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협 성명서 내고 총장 사퇴 압박, 감사내용 함구령 등 지적
과기부 "연이은 민원에 의한 것, 특정 목적 감사 아냐"

최근 과기부로부터 한 달 넘게 감사가 지속되자 DGIST 교수협의회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DGIST(총장 손상혁) 교수협의회는 지난 7월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감사가 부당하다는 성명서를 내고 감사 중단을 촉구했다. 서명에는 DGIST 교수 105명 중 75% 교수가 참여했다. 

과기부는 손상혁 총장의 학교 운영방식, 연구비 집행 등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제보와 투서에 따라 지난 7월초부터 감사를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감사관이 감사 내용을 비공개하고, 한 달 넘게 감사를 지속하며 총장 사퇴 압력 행사, 내부 감사 결과 번복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DGIST 교수협의회는 이에 성명서를 내고 ▲과기부의 비상식적 감사 즉각 중단 ▲대학으로서 과기원에 대한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손상혁 총장의 기관 리더로서 헌신 등을 요구했다.

교수협의회 성명서에 의하면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지난 14일 감사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원내에 퍼져있는 감사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의 진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감사 사유와 주요 쟁점, 감사 과정에서 총장 사임 압박여부, 감사 내용 함구령과 비공개 이유는 무엇인지 밝힐것을 촉구했다.

교수협은 "그러나 교수협 대표들은 감사관으로부터 사임 압박을 한 적이 없었다는 단언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으며, 이는 대학본부 관계자, 관련 행정원들의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정당하고 상식적인 감사는 당연히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감사의 사유는 명확히 공개되고 투명한 감사를 통해 드러난 비리에는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제보를 근거로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총장을 압박해 사임을 종용하는 행태는 중지돼야 한다고 교수협은 밝히고 있다.

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학 총장의 '거취 결정' 압박은 상식 수준에서의 감사 형태도 아닐뿐더러, 진리탐구와 인재양성의 사명을 띤 대학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게 교수협의 주장이다.

교수협 관계자는 "과기부는 과기원들이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투명한 관리 감독과 지원을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 직원 등 학내 구성원 간 연구비 수당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감사관이 투명한 절차에 따라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감사관이 내부 감사 결과 번복을 요구하고, 총장 사퇴 압박, 감사 내용에 대한 함구령을 내리며 한 달 넘게 감사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학교가 과기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맞지만 학문적 자유, 자율성, 독립성은 보장돼야 하며, 감사는 투명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학교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DGIST 감사기간은 연속된 2차례 민원에 따른 것으로 총장사퇴 등 특정목적의 감사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과기부는 지난 6월 18일 연구비 부당집행 의혹, 정규직 전환과정 특혜 등 1차 민원 접수 이후 지난 달 2일부터 20일까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7월 25일 Fellow 임용, 연구과제 편법수행, 부패비위 무마시도 등 2차 민원접수로 7월 30일부터 현장조사를 실시중이다. 과기부는 "감사과정에서 감사관은 총장에게 사퇴 압박이나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부당 감사에 대한 DGIST 교수협의회 성명서 
2018년 8월 15일

대학은 본질적으로 교육과 연구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참된 진리탐구와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대학의 학문적 자유와 함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대학의 본질에 충실해 온 4대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은 각각의 특별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 그 특색을 인정받으며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우수인력 양성의 목표를 위해 매진해 왔다.

또한, 위 목표달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지원과 감독을 받아 왔다. 하지만 금년 여름 대구의 DGIST는 지난 7월부터 한 달 이상 과기부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감사 행렬은 DGIST 행정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DGIST가 최우선으로 추구하고 있는 연구와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와 인류에 이바지하려는 노력을 어려움에 빠트리고 있다.

교수협의회(이하 교협) 대표들은 8월 14일 화요일 오후 감사관과의 면담을 요청하여 원내에 퍼져있는 감사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의 진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하였다. 감사의 사유 및 주된 쟁점들은 무엇인지, 감사 과정에서 총장 사임과 관련된 압박이 있었는지, 감사 내용에 함구령을 내리고 비공개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러나 교협 대표들은 감사관으로부터 사임 압박을 한 적이 없었다는 단언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것은 대학본부의 관계자들 및 관련 행정원들의 진술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교협에서 현재까지 복수의 관계자들을 통해 파악한 것을 종합하면, 감사의 내용과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와 무관하게 감사관이 이미 특정 목적과 결론을 가지고 임한 것이 아닌가 라는 합리적인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누군가가 대학 총장의 거취를 원하는 대로 좌지우지 한다면, 그리고 그 누군가가 대학의 정신과 학문적 자율성을 보장하고 육성할 의무가 있는 국가 기관이라면, 커다란 좌절과 배신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교육자로서 제자들에게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으며, 더불어 이를 좌시하고 방관하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자의 모습이겠는가?

만약, 기관의 대표, 특히 대학의 총장이 총장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한 행위를 저지른다면, 국가 기관에 의한 일방적해임이 아닌, 구성원에 의한 해명 요구와 탄핵의 방식으로 경질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대학의 자율성 존중을 위해, DGIST의 교수들을 대표하는 교수협의회는 아래의 사항을 요구한다.
 
하나, 과기부는 디지스트에 대한 비상식적인 감사를 즉각 중단하라. 
정당하고 상식적인 감사는 당연히 투명해야 한다. 그리고 감사의 사유는 명확히 공개되어야 하며 투명한 감사를 통해 드러난 비리에는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일방적인제보를 근거로 감사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총장을 압박하여 사임을 종용하는 행태는 중지되어야 한다.  
 
하나, 과기부는 대학으로서의 과기원에게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학 총장의 ‘거취 결정’ 압박은 상식 수준에서의 감사 형태도 아닐뿐더러, 진리탐구와 인재양성의 사명을 띤 대학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과기부는 과기원들이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투명한 관리 감독과 지원을 하는 것에 과기부의 목적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나, 손상혁 총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기관의 리더로서 헌신하라.

총장은 그 동안 발생된 학내 분쟁사건들에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결과로 이 같은 압박 감사를 초래하였다. 이는 DGIST의 설립 목적의 달성을 위해 혼신을 다해 온 구성원들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것을 총장은 직시하여야 한다.

총장은 감사에서 지적당한 모든 사항에 대해 조그마한 부분도 남김없이 DGIST 구성원에게 반드시 해명해야 하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총장은 남은 임용기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DGIST 비전 실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헌신하는 것만이 과학기술 강국 대한민국 국민을 받드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빨리 대학이 정상화되고 교육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DGIST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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