 해외 학회에서 MIT 교수,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교수 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3개 대학이 공동으로 '나노 신소재 공동 심포지엄'을 열게된다.   

이듬해 행사는 '유망 소재분야의 빅 아이디어들'를 다루는 워크숍으로 바꿔 진행되고, 국제학술지 관계자들도 초청됐다. 주로 부편집장 중심으로 참여했다.

올해 행사는 한층 확장됐다. 주요 저널 편집장들이 대거 합류했다.

김 교수는 "사실 편집장들은 많은 외부 일정으로 초청하기 쉽지 않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으기는 더 어렵다"면서 "그들을 섭외하기 위해 국제 학회 등서 쌓은 네트워크, 저널 부편집장으로서의 활동, KAIST의 외부 입지 등 모든 방법을 총 동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편집장과 함께 해외 석학 교수들을 초청했다"면서 "행사 한 달 반 직전에 네이처머터리얼스지 편집장의 참가 승락도 받아 기뻤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김 교수는 이번 섭외까지 많은 네트워크가 작용했다고 밝혔다. 해외 네트워크를 위해 김 교수는 종종 국제행사에 참여하고 인상적인 발표를 통해 국제 연구진들과 친밀감을 쌓았다.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연결에 연결을 거쳐 편집장과 교수 섭외로 이어졌다. 석학 교수는 현지 포스닥 연구원을 통해 초청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학술지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며 연구를 수행해 왔고, 저널오브일렉트로세라믹스(Journal of Electroceramics)의 부편집장으로 활동해 왔다"면서 "다행히 편집장들이 메일을 신경써서 읽고, KAIST의 발전 모습, 행사 취지 등에 공감해 대부분 흔쾌히 섭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편집장들은 적극적으로 일정에 참여했다. 지난 2016년 당시 줄리아 그리어(Julia R.Greer) 나노레터지(Nano Letters) 부편집장은 워크숍 참가 2주전에 출산했지만 방한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2016년과 올해 연이어 참가한 질리안 뷰리악 편집장은 학회지 티셔츠를 배포하며 학생들의 질문을 유도하고, 재치있는 입담을 뽐내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폴 바이스 편집장도 올해 행사에서 기념품을 참가자들에게 전달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학생들도 이에 호응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이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올해는 ACS 측에서 먼저 제안해 패널토론회도 성사됐다. 한 학생이 "학생들이 '좋은 논문을 어떻게 쓰고, 국제 저널 승인 확률을 높일 수 있는가'"라고 묻자 "처음 데이트할 때 첫 인상이 중요하듯이 논문도 그림, 구성 등을 매력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답변도 나왔다.

또 국제학술지 편집장 간 교류회, 젊은 KAIST 교수와의 교류회 등도 진행됐다. 김 교수는 "편집장들이 발표만 하기 보다 젊은 교수들과 교류, 학생과 상호 소통 등이 이뤄지기를 바랐다"면서 "기계, 전자 등 범위를 확장하면 워크숍의 학문적 깊이와 관심이 분산될 수 있어 생명화공재료화학 분야에 집중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행사를 찾았던 질리안 뷰리악 편집장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지에 사설을 기고했다.<사진=Chemistry of Materials 제공>
지난 2016년 행사를 찾았던 질리안 뷰리악 편집장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지에 사설을 기고했다.<사진=Chemistry of Materials 제공>
◆논문 외적 평가도 중요···공동 연구 발판

"편집장들이 논문 심사를 위해 하루에 읽는 논문만 40여개입니다. 논문 심사는 매우 공정하게 이뤄지지만 인지도가 높은 최고 수준 연구그룹일수록 게재를 승인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우수한 논문 작성과 함께 KAIST의 대외적 인지도를 더욱 올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심포지엄은 추후 공동연구의 발판으로도 작용한다. 2년전 행사에 참여한 인연을 계기로 레지날드 페너(Reginald M.Penner) UC 어바인대 교수, MIT 재료공학과에 학과 학생들이 파견되어 공동연구가 5차례 이상 진행됐다. 

김 교수는 "최대한 젊었을 때 대가들에게 노하우를 전달받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실제 해외에 파견되었다가 귀국한 학생들을 보면 연구가 한단계 성숙했음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행사 진행은 주변 교수, 학생들이 전담한다. 등록부터 의전까지 모두 담당했다. 사전 등록 550여명의 이름을 일일이 인쇄하고, 명찰을 만들기도 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그동안의 행사를 모두 맡아 진행해 왔다. 학생 입장에서도 좋은 강연을 들으며 연구와 학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면서 "특히 편집장 의전에 학생들을 전략적으로 붙였다. 박사후 연수 과정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분야 학생들을 배치해 편집장들과 보다 친밀해지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친분을 쌓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외부에도 행사를 공개해서 더 좋은 기회를 마련하고, 연구자와 학생들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현장에서 국제학술지 편집장의 발표를 듣고, 교류하면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제자들이 워크숍과 공동연구에 참여하며 한단계 성숙해졌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개방적 사고를 통한 연구 협력이 더욱 활발히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ACS Nano지 기념품.<사진=강민구 기자>
ACS Nano지 기념품.<사진=강민구 기자>

김일두 KAIST 교수.<사진=강민구 기자>
김일두 KAIST 교수.<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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