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허위 학회 학술지 관련 이슈 브리프 발간
서태설 센터장 "펀딩기관에서 리스트 등 장치 마련하고 국내 학술지는 학회 역할 필요"

허위 학회에 참석하고 허위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대학교수와 대학원생, 연구원의 의도성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허위 학술 출판 대응 방안'이 소개돼 관심이 쏠린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최희윤)는 27일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허위 학회와 저널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담은 제1호 이슈 브리프(ISSUE BRIEF, 바로가기)를 발간했다.

자료에 의하면 최근 몇년간 비정상적인 논문투고 요청이 증가 추세다. 연구성과 평가 시 제시되는 양적 지표에 많은 연구자가 느끼는 부담감을 이용, 단시간 동료평가와 출판으로 연구자를 현혹하는 상업적 허위 학술단체와 출판사가 크게 증가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출판사의 지나친 상업화를 막고 연구성과 공유를 목적으로 투고자에게 게재비를 받는 오픈액세스(Open Access) 저널의 취지를 악용한 허위 학회와 저널이 급증하면서 피해 연구자도 늘어나고 있다.

KISTI 조사결과 2014년 기준 996개 출판사가 8000여종의 허위 학술지를 발간했다. 또 허위 학술지 출판 논문 건수는 2010년 5만3000여건, 2014년에는 41만여건으로 급증했다.

허위 학술지 논문 게재 건수도 큰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자료=KISTI>
허위 학술지 논문 게재 건수도 큰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자료=KISTI>

◆허위 학술지와 학회의 행태 특징은

허위 학회의 대부분은 유명 국제학술회의와 유사한 허위 정보로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연구자의 참가를 유도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국내에서도 허위 학회로 논란이 되고 있는 WASET과 OMICS 등 학회도 세계 유명 관광지에서 행사를 열며 참가비 수익을 취하는 구조다.

현재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은 연구성과 평가시 상위 학술지와 학회 규정은 제시하고 있지만 허위 학술지, 학회 규정은 별도로 마련해 놓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에 드러난 WASET과 OMICS 참석 대학교수와 연구자의 행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다. 일괄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한가지 기준으로 그들의 행태를 지적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럼 허위 학회와 학술지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2017년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의 샘시어(shamseer) 교수 등이 논문을 통해 제시한 허위 학술지와 학회의 특징을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관심 주제 범위가 너무 넓을 경우 의심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생의학 분야 저널인데 비생의학 주제를 포함하는 경우 허위 학술지일 가능성이 높다. 매우 낮은 논문 게재료도 경계해야 한다. 승인되지 않는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다른 저널 이미지와 혼동되도록 이미지를 사용했을 때도 허위일 수 있다.

온라인 논문 투고 시스템이 없고 논문 철회와 교정, 오타수정, 표절 등 발간 정책 부재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웹사이트의 문구 문법이 이상하거나 철자 오류 빈발, 빠른 동료심사와 초청논문 문구로 저자를 현혹하는 학술지도 의심 해볼 필요가 있다.

허위 학회와 학술지 중 오픈액섹스를 표방하지만 출판된 연구물의 저작권 언급이 없는 경우도 있다. 연락처 이메일 주소가 저널 도메인이 아닌 학회와 학술지도 허위 가능성이 높다.

서태설 KISTI 학술정보공유센터장은 "세계적으로 허위 학회, 학술지 피해가 늘면서 익명이나 소수의 학자가 허위 학회, 학술지 목록을 공개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기준이 모호하거나 목록 중 SCI에 등재된 사례도 있어 그들의 목록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투명하고 건전한 학술 출판 생태계 조성 방안은

미국, 독일, 중국, 인도 등 각국에서도 허위 학회, 학술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활용안이나 권고안을 개정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COPE는 논문 투고와 출판윤리 전반의 국제 표준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연구자가 논문을 발표할 학술회의 선택 시 Think, Check, Attend 의 체크리스트를 참고할 수도 있다.

개인 연구자가 전 세계 출판사, 학술지, 학회 정보를 모두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신뢰할만한 목록을 통합적으로 수집, 관리, 구축해 제시하기도 한다. Wos, SCOPUS 등 등재 목록과 DOAJ, OASPA, STM 등 공신력 있는 학술출판사협의회의 회원사 목록, 각국 정보기관에서 관리하는 저널 리스트(덴마크 BFI 리스트, 인도 UGC 승인 저널 목록, 프랑스 CNRS 저널 순위)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KISTI는 이슈브리프를 통해 건전한 학술 출판 생태계 조성방안으로 ▲투고 학술지, 학회 선택 가인드라인 마련 ▲신뢰할만한 학술지, 학회 통합목록 구축 ▲허위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위험성 알릴 시스템 구축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과 분쟁 해결 지원 ▲연구자와 학술 커뮤니티의 자정 노력 ▲연구 윤리와 연구관리 규정 재정비 등을 제시했다.

서태설 센터장은 "최근 5년사이에 허위 학회와 저널이 급속히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허위 학회와 저널 관리가 안됐던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해외 학회나 저널도 묘하게 기준을 맞춰 판단이 쉽지 않다. 또 분야별로 문화가 달라 한가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연구재단 등 펀딩기관에서 평가시 적용할 기준 학회와 저널 리스트 또는 가려야할 학회와 저널 리스트를 마련하는 등 치밀한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면서 "국내 학회와 학술지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데 관련 학회나 과총 등이 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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