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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편집장 "가짜 학술지 게재는 연구자 책임"

[인터뷰]재료·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편집장
"연구자에게 끊임없이 검증자료 요구"
​"논문 게재는 전적으로 연구자나 주저자에게 책임이 있다. 협력 연구를 통해 학생, 다른 기관 연구자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게재 전·후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번 출판된 논문은 재생산될 수 있어서 철저한 윤리의식과 책임감이 요구된다."(빈센트 두사스테 Nature Materials 편집장)

"가짜 학회, 가짜 논문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의 석학, 심사위원 등 전문가 그룹을 활용해야 한다. 부정확한 학술 문헌을 가려내고, 각종 문제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폴 웨이즈 ACS Nano 편집장)

최근 해적 학술단체 'WASET(세계과학공학기술학회)' 참여 연구진에 대한 처벌 문제가 대두하면서 연구자의 윤리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일 '2018 KAIST 재료·생명화학공학 국제 워크숍' 참석차 KAIST를 찾은 국제 학술지 편집장들을 만나 저널 게재 시 고려 사항 등에 관해 들어 봤다. 

◆연구 공개 강화 추세···"학회, 연구자료 신뢰성 등 검증 필요"

국제 학술지 편집장들은 논문 작성 목적으로 과학적 성과 확산, 정보 공유 등을 꼽았다. 

빈센트 두사스테(Vincent Dusastre) Nature Materials 편집장은 "연구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다른 연구자와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라면서 "그래야 성과가 퍼지고, 연구 내용이 공유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폴 웨이즈(Paul S. Weiss) ACS Nano 편집장도 "수년 전 논문을 게재하지 않았던 연구 성과를 최근 다른 연구그룹이 반복해 연구한 사례가 있다"라면서 "혼자 일한다면 다른 사람은 그 일에 대해 알거나 배울 수 없고, 과학적 성과는 함께 배우고 일하면서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최상위권 국제 학술지를 이끄는 이들은 논문 평가 시 고려 요소로 참신함, 인류에의 기여 등을 꼽았다. 

빈센트 두사스테 Nature Materials 편집장.<사진=강민구 기자>빈센트 두사스테 Nature Materials 편집장.<사진=강민구 기자>
빈센트 두사스테 편집장은 "논문 평가 때 고려하는 것은 참신함(Novelty)이다. 기술적 진보, 기초 과학 진보 등도 중요한 요소"라면서 "재료과학의 경우 물질 특성상 기준이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공정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폴 웨이즈 편집장도 "참신함, 기술적 진보, 사회 기여, 새로운 통찰력 제시 여부 등을 고려한다"면서 "단순 수치 변화는 의미가 없다. 숫자가 없어도 통찰력이 담겼거나 공동체 발전, 새로운 접근이나 사고 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논문 게재 전 연구자들이 학술지의 명성과 신뢰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상위권 학술지 게재 땐 동료 평가(Peer Review) 등을 통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다. 또 연구 자료 조작, 논문 표절 여부 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연구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를 모두 담도록 요구한다. 

폴 웨이즈 편집장은 "연간 1만 1000건 정도의 제출된 모든 원고를 읽고, 스텝의 제출 항목 검토, 편집자·과학자 검토를 거치는데 약 10%의 논문만이 통과된다"라면서 "고르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과학자 검토를 받아 신뢰성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데 학술지 순위는 의미가 없다"면서 "논문을 게재할 때 고려할 사항은 해당 학술지의 독자가 누구인가이며, 어떻게 연구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것인가가 관건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폴 웨이즈 ACS Nano 편집장.<사진=강민구 기자>폴 웨이즈 ACS Nano 편집장.<사진=강민구 기자>

빈센트 두사스테 편집장은 "좋은 저널은 편집자와 과학자가 내용을 독립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검증한다"면서 "네이처는 보상이 없다. 연구 그룹, 과학 공동체, 재정기관 등으로부터 독립되어  있고, 학술 문헌 검증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자에게 끊임없이 검증할 자료를 요구한다"면서 "혹독한 동료 검증 절차, 평가가 이뤄지며 게재에 2~3년이 걸리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가짜 학회, 가짜 논문이 문제라며, 연구자는 신뢰성 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폴 웨이즈 편집장은 "가짜 학술지, 가짜 논문이 전 세계에 존재하며,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학회가 있다"라면서 "이들은 과학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학회지에 논문이 게재되면 약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자의 윤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폴 웨이즈 편집장은 "가짜 편집자를 통해 과학자가 기록을 조작한 사례도 봤다"라면서 "이러한 행동에 대해 과학 공동체가 큰 벌칙을 부과해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학술지 출판문화는 점차 접근할 수 있고, 공개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추세다. 빈센트 두사스테 편집장은 "지난 10년간 과학 출판도 많이 바뀌었다"면서 "오픈액세스가 도입되고 연구자의 결과물과 출판에 대한 투명성이 중요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Nature Materials에서도 과거 출판과 구독신청에서 벗어나 그린 오픈 액세스(Green Open Access) 도입을 추진하는 등 연구 성과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AIST(총장 신성철)는 7일 대전 본원 KI빌딩 퓨전홀에서 신소재·화학공학·생명공학 분야 전문가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 선도 기술의 최신 동향과 학제 간 협력 강화를 논의하기 위한 '2018 KAIST 재료·생명화학공학 국제 워크샵'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제 학술지 에디터들을 포함해 미국 MIT·스탠포드대학 신소재 및 화학과 교수 등 재료·생명화학공학 분야 석학 9명 등이 참여했다. 

제프리 그로스만 MI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미래의 분리기술: 진보된 멤브레인을 위한 원자 단위의 물질 설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제프리 그로스만 MI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미래의 분리기술: 진보된 멤브레인을 위한 원자 단위의 물질 설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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